남지완 기자 입력 : 2023.12.12 05:00 ㅣ 수정 : 2023.12.12 07:10
클라우드·첨단물류· AI 등 3대 사업 집중 육성해 기술 첨단화 엠로 인수 후 구매공급망관리 시장서 영역 넓혀 브리티 코파일럿·패브릭스 플랫폼으로 2024년 생성형 AI 활용 극대화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황성우(61·사진) 대표가 이끄는 삼성SDS가 클라우드와 디지털물류, AI(인공지능) 등 3대 사업을 집중 육성해 4차 산업혁명 파고를 넘는다.
이는 삼성SDS의 기존 핵심업무인 물류외에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클라우드와 AI 사업을 강화해 회사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의 IT(정보기술)서비스 부문 영업이익률은 매 분기 10%를 웃도는 등 성과가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삼성SDS는 영업이익률이 크고 향후 성장잠재력이 높은 IT서비스 부문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삼성SDS는 세계 클라우드 시장 성장 잠재력을 감안해 클라우드 사업에 주력하는 사업 청사진도 마련했다.
컨설팅업체 IDC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964억달러(약 126조원)이며 연평균 11.2% 성장해 2027년 1530억달러(약 20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IDC는 한국 클라우드 시장이 2023년 4조2549억원 규모이며 연평균 16.9% 늘어나 2027년 7조6642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 삼성SDS, 국내 구매공급망관리 1위 기업 인수해 클라우드·물류사업 강화
삼성SDS는 지난 3월 국내 1위 구매공급망관리(SRM) 솔루션 1위 기업 엠로의 지분 33.4%(374만4064주)를 1118억원에 매수해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엠로 인수 이후 삼성SDS는 지난 5월 미국 공급망 전문기업 오나인솔루션즈(o9 Solutions), 엠로와 함께 글로벌 공급망 Saa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체결했다.
미국에서 주로 활약해온 오나인솔루션즈는 자사 SRM 플랫폼 ‘오나인 디지털 플랫폼(o9 Digital Platform)’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즉 삼성SDS는 엠로와 오나인솔루션즈의 기술력 융합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SaaS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앞으로 클라우드 사업과 디지털 물류 사업에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엠로 인수는 통합적 공급망관리(SCM) 역량과 클라우드 서비스 소프트웨어(SaaS)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관리에 대한 중요성은 그 어느 때 보다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삼성SDS는 혁신 솔루션 개발을 올해 안에 끝내고 2024년부터 고객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삼성SDS는 엠로와 함께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을 대상으로 SRM 서비스 확장을 진행 중이다. 삼성SDS의 물류 시스템 첼로스퀘어와 엠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심으로 자체 부품 공급망을 갖추기 어려운 중소형 소부장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엠로 SRM 서비스는 표준화된 구매시스템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라며 "엠로 서비스는 원자재 시황, 물가 지수, 환율 등 가격에 영향을 주는 외부 변수와 과거에 자재를 구입한 내역 등을 분석해 적정가를 분석하는 등 AI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엠로 SRM 서비스를 활용하면 중소형 소부장 기업은 구매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갖출 수 있고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그리고 여기에 삼성SDS 첼로스퀘어를 접목하면 특송 서비스를 비롯해 해상, 항공 등 모든 국제 운송업무와 물류 관련해 디지털 통합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생성형 AI 활용 극대화 위한 코파일럿·패브릭스 공개
삼성SDS는 지난 9월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리얼 서밋 2023’ 행사를 열어 생성형 AI 사용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생성형 AI는 오픈AI의 챗GPT,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버X 등 LLM(거대언어모델) 기반 프로그램을 뜻한다. LLM은 수많은 언어 정보를 기반으로 한 자연어 처리 작업을 수행하는 알고리즘이다.
삼성SDS는 이날 행사장에서 △AI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 △AI 플랫폼 ‘패브릭스(FabriX)’를 공개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메일, 메신저, 영상회의, 결재 등 공통업무 시스템에 생성형 AI를 접목해 지적 역량이 필요한 업무까지 자동화하도록 지원한다.
특히 브리티 코파일럿은 △시장 동향·학술자료·최신 뉴스 등 공식적인 외부 정보를 활용 할 때 퍼블릿 LLM을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고 △기업의 자산·인사 및 경영 정보 등 내부 데이터를 사용할 때 프라이빗 LLM을 토대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퍼블릭 LLM 기술은 오픈AI의 챗GPT와 구글의 바드를 기반으로 가동한다.
이에 비해 프라이빗 LLM은 기업 내부 데이터와 개인 활용 패턴 등을 기반으로 맞춤형 활용을 할 수 있다. 즉 챗GPT 같은 외부 LLM 검색으로 찾을 수 없는 메일, 문서 등 업무 자료와 시스템 데이터를 통합해 활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실질적인 기업 지식 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프라이빗 LLM 활용이 거듭될 수록 이 시스템은 메일·결재 내용을 대신 작성하거나 영상회의에 늦게 참석하더라도 이전에 나온 내용을 요약하고 문서 핵심 내용을 분석해 표로 만들어 전달할 수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프라이빗 LLM에 익숙해 질수록 오피스 작업에 취약한 직원도 여러 자료로 유의미한 인사이트 도출을 손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패브릭스는 기업의 다양한 데이터, 지식 자산, 업무 시스템 등 IT 관련 자원을 한 곳에 모아 임직원들이 손쉽게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업무를 한다.
패브릭스는 기업의 데이터 자산을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자산, 지식, 커넥터(Connector 등 5가지 유형으로 관리하며 개인이 보유한 정보도 동일한 목록 형태로 분류해 인터넷 마켓플레이스에 공유한다.
그리고 데이터 사용자는 채팅과 검색을 통해 관련 내용을 손쉽게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패브릭스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정보 탐색·수집·분석 모델링 툴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기업내 직원 정보 공유는 더욱 원활해질 전망이다.
결국 두 프로그램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LLM 활용역량을 극대화 할 수 있어 하이퍼오토메이션(초자동화)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현재 브리티 코파일럿과 패브릭스에 대한 테스트를 면밀히 진행 중이며 공식적인 플랫폼 공개는 내년 상반기에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그동안 쌓아온 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고객사) 시스템 및 각종 정보를 생성형 AI와 결합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해 아직까지 미개척 시장인 ‘생성형 AI 보조 플랫폼’ 영역을 선점할 방침이다.
삼성SDS의 이와 같은 경영전략에 증권가는 호응하는 모습이다.
올해 초 9조2853억원이던 삼성SDS 시가 총액은 12월 11일 13조309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SK증권 관계자는 "클라우드 사업이 포함된 삼성SDS IT 서비스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 2022년 631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6484억원, 2024년 7550억원을 넘어 이익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