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세계 최초로 앞선 열차와 간격 자동 조정하는 시스템 상용화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철도·방산업체 현대로템이 세계 최초로 4세대 무선통신(LTE) 기반 열차 제어시스템 상용화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30일 전라선(익산~여수EXPO역, 180km)에서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TCS-2)' 첫 영업운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KTCS-2는 철도전용무선통신망(LTE-R)에 기반한 실시간 열차제어시스템으로 앞에 있는 열차 위치 정보를 확인해 열차 간격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선로 상태를 확인한 후 선로를 전환하고 열차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속도 제어와 비상제동을 지원해 KTX와 SRT 등 고속열차 운행에 필수적인 장치다.
현대로템은 2012년 국토교통부(국토부)의 열차제어시스템표준화 연구개발(R&D) 과제에 참여해 2018년 KTCS-2 국산화에 성공했다. 국토부는 전라선을 시범노선으로 선정해 2020년 12월부터 현재까지 KTCS-2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현대로템은 KTCS-2 상용화를 위한 최종 단계인 영업운행에 돌입했다.
KTCS-2는 열차 제한 속도 등 운행 정보를 LTE-R을 통해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열차 제어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또한 열차와 관제실 간 양방향 무선통신이 가능해 선행 열차와 운행 간격을 좁힐 수 있어 운행 효율성과 열차 수송력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무선통신 방식이 아닌 선로에 설치된 발리스(Balise, 열차 위치 확인가능 장치)를 통해 열차 운행 정보를 파악해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발리스는 선로 중앙에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돼 열차 위치와 제한 속도 등 열차 운행 정보와 선로 정보 등을 전송하는 지상 장치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KTCS-2가 상용화되면 열차 운행 간격은 최대 23% 줄어 열차 수송력은 1.2배 늘어난다. 유럽철도 국제표준 안전성 평가 기준에 따라 KTCS-2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기존 철도신호시스템과 비교해 안전성이 약 5.81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KTCS-2가 상용화되면 국내 철도신호시스템을 표준화할 수 있다. 현재 국내 고속철도와 광역철도에 적용된 신호시스템은 노선별로 각기 다른 해외 업체 신호시스템을 사용해 상호 호환이 어려웠다. 그러나 KTCS-2로 표준화하면 신호시스템 제약 없이 열차를 다양한 노선에 투입할 수 있다.
이외에 국내 철도에 적용된 외국산 신호시스템을 KTCS-2로 대체하면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KTCS-2의 안정적인 운영 실적을 바탕으로 전국 철도 노선에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KTCS-3 차상신호장치 개발에 최선을 다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 받는 철도차량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로템은 2024년 말까지 KTCS-3 차상신호장치 개발을 끝낼 계획이다. KTCS-3는 궤도회로 없이 무선통신 만으로 열차 위치와 운행 정보를 자동 제어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