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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모기지 금리 23년만에 최고, 신규대출 급감에도 집값은 되레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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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9.28 02:37 ㅣ 수정 : 2023.09.28 02:37

미국인들이 집을 살때 빌리는 주택담보대출인 30년짜리 모기지 금리 7.41%로 2000년 12월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아, 높아진 금리 부담에 신규대출 건수가 급감했음에도 기존 주택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아 주택가격은 오히려 상승 기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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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모기지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대출건수도 줄었지만 기존 주택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아 주태가격이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긴축정책에 따라 미국인들이 집을 살 때 많이 받는 주택담보대출인 모기지 금리가 2000년 12월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금리가 너무 오르자 모기지를 이용해 집을 사려는 신규대출 수요가 급감하고 있지만 기존 주택소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아 주택가격은 오히려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이번주 연 7.41%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주 7.31%보다 높아졌으며 지난 2000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모기지 금리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모기지 금리도 나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모기지 금리는 올해초 6.25%로 출발했으나 연준의 금리인상 여파로 가파르게 올라 지금은 7%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평균금리는 이렇지만, 신용도가 떨어지는 사람들은 모기지 금리가 15~20%까지 치솟아 사실상 모기지 론을 통해 집을 사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 것이다.

 

모기지 금리가 7% 중반까지 오르면서 주택구입을 위한 신규대출 건수는 크게 줄었다. 주택 구입을 위한 모기지 신청은 한 주 동안 2% 감소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27% 낮아진 것이다.

 

조엘 칸 MBA 이코노미스트는 “잠재적 주택 매수자와 주택 소유자 모두 이렇게 높아진 금리의 영향을 느끼고 있어 전반적인 신청자 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대출신청건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주택구입 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요가 줄면 주택가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상식이지만, 최근 미국은 주요 도시에서 주택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인덱스 발표에 따르면 7월 미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6% 올랐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 2월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카고가 4.4%로 상승률이 가장 컸고, 클리블랜드가 4%로 뒤를 이었다.

 

주택구입 수요가 줄었음에도 주택가격이 오르는 것은 기존에 1% 이하의 모기지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한 사람들이 높아진 모기지 금리에 부담을 느껴 주택을 매물로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존 주택을 팔고, 신규로 집을 사려면 다시 모기지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이럴 경우 7% 이상의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 사이트 리얼터닷컴에 등록된 주택 매물은 지난 6월 기준 61만4000채로, 코로나19 직전인 2020년 2월의 92만8000채와 비교해 33.3% 급감했다. 시장매물이 3분의 2로 줄어들면서 수요 급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미국에서는 집을 사려는 사람이 대부분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를 받고 있는데, 과거 낮은 금리에 30년짜리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높아진 금리를 부담하기 꺼려 주택을 팔고, 다시 새 주택을 사려고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2020년 3월부터 2년간 0.25%의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를 유지했는데, 이 기간에 저금리를 이용해 모기지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가 극도로 위축되다보니 신규 주택공급이 저조한 것도 주택가격 상승에 일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는 늘어나는 인구를 고려하면, 해마다 200만~500만채의 신규주택이 필요하지만, 코로나19 기간 중 노동력 부족과 공급망 문제, 자재비 등이 급등하면서 주택건설이 중단된 곳이 많아졌다.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2012~2022년 10년 동안 미국 전역에서 1560만 가구가 늘었는데 같은 기간 착공된 주택은 1330만채에 불과하고, 그나마 완공된 주택은 1190만채에 그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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