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테슬라 엔비디아에도 암울한 증시전망, 추석이후가 더 문제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향후 금리전망과 관련해서 매파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경기침체와 지정학적 갈등, 인플레이션 등의 이유로 향후 경제사정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올 6~7월 두 달 간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자산운용사와 기관투자가 212곳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5일 발표했다.
기관들이 복수로 응답한 불안요인은 경기침체가 48%로 가장 많았고, 지정학적 갈등(46%), 인플레이션(43%), 금리(37%) 등의 순으로 향후 경제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경제를 지탱해온 미국 경제가 향후 2년 안에 본격적인 침체를 맞을 것으로 예상한 기관들이 77%에 달했다. 이 가운데 23%는 당장 올해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본 반면, 53%는 내년을 본격적인 경기침체의 출발선으로 내다봤다.
뉴욕증시는 9월 한달간 지난 3월이후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이 근근이 버티고 있음에도 향후 경제전망이 좋지 않음에 따라 추가하락이 우려되는 국면이다.
무엇보다 시장을 보는 연준의 시선이 강경하다. 연준은 지난 20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책회의에서 9월 금리동결 결정을 내렸지만,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데다, 금리 인하 시점에 이르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여전히 미국 경제가 뜨겁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준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고용시장이 좀처럼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지난 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2만명 감소한 20만1000명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8개월만에 가장 적은 수준인데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22만5000명을 밑도는 것이다. 실업지표만 보면 미국의 고용시장은 일각의 예상과 달리, 여전히 견고하며 뜨거운 감자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8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7% 수준으로 전월(3.2%)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이는 연준이 내세운 물가목표치 연 2%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고 120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기름을 붓고 있다. JP모간 체이스의 투자전략가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가가 최고 배럴당 120달러까지 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유가수준을 고려하면 올해 최대 60% 상승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얘기다.
JP모간은 “유가의 60% 급등은 경기 침체를 앞두고 흔히 볼 수 있는 충격의 유형임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기관투자가들은 유럽경제에 대해 미국경제보다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조사에 응한 기관투자가 90%는 유럽이 향후 2년 내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42%는 올해, 44%는 내년 안에 이런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뉴욕증시가 뚜렷한 반등의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추석이후 증시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당분간 증시는 지리한 게걸음 내지, 하락세를 나타낼 공산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