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저조한 현대카드 '애플페이' 시너지…참여사 늘어날까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효과가 줄어든 가운데 애플페이를 도입할 다음 타자에 시선이 쏠린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다수의 카드사가 애플페이 도입을 논의 중이다. 다만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수익성에는 의문이 남는 상황이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 이후 회원 수가 반짝 증가했지만, 회원 유입이 다시 평년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예상보다 효과를 지속하지 못했다. 여기에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도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페이전쟁'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카드는 올해 3월 애플페이 서비스를 개시했다.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 이후 현대카드의 신규회원 유입세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애플페이를 도입한 3월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신규회원 수는 20만3000명으로 전월 11만2000명과 비교해 9만1000명이나 증가했다. 시장점유율 4위에 머무르던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으로 신규회원을 확보하면서 KB국민카드를 제치고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페이 도입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현대카드의 신규회원 수는 4월 16만6000명, 5월 14만5000명, 6월 12만5000명, 7월 12만명, 8월 11만5000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3월과 비교하면 8만8000명 줄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신한·KB국민·BC 등 다른 카드사들도 조만간 애플페이를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최근 업데이트된 애플 아이폰 운영체제 ios17에서는 애플페이에 '다른 카드 추가' 탭이 새로 생겼다. 기존에는 현대카드 앱으로 연동되는 탭밖에 없었다.
다만 이들 카드사는 애플페이 도입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애플페이 도입을 원하는 카드사들은 많을 것"이라면서도 "애플페이를 도입하면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삼성페이도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어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애플페이 도입 이후인 5월 전 카드사에 '무료 수수료'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가 처음 도입된 2015년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삼성전자의 통보에 삼성페이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으나, 삼성페이는 7월 삼성페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카드사와의 계약을 가장 원하는 것은 애플일 것"이라며 "가맹점 확보 등 현대카드와의 시너지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보여 참여사 확대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낮은 상황에서 애플페이 수수료를 떼면 수익을 남기기 힘들다"면서 "아이폰 충성고객인 10~20대의 경우 이용금액이 크지 않은 만큼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세대가 구매여력이 큰 30~40대가 되면 수익을 기대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미래 고객 확보 차원에서는 애플페이 도입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애플페이 수수료와 관련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애플에 지급하는 수수료율을 결제 대금의 0.15%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수수료율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높아 고객 서비스가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올해 7월 17일 카드수수료 이슈 등 카드업계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수수료와 관련해 "다른 국가에 비해 턱없이 높은 수준의 수수료율을 책정받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은 한 마디도 못하고 '글로벌 호구'의 면목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 수수료율은 애플과의 계약 사항으로 외부에 알린 적이 없다"면서 "다른 국가의 수수료율 역시 애플이 공개하지 않는 한 알 수 없어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국정감사 출석과 관련해 요청이 들어온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