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상륙에 불붙는 간편결제 경쟁…협업‧해외진출 등 대응 전략 고심
삼성페이-네이버페이 온‧오프라인 강자 맞손
애플페이 견제 차원서 협업 나선 것으로 해석
카카오페이, 중국시장 넓히며 글로벌 진출 박차
업게 "애플페이, 점유율 일정부분 확보 가능"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가 이르면 다음달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간편결제 시장 경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을 잡고 애플페이의 진출을 방어하고 나섰으며, 카카오페이는 중국으로 눈을 돌려 글로벌 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20일 '디지털라이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폰에 탑재된 '삼성페이'로 약 300만곳에 달하는 오프라인 가맹점을 확보하며 높은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네이버페이' 역시 12만 곳의 현장결제 가맹점과 55만 곳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주문형 가맹점으로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협약으로 결제와 월렛(Wallet) 부문 협력을 시작으로 사용자들에게 편리한 디지털 라이프를 제공하기 위해 힘을 모으겠다는 계산이다.
네이버페이 사용자들은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삼성페이의 마그네틱보안전송(MTS) 결제 방식을 통해 네이버페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양사는 올해 상반기 내 서비스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협력에 나선 배경으로는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가 꼽힌다. 현대카드는 이달 8일 "애플과 협업해 애플페이를 한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라며 애플페이 출시를 공식화했다.
현대카드는 서비스 출시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달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삼성전자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갤럭시 스마트폰에 삼성페이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데, 아이폰을 사용하고 싶으나 그간 국내에서 애플페이가 지원되지 않아 갤럭시를 사용하는 이들도 있다. 애플페이가 출시되면 간편결제 기능 때문에 갤럭시를 사용하던 이들이 아이폰으로 옮겨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갤럭시의 점유율이 압도적이지만, 최근 10~20대의 경우 갤럭시보다는 아이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장기적으로 점유율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페이 역시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백승준 카카오페이 사업총괄리더는 지난해 11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애플페이 국내 도입과 관련해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대응 전략을 고심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카카오페이는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힘쓰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가맹점 가운데 50~60%는 알리페이와 연계된 해외 가맹점이다. 또 지난해 11월 중국 일부 지역에서 결제서비스를 시작하고, 다음달에는 중국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이달 7일 2022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일본, 동남아 결제에 더해 3월부터는 중국 내 거의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가 되는 유일한 지갑이 될 것"이라며 "해외시장에서 확실한 차별적 우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페이 서비스로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일종의 전환점을 맞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이달 22일 공개한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와 금융 기회' 보고서에서 "올해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에 따른 스마트워치 기반 간편결제 환산 가능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애플페이의 안착이나 성공 여부를 전망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아이폰 사용자들의 애플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만큼 어느 정도의 점유율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편결제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국내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간편결제시장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뚜껑을 열어보지 않은 만큼 출시 이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