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삼성전자·SK하이닉스, '새 효자'로 등장한 HBM시장 공략 가속페달

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8.05 05:00 ㅣ 수정 : 2023.08.05 05:00

삼성전자, DDR5 ·HBM 등 D램 첨단제품 비중 넓히기로
SK하이닉스, AI용 HBM3·고성능 D램 DDR5·LPDDR5 등 판매 늘려
생성형 AI 성장으로 HBM반도체 수요 폭증 기대감 커져
'차세대 먹거리' HBM 시장 기술 초격차 위해 삼성·SK 싸움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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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올해 상반기 IT(정보통신)업계 최대 화두를 꼽으라면 생성형 AI(인공지능) 시대 개막이다. 생성형 AI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도 훈풍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업계는 하반기 생성형 AI에 활용되는 고성능·고용량 D램을 중심으로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대표 반도체 제조업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최근 실적 발표에서 고성능·고용량 D램 성과 및 전략을 조명했다.

 

삼성전자는 “DDR5와 HBM(High Bandwidth Memory·고대역폭메모리) 중심으로 AI용 수요 강세에 대응해 D램 출하량이 지난 분기에 예상한 가이던스를 넘어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며 “하반기 고성능 서버와 프리미엄 모바일 제품 분야에서 DDR, HBM 등 D램 첨단 제품 비중을 더욱 넓히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AI 서버에 들어가는 비싼 가격의 고사양 제품 판매가 늘어 D램 전체 평균 판매 가격이 1분기보다 높아졌다”며 “향후 AI용 메모리 HBM3, 고성능 D램 DDR5, LPDDR5와 176단 낸드 기반 SSD를 중심으로 판매를 꾸준히 늘려 하반기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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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 편집]

 

■ 생성형 AI 시장 성장 급물살에 HBM 반도체 '미래 먹거리'로 우뚝

 

특히 주목받는 성능·고용량 D램은 HBM이다. HBM은 여러 개 D램 칩을 TSV(미세 구멍을 뚫어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방식) 공정을 통해 쌓아올려 처리 속도가 혁신적으로 개선됐다. 1024개 입출력 통로를 통해 D램 속 정보가 이동한다고 이해하면 쉽다.  

 

HBM 수요는 올해 오픈AI의 ‘챗GPT(ChatGPT)’와 구글 ‘바드(Bard)’ 등 생성형 AI 성장이 급물살을 타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지난해 기준 400억달러(약 52조3800억원) 규모였던 생성형 AI 시장이 10년 후인 2032년에 1조3000억달러(약 1702조35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규모가 10년 만에 32배 이상 커지는 셈이다.

 

AI는 고도화할수록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과 속도가 방대하기 때문에 대용량 정보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HBM은 현존하는 D램 중 최적의 AI용 반도체로 평가 받는다. 이에 따라 생성형 AI 성장은 HBM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HBM 수요는 이미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HBM은 고속 컴퓨터에서 메모리 전송속도 제한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올해 HBM 전 세계 수요는 지난해에 비해 60% 성장한 2억9000만GB(기가바이트), 2024년에는 30% 추가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HBM 수요 동향은 SK하이닉스 실적을 통해 추론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HBM을 그래픽 D램으로 분류하는데 지난해 전체 D램 매출 가운데 그랙픽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로 집계됐다. 이후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 올해 2분기에는 전체 D램 매출의 20%를 웃돌며 불과 반기 만에 2배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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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

 

■ HBM, D램 시장 내 비중 1% 안팎…향후 성장 가능성에 제조업체 간 경쟁 갈수록 뜨거워

 

아직 세계 D램 시장에서 HBM 비중은 1% 내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HBM이 반도체 업계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제조업체 간 경쟁도 갈수록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D램 시장은 30년 넘도록 삼성전자가 1위를 지키고 있는 텃밭이지만 HBM 시장 만큼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로 1위를 기록했으며 그 뒤를 삼성전자(40%)와 마이크론(10%)이 추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세계 최초로 HBM 4세대 ‘HBM3’를 개발했고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현존 최고 용량인 24기가바이트(GB)를 구현한 HBM3를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HBM3 납품이 가능한 업체는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내년 상반기에는 5세대 제품 HBM3E 양산을 시작하고 2026년부터 6세대 제품 HBM4를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HBM 기술력 만큼은 가히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SK하이닉스의 뒤를 쫓고 있다. 

 

삼성전자는 6.4Gbps, 초저전력의 HBM3 16GB와 12단 24GB 제품 샘플을 출하하는 한편 올해 9월부터 HBM3을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증설 투자를 통해 내년까지 HBM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키울 방침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충남 천안에 HBM 양산을 위한 패키징 라인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3대 반도체 업체 가운데 가장 하위인 마이크론은 지난 7월 차세대 HBM ‘HBM3 젠2(Gen2)’ 개발을 마치고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HBM ‘HBM3 젠2(Gen2)’는 업계 최초로 초당 1.2테라바이트(TB) 이상 대역폭과 9.2Gb 이상 핀 속도를 갖춘 제품으로 현재 출시된 HBM3보다 50% 향상됐다는 게 마이크론측 설명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HBM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구체적인 성장 수준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수요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은 사실”이라며 “가격도 일반 D램 대비 5~6배 정도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HBM은 반도체 불황으로 제조사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AI 성장, D램 대비 수익성 높은 가격으로 업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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