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STO 선점 경쟁 본격화...인력 확충부터 자체 플랫폼까지

황수분 기자 입력 : 2023.08.05 08:05 ㅣ 수정 : 2023.08.05 08:05

국내 증권사들, ST 급성장 전망... STO 생태계 조성 박차
당국 제재 면제 5개사 발표 본격화, 시장 경쟁 치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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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은 앞다퉈 토큰증권발행(STO)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토큰증권발행(STO)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조각투자가 그 형태를 드러나면서 토큰증권(ST) 시장을 선점하고자, 대형 증권사는 물론 중소형 증권사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증권사들은 일단 관련 전문인력 충원부터 조직개편을 해놓고, 향후 자체 STO 플랫폼 구축까지 염두해 두는 상황이다. 

 

특히 증권사의 STO 진출로 중소형사들 간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하반기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중소형사 상당수가 디지털·리테일 부문 강화에 방점을 찍으며 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한우와 미술품 조각투자 5개사 등의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증권신고서 서식을 전면 개정했다. 이르면 이달 중 투자계약증권 최초 발행이 나올 수 있다. 

 

조각투자 사업자가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증권성 논란이 벌어져 왔다. 이에 당국은 지난해 4월 증권성 판단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12일 증권성이 인정된 5개 조각투자사업자에 대해 최종 제재 면제 및 사업 재편을 승인했다. 

 

그러면서 기존 조각투자사 및 신규 사업자들은 이달부터 개정 서식에 따른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제출이 가능해졌다.금융위의 제재를 면제받은 5개사는 △스탁키퍼(뱅카우)와 테사 △서울옥션블루(소투) △투게더아트(아트투게더) △열매컴퍼니(아트앤가이드)다.

 

이들 5곳의 조각투자 외에 신규 사업자들도 서식에 맞춰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된다. 투자계약증권은 자본시장법상 허용되는 증권의 한 유형이다. 투자자가 공동사업 형태로 금전 등을 투자하고, 결과에 따라 손익을 얻는 계약상 권리가 표시된 증권을 의미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계약증권의 비정형적 특성을 고려해 향후 사업·발행구조 및 투자자 보호 체계와 관련한 기재 부분을 중심으로 엄격하게 심사할 계획이다"며 "증권신고서 제출을 하지 않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제재 절차와 시장규율을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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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은 이미 조각투자 기업,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 및 그 외의 기업들과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이미지=freepik]

 

당국이 조각투자 관련 요건을 마련해 8월부터 증권사 계좌나 모바일 앱을 통해 ‘조각투자’를 할 수 있게 되자, 증권사들은 자체 플랫폼 구축 등 선제적 대비에 한창이다.

 

STO 시장이 조성되면 미술품과 한우, 부동산 등 유·무형의 다양한 기초자산을 통해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 대상과 범위가 크게 확대돼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토큰증권 시장이 2024년 34조원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36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자리잡고 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14.5%에 해당하는 규모다.

 

증권사들은 초기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토큰증권은 증권사가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토큰증권의 장내 중개하는 방식으로 거래하면 돼서다. 증권사가 만든 플랫폼을 통해 장외시장에서 거래될 수도 있다. 

 

카사코리아를 인수한 대신증권(003540)처럼 조각투자 플랫폼 인수를 통한 STO 서비스이거나, 미래에셋증권(006800)처럼 인수 없이 자체 STO 플랫폼을 구축해 서비스하는 방식이 있다.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지난 3월 국내 최초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 거래소인 ‘카사’를 인수했다. 카사는 오는 10일 대신증권 계좌 개설 오픈을 시작으로 다음달 중 공모를 재개할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초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ST 통합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특정 상품이 아닌, 여러 토큰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 선제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증권사들은 이미 조각투자 기업,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 및 그 외의 기업들과 합종연횡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플랫폼 기업들과 동맹을 맺고, STO 협의체인 '한국투자 ST프렌즈'의 참여 기업을 늘리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 개발업체 오픈에셋과 MOU(업무협약)를 맺었고, 토지·건물 거래플랫폼 밸류맵과도 ST 서비스 공동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KB증권 역시 STO 협의체인 'ST 오너스' 회원사를 상대로 간담회를 열고, 이슈와 점검사항 등을 공유했다. ST 오너스 참여기업은 △서울옥션블루△펀더풀 △하이카이브 △SK C&C △오아시스비즈니스 등 조각투자기업과 블록체인 기업 13곳이다.

 

SK증권(001510)은 디지털사업본부를 포함한 디지털 부문을 확대 및 신설하고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임명했다. NH투자증권(005940)의 STO 협의체 'STO 비전그룹' 참여 업체는 지난달 8곳에서 12곳으로 늘어났다. NH농협은행, 케이뱅크, 조각투자 사업자 펀블, 아이디어허브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교보증권(030610)은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는 DT전략부를 개설해 토큰증권 발행, 마이데이터, 디지털 플랫폼 등을 전담하도록 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STO 관련 기업과 관계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내 STO 사업 추진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내년 2분기 내 시범서비스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이사회에서 토큰증권 사업 진출을 승인하면서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STO 혁신금융서비스(블록체인 기반 금전채권 신탁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지정받았다. 현재 인프라 시스템을 개발해 연내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은 최근 블록체인 전문 기술기업 슈퍼블록과 기술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디지털 자산과 상품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오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홀세일사업부 대표는 “증권형 토큰을 비롯한 블록체인 기반 신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토큰증권 발행을 하겠다고 하는 회사 중 사업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이 먼저 꾸려지면, 시장 발전 초기에 투기성 자금이 지나치게 몰리면서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토큰증권은 증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성이 생기기 때문에 적극 환영할 것"이라며 "하지만 조각투자 업체들은 STO로 인해 기존 비즈니스의 존립 근거가 사라질 수 있고, 사업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이 조성되면 자칫 폰지 사기 등의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있어서 당국의 개입이 아직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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