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사들이 비용절감과 비대면 흐름에 맞춰 점포를 지속해서 줄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지점 축소 및 통폐합에 소극적이던 증권사들까지 이러한 흐름에 가세하고 있어 주목된다.
다만 아직 폐쇄된 지점의 인력을 인근 대형 영업점으로 흡수하는 통폐합 전략을 취하고는 있지만, 향후에는 이마저도 대폭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영업점 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전체 증권사의 국내 지점수는 898개였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지점수는 789개로 줄었다.
이러한 추세 변화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초고액자산가의 경우 오프라인 지점에 대한 수요가 강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비용절감을 위한 점포 폐점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는 영업점 축소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속도는 다소 지연될 수 있다.
여기에다 방문판매법(방판법)에 따른 영향도 이러한 증권 점포수 축소를 거들었다. 방판법 시행에 따라 증권사도 영업지점이 아닌 장소에서 고객을 만나 증권 판매 및 계약이 가능해졌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앞으로 2050년쯤에는 거의 영업점들이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결국 비대면 강화 현상에서 찾는 이가 없자 영업점에 근무하는 PB들마저 폐쇄나 통폐합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005940)은 이달 구로WM센터를 폐점하고 본사 영업부금융센터와 통합했다. 구로WM센터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 NH금융타워에 위치한 영업부금융센터로 통합 및 이전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미래형 점포인 강남금융센터를 오픈한 바 있다. 강남대로WM센터와 교대역WM센터를 통합한 전용면적 924㎡(약 280평) 규모의 대형 점포다.
삼성증권(016360)은 지난해 1월 초고액자산가를 겨냥한 판교금융센터를 개점했다. 이는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대상의 SNI지점, 일반 우수고객 대상 자산관리(WM)지점, 법인 고객 대상 기업금융지점 등 3곳의 지점이 뭉친 복합 영업점포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지난해 4월 VIP 고객이 밀집한 반포역 인근에 반포WM을 신설했다. 삼프로TV 등에 출연하며 해외주식투자 전문가로 인정받는 장의성 선임매니저를 지점장으로 발탁했다.
KB증권은 지난 12일 기존 신설동·종로·광화문지점과 묶은 광화문금융센터가 문을 열었고 남은 영업점의 통폐합도 이어갈 예정이다. 광화문금융센터의 경우 종합 WM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 상담·세미나 공간이 확대 개편됐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달 27일 강북금융센터를 폐쇄하고 통합지점으로 여의도금융센터를 지정했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지난 4월 목동지점을 여의도WM센터로, 김해지점과 통영지점을 창원WM센터로 통폐합했다.
증권사들은 디지털 전환 추이에 따라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데 따라 점포를 통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형 점포로 통합할 경우 전문성 강화에도 보다 힘을 실을 수 있는 만큼 고객들에게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인력 감축도 나서는 상황에서 영업점을 그대로 둔다면 임대료 및 유지비용만 해도 상당하다”며 “그 비용을 절감해 MTS 등 전산시스템을 강화하거나 특화 점포수로 탈바꿈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