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6.25 09:00 ㅣ 수정 : 2023.06.25 09:00
LG유플러스, 메타버스를 '핵심 4대 플랫폼' 가운데 하나로 육성 23일 메타버스 첫 서비스 '키즈토피아'와 '메타슬랩' 시연회 열어 키즈토피아, AI NPC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와 '어린이 보호' 기능 갖춰 메타슬랩, 3D로 만든 가상 오피스 공간에서 직원 간 양방향 소통 가능 키즈토피아·메타슬랩, 관련 기업과의 수익형 모델 창출이 향후 과제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 시장에서 주목하는 신성장 동력은 단연 AI(인공지능)와 챗GPT(ChatGPT)를 꼽을 수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이 결합해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메타버스(Metaverse)’가 지난해만 해도 차세대 먹거리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메타버스 서비스를 여전히 낯설고 어렵게 느끼는 사용자가 많다. 또한 모호한 관련 규제가 많아 기업에 '높은 진입장벽'이 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의 불씨가 한풀 꺾였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를 ‘유플러스 3.0(U+3.0)’ 시대를 열기 위한 4대 플랫폼 전략의 하나로 여기고 있다. 미래의 새로운 고객경험 제공 측면에서 메타버스는 분명 의미 있는, 가능성이 충분한 기술이라고 판단해 LG유플러스는 해법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는 23일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에서 U+3.0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 중인 메타버스의 첫 서비스 ‘키즈토피아(KidsTopia)’와 ‘메타슬랩(Meta Slap)’ 시연회를 열었다.
■ LG유플러스, 첫 메타버스 서비스 소비층은 ‘어린이·직장인’
키즈토피아는 생성형AI(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유사한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AI 기술)를 탑재한 어린이 특화 메타버스 서비스로 3D(3차원) 가상 체험공간에서 AI 캐릭터들과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다.
키즈토피아에는 생성형AI를 통해 설정한 다양한 페르소나(가상 인물)가 생성한 ‘AI NPC(컴퓨터가 조종하는 캐릭터)’가 있다. AI NPC는 역할에 따라 △언제든지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AI 유삐’ △다양한 퀴즈와 보상을 제공하는 ‘AI 핑키’ △끝말잇기로 어휘력 향상을 돕는 ‘AI 코니’ △모르는 영단어와 문장을 답해주는 ‘AI 홀맨’△퀘스트 장소와 다양한 체험공간으로 안내하는 ‘AI 삐삐’ 등이 있다.
LG유플러스는 AI NPC와 자연스러운 연속 대화가 가능하도록 미국 AI 전문업체 ‘인월드(INWORLD) AI’와 손을 잡았다. 인월드는 LG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 ‘LG테크놀로지벤처스’ 투자를 받은 전도유망한 기업이다.
GPT 거대 DB(데이터베이스)기반으로 정보 검색은 물론 AI NPC에 적합한 감성 대화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신데렐라라는 AI NPC를 만들 경우 과거에는 신데렐라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 리스트를 정리해 반영해야 했다. 하지만 GPT DB기반을 통해 동화책 한권만 입력하면 책 내용을 기반으로 모든 정보를 생성해 신데렐라 AI NPC를 탄생시킨다.
또한 일상대화와 세계관, 정보 대화의 의도를 세밀하게 분석해 질문 의도가 파악되면 곧바로 대답할 수 있어 대화가 자연스럽다.
LG유플러스는 무엇보다 어린이 서비스에 가장 중요한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불량 사용자로 분류되면 휴대폰을 바꾸기 전까지 서비스를 받지 못하도록 제한하며 어린이 개인정보도 최소한 수준으로 수집한다.
유해 상황이나 언어 노출도 예방한다. 예컨대 ‘담배’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도록 설계해 담배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아이들에게 제공되지 않도록 개발했다.
지난 3월 오픈 베타 형태로 국내에서 키즈토피아 서비스를 시작한 LG유플러스는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표적 집단 면접 조사, 설문조사, 체험단 등을 운영하고 어린이 교육 컨설팅 업체 자문을 구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영문 버전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에 따라 키즈토피아에는 오는 7월부터 상황별 영어대화 연습이 가능한 ‘영어마을’ 공간이 추가될 예정이다.
3분기 정식 버전 출시가 예상되는 가운데 LG 유플러스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과 말레이시아에 우선 진출한 후 연내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남미, 유럽 등으로 서비스 제공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김민구 메테버스서비스개발 랩(Lab)장은 “그동안 국내 어린이 고객을 대상으로 키즈토피아의 사용자 경험을 검증해 왔다”며 “무대를 세계로 넓혀 ‘키즈 메타버스’라는 새 카테고리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전 세계 어린이들의 메타버스 이용경험을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LG유플러스는 메타슬랩도 함께 시연했다. 메타슬랩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직원들이 즐겁게 소통하는 업무공간이다.
회의나 자료 공유 등 단일 목적 중심으로 활용돼 동료 간 관계형성에 어려움이 있던 기존 협업 툴의 단점을 개선했다. 이에 따라 3D로 구성된 가상의 오피스 공간에서 함께 일하며 직원들끼리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메타슬랩은 자신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2000여가지 ‘아바타’와 제스처를 통해 재미있는 업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임직원 간 수평적인 소통이 가능하다.
또한 한눈에 동료 상태를 확인해 링크나 약속 없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빠르게 논의할 수 있어 업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타운홀 미팅이나 교육 등 크고 작은 조직 활동을 별도 임대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소규모 오피스에서 100명 이상의 대규모 맞춤형 공간, 500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컨퍼런스 까지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현재 메타슬랩은 3분기 상용화를 목표로 체험단에게 베타 버전을 배포해 시장 적합성, 사용성 등을 점검하며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과정에 있다.
이현우 가상오피스 프로젝트 팀장은 “메타슬랩는 재택 여부와 관계 없이 시장환경 변화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와 화상채팅 보다 더 나은 경험, 구매자와 사용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 과도기에 놓인 메타버스…고객 범위 좁히고 사용성 높인다
현재 메타버스 시장에는 일상에 혁신적 변화를 줄만한 서비스가 나오지 않아 사람들의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LG유플러스는 기업 입장에서도 현재 메타버스는 뛰어들기 쉽지 않은 시장이라고 여긴다.
원선관 메타버스 프로젝트 팀장은 “서비스 큐레이션(사용자 개인 취향을 분석해 적절한 콘텐츠를 선별해 보여주는 것) 기업 입장에서는 벤치마킹할 모델이 없다는 게 큰 문제”라며 “또 모호한 규제가 많은 것도 제약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장 환경을 고려해 LG유플러스가 타깃 고객 범위를 좁히는 대신 사용성을 향상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그리고 그 대상으로 ‘어린이’와 ‘직장인’을 택했다.
원 팀장은 “작은 단위의 MVP(최소기능제품) 모델을 빠르게 만들어 고객의 검증을 지속적으로 받으며 만족감을 줄 때까지 수정할 것”이라며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성인을 대상으로 가상공간에서 어떻게 업무방식을 바꿀 것인가’와 ‘스마트폰으로 VOD(주문형비디오) 시청에 익숙한 아이 관심을 어떻게 학습으로 옮길 수 있을까’ 두가지만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사업이 그렇듯 메타버스도 더 나은 서비스 개발을 위해 그만큼 투자 비용이 뒷받침돼야 한다. 투자를 위해 수익모델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수익을 내야 투자가 가능하고 투자가 있어야 더 나은 서비스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역시 키즈토피아, 메타슬랩의 수익형 모델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원 팀장은 키즈토피아와 관련해 “체험학습형 서비스는 내부 역량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고 이를 발휘해 어린이 고객에게 무료버전의 편의와 재미를 제공할 수 있다”며 “다만 이를 넘어서려면 기성 교육업체와 제휴해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부모들도 이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 교육업체들과 열어두고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몇몇 업체들과 협력해 테스트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팀장은 메타슬랩에 대해 “기업용 B2B 서비스로 1인당 요금을 받는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지, 아니면 공간 임대 개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지는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이 밖에 커스터마이징 공간을 확용한 여러 가지 수익형 모델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