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SM엔터테인먼트 합작 '피트니스캔디' 개업 1년째 서비스 못하는 속사정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비대면 피트니스' 시장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에도 비대면 홈트레이닝 확산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국내 기업들도 피트니스 웨어러블, 스마트 운동기구 등 관련 업종 강화에 잰 걸음을 하는 모습이다.
‘구독형 피트니스 서비스’도 비대면 피트니스 시장에서 대표적인 사업모델 가운데 하나다.
TV, 음악, 게임, 뉴스 등 다양한 구독 서비스 기반을 갖춘 미국 정보기술(IT)업체 애플은 2020년 ‘피트니스 플러스’를 선보이며 구독형 피트니스 사업에 발 빠르게 뛰어들었다.
그리고 지난해 국내에서 애플의 피트니스 플러스(애플 피트니스+)를 대적할 만한 구독형 피트니스 기기와 서비스 사업 법인이 등장했다. LG전자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손잡고 출범한 ‘피트니스캔디(Fitness Candy)’가 그 주인공이다.
피트니스캔디는 LG전자의 플랫폼 구축 역량과 SM의 콘텐츠 서비스가 만나 기존과는 전혀 차별화된 홈 트레이닝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지난해 6월 야심차게 출발했다.
두 회사는 애초 같은 해 9월 앱 출시와 함께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법인 출범 1년이 가깝도록 서비스가 시작되지 않아 피트니스캔디 사업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 "고객경험에 무게 두는 '스마트 가전 패러다임' 이끌 것" 포부 내비쳐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전후로 뉴노멀(New Normal·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기준)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홈 피트니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LG전자가 SM과 함께 설립한 법인DL 피트니스캔디다. 이 회사 지분은 LG전자와 SM이 각각 51%, 49%씩 보유했다.
피트니스캔디의 큰 사업 방향은 슬로건 ‘Beyond Fitness, Sweet Life(피트니스를 넘어, 삶을 달콤하게)’을 기반으로 다채로운 홈 피트니스 관련 콘텐츠와 디바이스를 제작해 구독서비스를 펼치는 앱을 운영하는 것이다.
두 회사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앱은 지난해 9월 출시를 목표로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다양한 OS(운영체제)에 탑재되며 스마트밴드, 카메라, 운동기기 등 데이터가 연동되는 양방향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근력운동과 코어강화, 댄스,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스트레칭, 명상 등 6개 카테고리로 나눠 짧게는 10분, 길게는 40분 분량의 다양한 콘텐츠가 매주 업로드된다.
피트니스캔디는 △2023년 유료회원 5만명·매출 100억원 △2024년 유료회원 30만명·매출 1000억원 △2025년 유료회원 100만명·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애플 피트니스+와 경쟁하기 위한 세계 시장 진출도 내놨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해 “고객의 스마트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포털 솔루션 플랫폼 회사로 발전해 나가겠다”며 “LG전자가 생각하는 스마트 라이프 스타일을 어떤 혁신을 통해 보여드릴 지 많은 기대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피트니스캔디 출범 1년, 서비스 출시는 여전히 안개속
화려하게 출발한 피트니스캔디는 출범 후 1년 가까이 흘렀지만 이렇다 할 사업 성과가 없다. ‘2023년 유료회원 5만명·매출 100억원 달성’ 목표를 달성하기는커녕 지난해 9월 출시하겠다던 앱조차 나오지 않았다.
조주완 사장은 올해 초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 “피트니스캔디 대표가 바뀌어 사업 모델이 변경돼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며 피트디스캔디 서비스 지연 배경에 설명했다.
실제로 피트니스캔디 주요 경영진은 교체된 상태다. 심우택 피트니스캔디 대표는 서비스가 나오기로 했던 지난해 9월 사임했고 한 달 후 김비오 부사장이 회사를 떠났다.
출정식 3개월 만에 경영진 혼선을 빚게 된 피트니스캔디는 명함 앱 ‘리멤버’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 소속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출신인 이승준 대표를 새롭게 선임하며 빠르게 경영 재정비에 나섰다.
결국 지난해 3분기에 들어서야 새로운 대표와 임직원들이 합류하며 사업모델을 새롭게 모색했다. 이 과정에서 앱 서비스 출시가 미뤄졌다.
이 업체는 지난해 12월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 자금도 조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배정 증자 방식을 통해 LG전자와 SM을 대상으로 33억원을 조달했으며 지난 4월 새 대표와 직원 등을 대상으로 4억원 규모를 추가 증자했다.
일각에는 피트니스캔디가 서비스 적기를 놓쳤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접어들어 홈트레이닝 수요가 주춤하며 시장도 축소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홈트레이닝 콘텐츠 시장은 2018년 기준 3조원에서 2026년 25조원으로 약 8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홈트레이닝 플랫폼 ‘콰트’ 운영사 엔라이즈는 올해 4월 구독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6% 성장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가입자 수도 전년 동월 대비 143% 늘었다.
전문 코치들과 협업해 만든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높은 만족감이 구매 전환으로 이어졌다는 게 엔라이즈측 설명이다.
즉, 양질의 콘텐츠가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조건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SM의 탄탄한 콘텐츠 기획력과 LG전자의 우수한 기술력을 앞세운 피트니스캔디의 홈 트레이닝 서비스라면 당초 계획보다 더디긴 하나 충분히 경쟁력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피트니스캔디도 역시 플랫폼과 콘텐츠 완성도를 높이는데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출시 연기에 주요 경영진 교체와 새로운 사업모델 구축 영향이 있기는 하다"며 "그러나 합작사 첫 서비스이고 더 많은 수요를 끌어낼 수 있도록 더욱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피트니스캔디는 지난 3월 베타테스트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에 론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