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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SG(소시에테제네랄) 증권 사태에 후폭풍을 맞고 있는 투자업계가 또다시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던 이른바 '채권 돌려막기' 이슈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금융당국이 손실을 메꾸기 위해 편법으로 채권을 자전거래한 혐의를 일부 포착하면서 그간 관행처럼 이뤄져 온 채권시장 내 불공정 영업 행위에 대한 당국의 검사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증권사의 일임형 자산관리 상품인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MMT) 운용 실태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크게 기업·법인 고객들에게 단기 투자상품을 팔며 장기 채권에 투자해 온 만기 불일치 자산운용 혐의와 불법 자전거래 혐의 두가지를 중점적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조사 배경으로는 지난해 말 증권사의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에서 장단기 자금운용 불일치로 환매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다.
여하튼 그간 암묵적으로 이뤄지던 자전거래나 이른바 파킹거래 등에 대한 제재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어 증권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첫번째 검사 대상은 하나증권과 KB증권이다. 하나증권은 이번주까지 현장 검사가 이뤄질 예정이며, KB증권에 대해선 다음주부터 검사에 들어간다.
KB증권은 고객에게 단기 투자상품을 판매하고 받은 자금을 장기채권으로 운용하는 이른바 '만기 불일치 자산운용'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KB증권이 3개월짜리 안전자산에 투자하겠다며 법인고객 자금을 끌어모은 뒤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만기 1·3년의 금융채에 투자한 것으로 봤다.
또 평가손실을 숨기기 위해 하나증권에 있는 KB증권 신탁 계정을 이용해 자사 법인 고객 계좌에 있던 장기채를 평가손실이 발생하기 전에 장부가격으로 다시 사들였다는 의혹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의 랩어카운트·MMT 관련 위법 행위 발생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며 "하나증권·KB증권 외에도 검사 대상은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채권시장의 불건전행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하고 지난주부터 신탁·랩어카운트 운용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하나증권을 수시 검사하고 있다.
업계 안팎으로는 증권사가 장기시장에 투자한 것이 맞다면, 손절 못하고 현재 물려있을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됐다. 만약 1~3월 사이에 3개월물에서 현재 만기 시점에 도달한 채권 투자자들은 수익이 났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장시채권시장 금리차가 역전되면서, 역마진이 발생했고 그 이전에 3개월물에서 장기시장으로 투자했던 부분은 여기서(올해 3월) 장이 안 좋아 대량손실 났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이슈가 된 자전거래 등은 관행적으로 해온 것일 수 있지만 사실상 규정이 모호한 부분도 있다"며 "사실이라고 밝혀진다면 이를 계기로 증권사들이 명확한 규정 아래 꼼수를 쓴다거나 피해를 보는 사례가 없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편 KB증권은 불법적인 자전거래를 진행했다는 논란이 일자, 이에 대해 반박했다. 평가손실을 감추기 위해 하나증권과 거래를 한 것이 아니라 시장 유동성 공급 차원에서 거래했다는 것이다.
KB증권 측은 “계약기간보다 긴 자산으로 운용하는 미스매칭 운용은 불법이 아니다”며 “상품 가입 시 만기 미스매칭 운용전략에 대해 사전에 설명했으며, 고객 설명서에 계약기간보다 잔존만기가 긴 자산이 편입돼 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고지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본시장법에서는 수익자가 동일인인 경우의 계좌간 거래는 자전거래를 인정하고 있다”며 “새로운 고객의 자금이 입금되는 경우에는 직전 고객의 자산을 이전하는 것이 아닌 운용자산을 시장에서 매수해 대응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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