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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SK매직과 쿠쿠홈시스가 ‘얼음정수기 특허전쟁’ 을 펼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은 쿠쿠홈시스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 금지·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쿠쿠홈시스는 서로 다른 기술이라는 입장으로 반박했다.
얼음정수기와 관련해 업체간 특허분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코웨이와 청호나이스도 2014년 얼음정수기를 둘러싼 특허분쟁을 시작해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SK매직과 쿠쿠홈시스 분쟁도 어느 한쪽이 물러서지 않은 한 갈등이 오랫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매직은 지난 1일 지식재산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3민사부에 쿠쿠홈시스를 대상으로 특허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접수했다.
SK매직은 자사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특허 제 10-2464193호’인 ‘4-웨이 밸브(way valve)’를 쿠쿠홈시스가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SK매직에 따르면 기존 경쟁사 기술 ‘3-웨이 밸브’는 제빙봉 히터 가열 탈빙 방식을 채택한다. 그런데 3-웨이 밸브는 부품이 많아 제품 크기가 커지고 소음이 늘어나고 에너지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4-웨이 밸브’는 냉매 열을 활용한 핫가스 탈빙 방식(냉매 유로 추가)으로 히터가 필요하지 않아 제품을 소형화할 수 있으며 소음이 적고 에너지 효율이 우수하다.
SK매직의 얼음정수기는 4-웨이 밸브를 적용해 정수기 소형화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으며 그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9년 올해의 에너지 위너상’을 수상했다.
SK매직은 쿠쿠홈시스 ‘인앤아웃 아이스 10’S 정수기’와 ‘제로(ZERO) 100S 끓인물 냉온정 얼음정수기’가 SK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특허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쿠쿠홈시스에 판매 금지 경고장 발송 및 소송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SK매직 관계자는 “쿠쿠홈시스와 특허 관련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하기 위해 소송 전에 경고장 발송 후 시간을 두고 답변을 기다렸다"며 "그러나 쿠쿠홈시스가 이에 대한 해결 의지가 높지 않아 소송을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랜 기간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해 어렵게 개발한 SK매직만의 특허를 지키기 위해 쿠쿠홈시스 해당 모델의 즉각적인 판매 금지 촉구와 해당 모델 판매로 추산되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해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쿠홈시스는 SK매직에서 특허 침해 내용으로 주장하는 것들이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박했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4-웨이 밸브 특허는 액체 상태 냉매를 탈빙에 사용하는 것을 특정해 등록받았지만 우리는 기체 상태 냉매를 사용하는 방식”이라며 서로 다른 기술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게다가 SK매직 해당 특허는 특허 출원일 이전에 일본과 국내에 공개된 선행기술이 존재한다”며 “기술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하며 해당 건관 관련해 상호 구체적인 대화 없는 일방적인 특허 침해 주장은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앞으로 쿠쿠홈시스는 대화의 창구를 열어두고 원만한 분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얼음정수기를 둘러싼 정수기 제조사 간 특허 분쟁 소송은 선행 사례가 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 2014년 코웨이를 상대로 얼음정수기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는 취지로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청호나이스가 보유한 ‘증발기로 제빙과 동시에 냉수를 얻을 수 있는 냉온정수시스템 및 장치’ 특허를 코웨이가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1심 재판부는 코웨이에 손해배상 청구액 1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코웨이는 판결에 불복하고 즉시 항소했다.
그리고 지난해 열린 2심에서 재판부는 원심을 뒤집고 코웨이 제품은 청호나이스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대해 청호나이스 측이 대법원 상고행을 결정해 두 업체간 얼음정수기 특허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SK매직과 쿠쿠홈시스,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모두 얼음정수기를 두고 다투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얼음정수기는 시판되는 제품 가운데 가장 고난도 기술”이라며 “제품이 고도화될수록 각 회사별로 더 많은 특허 기술이 들어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지게 된다”고 해석했다.
업계 사정을 잘 모르는 일반인 관점에서는 시중에 비슷한 제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어 제품에 들어가는 수많은 기술 중 하나를 두고 업체가 장기간에 걸쳐 소송전(戰)을 벌이는 대목이 다소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특허 기술 하나하나가 실적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게 제조업체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특정 회사만이 가진 독보적인 제품이나 기술 등 특허 사안에 따라 회사 영업이익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영업손실이 크다고 판단되면 소송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특허 개발을 위해 오랜 기간 시간이나 비용을 투자했다면 반드시 지적자산을 보호받아야 마땅하기 때문에 소송한다”고 부연했다.
코웨이와 청호나이스의 소송은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만일 SK매직과 쿠쿠홈시스간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번 소송 역시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특허 관련 소송은 민사재판 3심과 특허심판원에서 판단하는 소송이 별도로 있다"며 "소송의 모든 과정을 밟게 된다면 단기간에 끝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허라는 게 시간과 비용이 많이 투자되는 영역이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지적재산권 수준이 높아져 기업들이 보호 강화에 힘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과정에서 기업들이 자사 기술력 특수성을 입증해야 하고 재판 결과가 달라지기도 하다 보니 소송 기간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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