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코스피가 12일 외국인과 기관 순매도에 밀려 하락하고 있다. 지수는 지난달 27일 이후 9거래일 만에 장중 2,470선까지 추락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 43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5.88포인트(0.64%) 하락한 2,475.12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3.65포인트(0.15%) 낮은 2,487.35에서 출발한 뒤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 시각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298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73억원과 1026억원어치를 팔았다.
지난 밤사이 미국 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각각 0.66%와 0.17% 내렸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16% 올랐다.
간밤 미 노동통계국은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2.3% 각각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 예상 상승치인 0.3%와 2.5%를 각각 밑도는 수준이며,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역은행 팩웨스트 뱅코프가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지난 5일까지 일주일간 예금이 9.5% 줄었다고 발표하자,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등에 따른 지역은행 우려가 부각되며 22.7% 폭락했다.
또 다른 지역은행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와 코메리카, 자이언스는 각각 2.07%와 6.76%, 4.51% 하락했으며,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2.46% 떨어졌다.
한편, 최근 폴더블폰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연달아 공개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4% 넘게 상승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물가 안정에도 팩웨스트 뱅코프가 급락하자 지역은행 우려가 재부각되며 장 초반 하락했다”며 “여기에 부채 한도를 둘러싼 정치적 마찰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알파벳과 아마존이 어제에 이어 연일 강세를 보이자 나스닥이 상승하는 등 차별화 장세가 나타났다”며 “결국 시장은 물가보다 경기와 정치 불안 등에 주목하고, 개별 종목 이슈에 따라 변하는 종목 장세가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 마감을 앞두고는 낙폭을 일부 축소 마감해 부채한도 추가 협상에 대한 기대와 관망심리도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05930)의 주가는 전 거래일과 같은 6만42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카카오(1.43%)와 네이버(0.95%), SK하이닉스(0.58%), 포스코홀딩스(0.28%) 등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1.81%)과 LG전자(1.81%), 현대모비스(1.52%), 삼성물산(1.35%), 신한지주(1.27%) 등은 내리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73포인트(0.33%) 떨어진 821.81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현재까지 개인이 995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36억원과 10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 엘앤에프(3.43%)와 JYP Ent.(1.85%), HPSP(1.76%), 에코프로비엠(0.90%), 셀트리온제약(0.74%)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레인보우로보틱스(2.00%)와 에스엠(1.30%), 메디톡스(1.21%), 에코프로(1.09%), 포스코DX(1.00%) 등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및 은행권 우려로 상단은 제한되겠지만, 미 국채금리 하락 기조하에 양호한 흐름을 보인 나스닥에 힘입어 성장주 중심의 개별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달 말 신용 이슈로 인한 코스닥 조정과 엘앤에프 실적 부진 이후 조정을 받고 있는 2차전지 업종의 경우 어제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 구속 보도에 투자심리가 추가 악화되며 어제 장 막판 매물이 출회됐다”며 “장기적으로 펀더멘탈에 영향을 주는 이슈는 아니지만, 최근 모멘텀 소멸 및 신용잔고 부담으로 과열 해소 국면이 필요한 만큼 제한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2차전지 조정에 국내 증시는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방향성을 찾는 모습”이라며 “1분기 실적 시즌 종료 후 단기적으로 건설, 은행, 인터넷 등 소외 업종이나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원전, 수소 등 연초 주도 테마에 대한 순환매가 이어져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