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5.14 05:00 ㅣ 수정 : 2023.05.15 14:19
올해 엘니뇨 영향으로 전 세계에 때 이른 더위와 폭염 예고 가전업계, 5월부터 시작된 무더위에 냉방가전 출시에 박차 삼성전자, 스탠드형·벽걸이형·천장형·창문형까지 무풍 에어컨 내놔 LG전자, 반려동물 무더위 식히는 '휘센 타워에어컨' 출시해 눈길 에어컨 업계, 에너지 효율 갖춘 신형 에어컨으로 소비자 공략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지난해에는 5월 중순까지 아침저녁으로 추운 날씨가 이어져 가전업계에서는 계절가전 판매 적기를 놓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더위가 늦게 찾아오면 ‘올해는 그냥 버텨보자’는 심리탓에 계절가전 수요가 위축될 수 있어 일각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빨리 더워져야 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는 엘니뇨(El Niño)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때 이른 더위와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고 있어 일찍부터 무더위에 대한 공포감이 드리우고 있다. 엘니뇨는 남미 페루 부근 해류 속에 몇 년에 한 번씩 이상 난류가 흘러들어 지구 곳곳 날씨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도 늦봄인 5월부터 초여름에 버금가는 기온 상승이 예상돼 가전업계는 에어컨과 선풍기, 에어서큘레이터 등 각종 냉방가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가전업계는 일찍부터 신제품을 출시해 소비자 주머니를 공략하는 한편 사전점검 서비스 등 폭염에 대비한 각종 영업전략도 펼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가전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3월부터 에어컨 사전점검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12일까지 에어컨 자가점검을 실시한 후 사전점검을 신청하면 전문 엔지니어를 통해 △에어컨 냉방 성능 △냉매 누설 확인 등 체계적인 제품 점검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전자는 이달 31일까지 LG 휘센 에어컨 사용 소비자를 대상으로 고객상담실을 통해 사전점검을 신청하고 자가 점검 시행 후 전문가 조치가 필요하면 방문서비스를 신청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두 회사는 신제품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윈도우핏’을 출시했다. 실내기·실외기 일체형인 윈도우핏은 창문이 있는 곳이면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는 각 방마다 에어컨 사용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특히 이번 신제품은 창문형 에어컨 최초로 무풍 냉방 기능이 탑재돼 삼성전자는 스탠드형부터 벽걸이형, 천장형, 창문형에 이르기까지 전체 라인업(제품군)을 무풍 에어컨으로 완성했다.
LG전자도 기존 제품과 비교해 성능이 대폭 강화된 스탠드형과 창문형 등 에어컨 신제품을 내놨다.
또한 LG전자는 올해 1월에 에어컨을 관리하는 자동 청정관리 기능이 더욱 강화되고 집에 혼자 남아있는 반려동물까지 배려하는 ‘펫케어모드’ 등을 겸비한 2023년형 ‘휘센 타워에어컨’을 출시했다.
4월에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창호에 설치할 수 있으며 오브제컬렉션 색상으로 디자인 감각을 더한 2023년형 ‘휘센 이동식 에어컨’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올해 폭염 전망에 따라 생산라인을 풀가동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올해 5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6·7월엔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것”이라며 “LG 휘센 타워 등 인기가 높은 에어컨 제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4월 초부터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 가전업계도 폭염 수요에 대비해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위니아는 지난 2월 실내 온도를 낮추는 동시에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알고리즘을 적용해 에너지 절감을 통한 친환경 기능까지 강화한 2023년형 ‘위니아 에어블’ 에어컨을 소개했다.
'창문형 에어컨'의 대명사 파세코는 1분 만에 손쉽게 자가 설치할 수 있는 5세대 창문형에어컨 ‘프리미엄2’와 작은 창에도 설치되는 ‘프리미엄 미니’ 2종을 지난 3월 전격 출시했다.
신일전자는 저전력 에너지로 높은 냉방효과를 볼 수 있는 기존 상품 판매 강화 전략을 추진한다.
국내 에어서큘레이터 시장의 포문을 연 신일전자는 올해에도 최대 25m(미터)에 달하는 고속 직진성 바람과 3D(3차원) 입체 회전을 통한 냉기 순환, 전기세 절감 효과를 자랑하는 에어서큘레이터 판매에 집중한다. 이처럼 가전업체들은 일찍 시작된 더위와 폭염 소식에 올해 냉방가전 판매 호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전자제품 판매점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4월 18일부터 5월 1일까지 여름 냉방가전 매출이 직전 동 기간(4월 4일~4월 17일) 대비 크게 늘었다. 에어컨 매출은 약 20% 증가했는데 특히 최근 거실뿐만 아니라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는 추세에 힘입어 이동형 에어컨과 창문형 에어컨 매출은 각각 150%, 30% 늘었다. 또한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풍기와 서큘레이터 매출도 각각 80%, 17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올 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돼 에어컨 판매도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지속되면서 에어컨에 대한 소비자 문의와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기침체를 비롯해 전기요금 인상 이슈가 불거지면서 가전시장 자체는 수요 부진이 예상된다”며 “(냉방가전이 이제 ) 필수가전인 점을 감안해 전기요금 인상에 맞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