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직격탄 알리바바 JD닷컴 등 중국주식 4월 중 뉴욕증시서 시총 1000억달러 증발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중국의 대만 침공위협과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뉴욕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알리바바, JD(징둥)닷컴 등 중국주식들의 시가총액이 4월에만 1000억달러(약 133조원) 이상 증발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3월말 102달러였던 주가가 현재 82달러로 한 달새 24.4% 하락했다. JD닷컴 또한 같은 기간 44달러에서 34달러로 29.4% 급락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4월 한달 새 미국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중국기업들의 시가총액은 1000억달러 이상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알리바바, JD닷컴 등 미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중국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나스닥 드래곤 차이나 지수 또한 3월 말 이후 현재까지 10% 넘게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주식들이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고 중국과 대만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됨에 따라 중국주식에 대한 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지난 1월 제로코로나 정책 폐기이후 본격적으로 리오프닝에 들어갔던 중국경제가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중 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항생중국기업지수와 중국 CSI300 지수 또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P가 중국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뉴욕증시에서 인기종목으로 꼽혔던 중국주식들이 일제히 내리막길을 타고 있는 것은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정부의 지속적인 중국 포위전략과, 여기에 맞선 중국정부의 맞대응 등이 상승작용을 펼치면서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와 관련된 첨단기술이 중국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다각적인 규제방안을 쏟아내고 있으며 네덜란드, 일본, 한국 등 우방국가들에게까지 중국 포위전략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향후 수주내에 중국 경제의 핵심 분야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란 소식도 들리고 있다.
미국 정부가 틱톡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본격적인 퇴출작전에 돌입한 것도 중국경제를 정조준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압박전술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중국 역시 순순히 물러설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정부의 반도체 규제에 맞서 최근 미국 마이크론에 대한 보이콧 조치를 취한 것은 강대강,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맞서겠다는 중국정부의 의지를 단호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같은 양국간 갈등이 깊어질수록 중국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면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UBP를 비롯한 많은 투자은행들이 중국주식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잇달아 철회하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주식이 되살아나려면 중국경제가 호전되어야 그나마 기대를 걸 수 있는데, 현재 중국경제는 리오프닝에 따른 뚜렷한 개선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리오프닝 초기의 기대감이 많이 사라진 것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월가의 장기투자자들은 최근 중국주식에 대해 대규모 매도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캐나다 온타리오교원연기금은 홍콩에 위치한 아시아 주식투자 팀을 해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알리바아와 JD닷컴 등 중국기업에 투자한 국내 서학개미들에게는 우울한 소식들만 전해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