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가격인하 앞세워 이익보다 매출경쟁 선언한 테슬라, 시장은 매물폭탄으로 답했다
테슬라 1분기 매출증가에도 순이익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자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8% 이상 빠져 165달러 선에서 거래돼, 일론 머스크 CEO 가격인하 경쟁 통해 수요 끌어올리겠다는 의지 밝힌 데 대해 시장은 부정적 반응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전기차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가격을 계속 인하할 것이란 신호를 보내자 테슬라 이익이 쪼그라들 것이란 우려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장전 거래부터 7% 이상 떨어졌고 개장초 전장보다 8.77% 하락한 164.76달러까지 미끄러졌다. 가격인하 경쟁을 통해 이익보다는 매출을 우선시하겠다는 머스크의 전략에 시장이 매물폭탄으로 맞선 셈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기차 제조사들이 마진에 큰 타격을 입은 후에도 수요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가격을 계속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의 전략변화가 시장에 전해지자 테슬라의 마진율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는 큰 폭으로 미끄러졌고 최소 15명의 분석가들이 테슬라의 가격 목표를 낮췄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거시경제 배경과 수요 약화에 직면한 테슬라는 단기 이익보다 물량을 우선시하고 있다”면서 “덕분에 테슬라의 총 마진은 2년 사이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테슬라는 19일(현지시간) 장 마감직후 공개한 1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이 233억29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187억5600만달러) 대비 24.4%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25억1300만달러로 전년 동기(33억1800만달러) 대비 24.3% 감소했다. 주당순이익(EPS)도 1.07달러에서 0.85달러로 떨어졌는데, 이같은 EPS는 지난해 2분기(0.76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출이 시장 전망치보다 웃돌았음에도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것은 가격인하로 인해 실속 없는 매출증가만 기록했다는 얘기다.
매출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 역시 45억11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7% 감소했다. 매출총이익률은 19.3%로 2019년 4분기(18.8%) 이후 약 3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특히 전년 동기(29.1%)와 비교하면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며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20% 지지선이 깨진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 전기차들의 선전에 밀려 중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떨어지자 가격인하로 시장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사실상 가격전쟁을 통해 수익보다는 매출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새롭게 내놓은 것이다.
테슬라는 이후 지금까지 여섯 차례나 가격을 인하했는데, 가격인하의 효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회사가 거둬들인 순이익은 크게 줄어드는 부작용을 겪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머스크가 가격경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 부진은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인 루시드, 리비안 등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한편 월가의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JP모건은 “테슬라의 지속적인 가격인하와 이익률 하락은 테슬라 차량에 대한 수요가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것만큼 강력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하며 비중축소와 함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번스타인 리서치는 “1분기 인도대수는 연환산 120만 대로 목표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웰스파고는 “테슬라는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이익률을 희생하고 있고, 이는 자동차 부문 매출총이익률을 2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포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씨티는 “1분기 실망스러운 이익률을 기록했다는 것은 가격인하 정책이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며 “테슬라에 대한 투자심리는 악화하고 있고, 주가 하방압력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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