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용 갖춘 5대 금융지주 회장단···당면 과제 산적

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3.27 09:52 ㅣ 수정 : 2023.03.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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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각사]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농협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신한금융·우리금융에 새 사령탑 선임이 완료됐다. 이로써 기존 회장의 임기가 남아있는 KB금융·하나금융을 비롯한 국내 5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에 새로운 진용이 구축됐다. 

 

5대 금융지주 회장이 직면한 과제는 산적해 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속 안정성·수익성 제고는 물론 비(非)은행·비금융 영토 확장을 통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나서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금융지주 간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최근 금융지주 핵심 계열사인 은행에 대한 금융당국 스탠스가 우호적이지 않은 점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동안 있었던 각종 금융 사고부터 지난해 불거진 이자 장사 논란 등으로 추락한 고객 신뢰 회복도 필요하다. 

 

■ ‘농협→신한→우리’ 금융지주 회장 줄교체···짙어진 관치의 향기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 3일 농협금융에 이어 지난 23일 신한금융, 24일 우리금융에 새 회장이 차례로 취임했다. 당초 전임 회장들이 경영 성과에 힘입어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임기를 늘리지 못하고 모두 물러났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화두로 떠오른 건 관치(官治) 금융이다. 지난해 5월 새 정부가 들어서고 처음 이뤄진 금융지주 회장 인사 과정 곳곳에서 잡음이 일었다. 정부가 관 출신 인물을 일부 금융지주 회장에 앉힐 것이란 관측 때문이었다. 

 

실제 새로 취임한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각각 국무조정실장과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두 금융지주는 종종 외부 출신이 회장에 오르며 관치 금융 논란이 잔존해 있는 곳이다. 신한금융에는 진옥동 전 신한은행장이 회장으로 취임했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농협·신한·우리금융에 새 회장이 취임하면서 국내 5대 금융지주 CEO 진용도 완성됐다. 윤종규 KB금융 회장(2023년 11월)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2025년 3월)은 잔여 임기가 남아있는 상태다. 

 

■ 커지는 금융시장 불확실성···금융지주 회장들이 보여줄 경영 전략은 

 

관심을 끄는 건 앞으로 금융지주들의 경영 전략이다. 은행·카드·보험·증권 등의 계열사를 모두 컨트롤해야 하는 금융지주 회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최근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리더십 발휘가 필요한 시점이다. 

 

금융권에서 올해 가장 중요하게 꼽는 건 리스크 관리다. 지난해부터 치솟은 시장금리가 금융업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잠재 부실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고, 증시 부진으로 증권사 실적은 주저앉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 비은행 강화가 지목된다. 은행이 치중된 금융지주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겠단 의미다. 실제 최근 취임한 금융지주 회장들은 핵심 경영 전략으로 비은행·비금융을 키우겠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금산분리 규제 완화는 금융지주 비금융 사업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대형 인수합병(M%A)도 관심하다. 대표적으로 임종룡 회장 체제의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로 종합 금융그룹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 역시 시너지만 맞는다면 적극적으로 비금융 M&A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5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약 18조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다만 올해부터는 실적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각 금융지주가 전개할 경영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볼지가 올해 실적 규모 및 순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지주의 관계자는 “인사가 끝나고 경영이 본궤도에 오른 금융지주들은 새로운 회장이 추구하는 경영 전략에 따라 현안을 헤쳐 나갈 것”이라며 “특히 금융사에 바라는 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어느 금융지주가 국민편익 정책을 선제적으로 발표할 지도 관심사”라고 말했다. 

 

■ 금융당국과 ‘불편한 관계’ 개선해야···추락한 신뢰 회복도 필수 

 

또 금융지주 회장들의 네트워크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우호적이지 않은 태도를 가지고 있는 건 부담이다. 금융당국은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 수익 구조 등을 정조준하며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이사회의 거수기 비판 등 금융지주 지배구조 손질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일부 금융지주의 경우 경영진 교체에 발맞춰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선으로 금융당국 요구에 부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5대 금융지주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환원을 늘려갈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호실적 배경에 이자 장사가 자리한 만큼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금융 취약계층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 쇄신은 모든 금융지주에 주어진 과제다.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대규모 횡령·이상 외환 송금 등 국내 금융사의 부실한 내부통제가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잦은 금융사고에 떨어진 고객 신뢰를 회복해야 지속가능성 담보도 가능할 것이란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더이상 국민들이 금융사고를 용인하지 않고 책임도 더 무겁게 받을 것”이라며 “무리한 상품 운용으로 수익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내부통제 강화로 고객 신뢰를 두텁게 하는 게 가장 큰 이슈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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