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매출' 쿠팡…신세계·롯데와 어깨 나란히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지난해 26조 원대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쿠팡이 유통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을 넘어 이제 '유통 공룡' 신세계그룹, 롯데그룹과 함께 '톱3'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2404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내며 두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연매출은 전년 대비 26% 증가한 26조5917억원으로, 200억 달러 고지를 처음 넘었다. 영업적자는 1447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로켓배송에 나선 지 9년 만이다.
눈에 띄는 점은 매출에서 유통강자인 '롯데쇼핑'을 제쳤다. 지난해 6개 유통 사업부문을 포함한 롯데쇼핑의 매출은 15조70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마트·신세계의 9개 유통 사업부문의 매출은 30조4602억원으로, 쿠팡과 매출 격차는 3조원대 수준이다.
롯데쇼핑 매출을 뛰어넘는 등 유통 업계 역사상 보기 드문 성장세를 보이면서, 최근 '이마롯쿠(이마트, 롯데, 쿠팡)'라는 합성어까지 생겨났다. 전통 유통강자인 이마트·신세계, 롯데쇼핑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쿠팡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이같은 성장기세를 이어 김범석 쿠팡 의장은 '톱3' 굳히기에 나섰다. 김범석 의장의 '뚝심 경영'이 매출 2위에 이어 연간 흑자 타이틀을 거머질지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이다.
먼저 쿠팡은 오프라인 중심의 방대한 국내 유통 시장에서 '차별화한 상품'과 '고객 서비스'를 제공해 앞으로 수년간 상당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은 602조원(4660억달러) 규모로, 이 가운데 쿠팡의 매출 비중은 4.4%에 그친다. 유로모니터는 국내 유통시장이 2026년까지 700조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범석 의장은 국내 유통시장의 미래가 밝은 가운데 쿠팡의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만큼, 성장의 여지가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상품군을 확대하고 더욱 다양한 서비스와 가격을 선보여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김 의장은 지난 1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아직 국내 유통 시장은 오프라인 중심이며 가격도 높고 상품도 제한적"이라며 "고객에게 더 다양하고 낮은 가격, 특별한 서비스로 더 좋은 대안을 만들 것이며, 고객이 '와우'할 수 있는 새로운 순간을 선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쿠팡은 '수익성'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마트·신세계, 롯데쇼핑은 지난해 3000억~4000억원대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쿠팡은 지속적인 투자 끝에 지난해 2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흑자를 달성에 성공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적자다.
이에 전국 '쿠세권'에 점진적으로 자동화 물류 인프라를 확대해 연간 흑자 전환에 나선다. 앞서 쿠팡은 그동안 수익성 개선 원인으로 '자동화'를 꼽아왔다. 그 하나로 물류 인프라를 지속 확대해 배송 효율과 소비자 접점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김 의장의 전략 아래 쿠팡이 올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쿠팡이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이어가기 시작한다면, 유통시장 내 시장 점유율 순위가 바뀌는 것도 시간 문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상황에 따라 쿠팡은 올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보다는 풀필먼트 강화와 쿠팡이츠 등 기존 신사업의 적자 축소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 2847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연간 흑자를 달성한다면 신세계와 롯데를 위협하는 유통 강자로 거듭날 것"이라며 "올해는 신세계, 롯데 등 전통 유통강자들 또한 기존 멤버십을 재정비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