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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엇갈린 생‧손보업계…'생보사 우위'는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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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입력 : 2023.03.03 07:26 ㅣ 수정 : 2023.03.03 07:26

지난해 당기순이익 손보사 '약진', 생보사 '주춤'
생보사 자산규모 손보사 2배 넘지만 순익서 밀려
생보업계, 저출생‧고령화에 수익창출 어려워져
보험업계 "생보-손보업계 역전 상황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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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지난해 손해보험업계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보험업권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던 생명보험업계가 자리를 내주고 있다. 고령화와 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 등으로 생명보험산업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은 4조10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21.1% 증가한 수치로, 5개사 순익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최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1414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으며, DB손보는 9806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6.2%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8683억원으로 30.0% 성장했으며 현대해상은 5609억원으로 28% 증가했다. KB손보는 5577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며 84.8% 올랐다.

 

반면 생보업계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신한라이프가 463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8% 증가했고, 삼성생명은 1조5833억원으로 7.8% 오르며 성장을 기록했으나 다른 생보사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순익이 떨어졌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543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3.9% 감소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전년 대비 41.6% 감소한 56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으며, KB라이프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503억원으로 25.6% 하락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교보생명 역시 순익이 소폭 하락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험업계 순이익 규모는 통상 생보사가 손보사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2016년과 2017년 손보사가 순이익 규모에서 생보사를 앞질렀다. 이후 다시 생보사가 우위를 점했지만 2021년 다시 손보사 순이익 규모가 생보사를 넘어섰고, 지난해 3분기까지 1조원 이상의 순이익 차이를 보였다.

 

실제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이달 2일 발간한 '금융리스크리뷰 2022년 겨울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23개 생보사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2조9437억원으로, 국내 19개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 4조1678억원과 비교해 1조2241억원 뒤처진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 규모에서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생보사 937조2000억원, 손보사 341조5000억원으로 생보사가 2배 이상 앞서고 있지만, 순이익에서는 손보사가 앞서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손보업권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아 지난해보다 순이익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생보업권의 순이익 규모를 뛰어넘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생보업권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면서 "인구 감소와 고령화,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 등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령층은 이미 보장성, 저축성 상품에 다 가입한 상황에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해도 수요가 없다"면서 "청년층은 보장성보험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아 생보 상품보다는 손보 상품에 더 많이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손보사가 다루는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등은 모든 세대에서 수요가 꾸준히 있는 상품"이라며 "생보사의 경우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 사회가 되면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보업계에서는 헬스케어, 요양센터 등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손보업계와 생보업계의 역전은 지속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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