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빅5 사상 최대 실적…올해 실적 관건은 車보험 손해율
손보 상위 5개사 지난해 당기순이익 4조2678억원
오미크론 변이‧유가 급등에 車보험 손해율 개선
메리츠화재, 점유율 지속 상승해 첫 11%대 진입
올해 전망 밝지 않아…IFRS17‧손해율 관리 '변수'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국내 상위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메리츠화재의 시장점유율 상승세가 눈길을 끌었다.
14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 5개 손보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4조2678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3조3929원과 비교해 25.8% 증가한 수치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1조28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어 △DB손보 9970억원 △메리츠화재 8548억원 △현대해상 5746억원 △KB손보 557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전년 6609억원 대비 29.4% 증가한 당기순이익을 나타내면서 업계 3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한편 2위인 DB손보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전년 2121억원 차이가 나던 것을 1422억원까지 좁힌 것이다.
■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호실적
손보업계가 호실적을 이룬 가장 큰 요인으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이 지목된다. 손보업계는 당초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차량 통행량이 증가해 손해율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재확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차량 이동량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 수준을 유지했다. 손보업계에서는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 78~82% 수준을 손익분기점으로 여긴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약 85%를 차지하는 4개사의 손해율을 살펴보면 △삼성화재 81.7% △현대해상 80.3% △DB손보 79.8% △KB손보 80.2%로 전년과 비교해 개선 또는 안정세를 보였다.
■ 메리츠화재, 시장점유율 지속 상승
손보업계 대부분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손해율 개선을 보이며 실적을 개선했다. 다만 메리츠화재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79.1%로 이익을 냈지만,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낮기 때문이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암보험, 질병‧상해보험 등 장기인보험 판매로 이익을 확대했다. 장기인보험은 안정적인 보험료 수입을 기대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손해율이 낮아 손보사의 주요 수익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실적은) 장기인보험에 주력했던 것이 주효했다"면서 "자동차보험의 경우 코로나19 이전까지 손해율이 높아 언더라이팅을 강화해 우량 물건을 위주로 영업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시장점유율 면에서도 메리츠화재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2020년 시장점유율(원수보험료 기준) 10.4%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10%대를 달성했으며 2021년 10.9%, 지난해 3분기 11.05%로 성장을 지속해왔다.
대형사의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화재 20.8% △현대해상 16.8% △DB손보 16.6% △KB손보 12.8%다. 메리츠화재는 KB손보의 뒤를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 車보험 손해율 다시 올라
지난해 손보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올해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98.4% △DB손보 86% △메리츠화재 92.4% △현대해상 87.8% △KB손보 87.8%로 상승했다. 엔데믹 일상화에 따른 차량 이동량 증가와 더불어 강설과 결빙으로 인한 사고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또 원가 상승, 정비요금 인상, 자동차보험료 인하 등 손해율 악화 요인이 많은 상황이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업계 전반에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실적 호조가 있었지만, 다시 차량 이동량이 늘면서 손해율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올초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된 만큼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에 대비해 보장성상품 비중을 늘리면서 회계적 효과를 볼 수 있고, 장기인보험 손해율 개선세가 이어진다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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