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2.03 07:22 ㅣ 수정 : 2023.02.03 10:54
오아시스, 이달 하순 코스닥 입성 목표 IPO 실시 지난달 신규상장 '따상' 2곳…흥행 기업도 다수 회복세 '중소형' 위주…마지막 '조단위' 흥행 실패 케이뱅크, 지난 2일 '상장 계획 철회'…변수 될 듯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예상 밖의 훈풍을 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첫 '조단위' 매물인 오아시스가 이달 상장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간 공모주 시장이 중소형 위주의 회복세를 보였는데, 오아시스가 등장하면서 향후 중대형급 IPO 시장을 판가름할 가늠자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가장 최근 조단위 매물이었던 바이오노트가 흥행에 실패했던 점과 또 다른 중대형 매물 케이뱅크의 상장 계획 철회 등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이달 하순경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오는 7~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14~15일 일반청약을 실시한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오아시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523만6000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3만500~3만9500원인데, 만약 공모가가 최상단으로 정해지면 예상 시가총액은 1조2535억원으로 올해 첫 '조단위' IPO가 된다.
최근 IPO 시장은 예상 외의 활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 부진으로 위축된 IPO 시장은 올해 들어서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으나, 증시가 새해 반등세를 보이면서 IPO 시장도 덩달아 활성화되는 모양새다.
이달 9일 코스닥 상장 예정인 유아용 가구 전문기업 꿈비는 지난 1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17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총 2조2157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모았다. 지난달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에서는 경쟁률 1547대 1을 나타내며 공모가를 희망밴드(4000~4500원)를 넘긴 5000원에 확정한 바 있다.
또 오는 7일 상장하는 스튜디오미르도 일반 청약 결과 경쟁률이 1583대 1로 집계됐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170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현재까지 IPO에 나선 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상장한 반도체 유통기업 미래반도체는 상장 당시 나란히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배의 형성된 이후 상한가)'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어 같은 달 30일 상장한 마케팅솔루션 기업 오브젠도 연이어 따상을 기록했다.
이처럼 IPO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시가총액이 크지 않은 중소형 IPO 위주로 회복세가 형성되고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공모시장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바닥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공모가 하향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고 시장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콘텐츠나 로봇, AI 등 성장업종에 속한 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대형 기업인 오아시스가 등장하면서 최근 IPO 시장의 활기가 이어질지 여부를 판가름할 가늠자로 주목받게 됐다.
오아시스 이전에 비슷한 규모로 진행됐던 IPO는 지난해 마지막 상장 기업이었던 동물용 질병 진단제품 전문기업 바이오노트가 있었다. 바이오노트는 당시 공모가 희망 밴드를 1만8000~2만2000원으로 제시하며 밴드 최상단 기준 시총이 2조원을 웃돌기도 했다.
다만 바이오노트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3.29대 1이라는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 밴드 최하단의 절반 수준인 9000원으로 대폭 낮췄다. 당시 낮아진 공모가에도 불구하고 일반 청약에서 14대 1의 다소 부진한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850억원 수준이었다.
바이오노트는 IPO 진행 당시 실적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국내 진단키트 기업의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 등의 이유로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 IPO 흥행에 실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오아시스는 2011년 창업한 이래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IPO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아시스는 이커머스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외형이 확대되고 있고 현금 흐름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이라며 "오픈마켓 사업으로의 확장도 증권신고서를 통해 언급했는데,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의지를 드러낸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대어급 IPO 매물이었던 케이뱅크가 상장 계획을 철회한 것도 향후 IPO 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전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케이뱅크 측은 "시장 상황과 상장 일정 등을 토대로 적절한 상장 시기를 검토했으나, 대내외 환경으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 등을 고려해 상장 예비 심사 효력 인정 기한 내에 상장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상장 추진 초기 최대 몸값이 10조원까지 추정되기도 했으나, 실제 시장에서 4조원 안팎의 몸값으로 평가받으면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내부 의견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