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컴투스, 'IP 쏠림' 벗어나 신작·퍼블리싱에 눈돌려

이화연 기자 입력 : 2023.01.29 05:00 ㅣ 수정 : 2023.01.29 05:00

흥행작 없던 지난해 4분기, 다수 게임사 성장 둔화
엔씨소프트 ‘TL’로 ‘리니지’ 의존도 낮춘다
카카오게임즈 ‘에버소울’ 필두로 올해 신작 다양
크래프톤·웹젠은 퍼블리싱 강화 카드 꺼내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국내 게임회사들이 올해 신작을 대거 선보이며 실적 성장에 시동을 건다. 시계 방향으로 엔씨소프트 TL, 카카오게임즈 에버소울, 컴투스 월드 오브 제노니아. [사진=각사 제공]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등 국내 게임회사들이 유명 지식재산권(IP)에 매출이 쏠리며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신작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견 게임사 크래프톤과 웹젠은 다른 게임회사의 게임 퍼블리싱(배급)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눈길을 모은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내달 중순부터 국내 상장 게임회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진 가운데 흥행작을 출시하지 못한 회사들의 성장 둔화가 점쳐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TL’이 대표작 ‘리니지’ 영향력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카카오게임즈도 올해 초 출시한 ‘에버소울’을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 신작을 분기마다 출시할 예정이다.

 

컴투스는 글로벌 히트 IP ‘서머너즈 워’와 야구게임 라인업에서 더 나아가 올해 다양한 신작 타이틀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 엔씨·카카오게임즈, 새 IP 기대감에 실적 부진 탈피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넥슨과 함께 국내 게임업계 대기업 ‘3N’으로 꼽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중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PC·콘솔용 MMORPG TL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시장 기대치가 높다. TL은 생동감 넘치는 월드, 탄탄한 세계관, 다채로운 캐릭터 클래스(역할) 변화, 자유로운 PvP(이용자 간 대결) 콘텐츠 등을 특징으로 한다.

 

엔씨소프트는 TL 외에 △블레이드앤소울S(모바일 수집형 역할수행게임) △프로젝트R(모바일콘솔 난투형 대전액션) △퍼즐업(퍼즐게임) △프로젝트G(장르 미공개) 등 내년까지 다양한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엔씨소프트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장기 성장의 조건은 모바일과 리니지 IP 비중을 줄이는 것”이라며 “TL 매출이 본격 반영되는 올 하반기부터 모바일과 리니지 IP 비중이 점차 줄어들어 2024년에는 70% 이하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 MMORPG ‘오딘: 발할라라이징’과 모바일 서브컬처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흥행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상승세를 이어왔다. 두 게임 매출이 초반에 비해 하향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4분기에는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출시된 서브컬처 게임 ‘에버소울’이 카카오게임즈 구원투수가 됐다. 에버소울은 출시 첫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4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말 MMROPG ‘아키에이지 워’를 출시하고 2분기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3분기 ‘가디스오더’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라인업(제품군)이 탄탄하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버소울은 글로벌 매출을 포함하면 추정치인 하루 매출 4억원을 초과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키에이지 워’와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는 모두 첫 분기 평균 하루 매출 1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컴투스는 2014년 출시한 자체 개발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 흥행하는 가운데 올해도 다수 신작을 출시해 성장에 불을 붙일 방침이다.

 

컴투스가 개발하고 컴투스홀딩스가 서비스하는 MMORPG ‘월드 오브 제노니아’가 올해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 게임은 컴투스홀딩스(당시 게임빌)가 2008년 선보여 총 7개 시리즈에 걸쳐 누적 63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역할수행게임(RPG) ‘제노니아’를 원작으로 한다. 컴투스는 이 작품을 컴투스 그룹의 대표 타이틀로 육성할 계획이다.

 

컴투스는 좀비물 ‘워킹데드’ IP 기반의 모바일 퍼즐 RPG도 올해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게임은 지난해 캐나다, 태국 등에서 시범(베타) 테스트를 마쳤으며 현재 출시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image
크래프톤(왼쪽)과 웹젠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제공]

 

■ 갈 길 바쁜 크래프톤·웹젠, 퍼블리싱으로 위기 돌파

 

흥행 잠재력이 높은 타사 게임을 발굴해 퍼블리싱(배급)해 성장을 꾀하는 회사도 있다. 게임 퍼블리싱은 개발사와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이지만 다양한 게임 라인업을 빠른 시일내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말 출시한 야심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기대와 달리 고전하며 기존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아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2023년을 퍼블리싱 강화 원년으로 선언하고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해 경쟁력 있는 게임 라인업을 다양하게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크래프톤은 퍼블리싱을 위한 내부 구조를 재정비하고 독립 스튜디오 관리 방식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크래프톤이 직접 제작 지원한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2001년 첫 출시된 MMORPG ‘뮤(MU)’ 시리즈에 머물렀던 웹젠도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퍼블리싱 파트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웹젠은 올 하반기부터 신작을 차례대로 공개해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MMORPG를 넘어 서브컬처, 캐주얼 게임까지 장르 다각화 노력이 엿보인다. 다만 게임 세부사항과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웹젠 자회사 웹젠노바에서 개발 중인 ‘프로젝트W’는 애니메이션풍 모바일 수집형 RPG 장르를 채택해 최근 대세로 떠오른 서브컬처 형태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웹젠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타사 게임 퍼블리싱도 확대한다. 내부 소싱 전담부서 ‘유니콘TF(태스크포스)’를 통해 잠재력 있는 게임 개발사를 발굴하고 있다. 유니콘TF는 지난해 11월 중국 게임 개발사 크리문스의 방치형 RPG ‘어웨이크 레전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다양한 게임이 출시됐지만 흥행에 성공한 게임은 손에 꼽힐 정도”라며 “올해도 신작 출시 및 신작 흥행 여부가 실적 성장을 가를 전망이며 사업성 있는 IP를 확보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