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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보험‧카드업 이슈점검

건전성 리스크 관리 총력…수익 다각화 모색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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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입력 : 2023.01.11 07:19 ㅣ 수정 : 2023.01.12 09:00

보험업계, IFRS17‧K-ICS 본격 시행에 건전성 확보 나서
외국계 보험사 매물 쏟아질 듯…금융지주서 인수 가능성
카드업계, 올해 만기도래 채권 36조원…수익성 악화 전망
리볼빙 잔액 급증‧다중채무자 부실채권 리스크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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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보험‧카드업계가 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경색 등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2023년 위기 극복을 위한 키워드로 '리스크 관리'가 지목된다. 

 

기준금리는 2021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지난해에는 유례없이 두 차례나 빅스텝이 단행됐다. 이에 따라 시중금리도 오르면서 보험‧카드업권은 조달부담은 물론 건전성 이슈까지 경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보험업계와 카드업계는 건전성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악화가 전망되는 수익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 IFRS17‧K-ICS 본격 시행…리스크 관리 중점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보험사 회계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제로 전환됐다. 감독회계 역시 신지급여력제도(K-ICS)로 변경됐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때문에 금리 변동 관련 리스크가 확대돼 재무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보험사들은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판매한 생명보험사들은 재무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IFRS17 도입이 예고된 이후 보험사들은 저축성 상품 취급을 축소하고 보장성 상품 비중을 늘리는 등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대응에 나섰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형사의 경우 이미 보장서 사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준비를 마친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소형사의 경우 체질개선이 쉽지 않아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새 주인 찾는 보험사…잠재 매물도 '수두룩'

 

올해 보험업계의 인수합병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생명보험사 가운데서는 KDB생명이 인수자를 찾고 있으며, 손해보험업계에서는 MG손해보험이 매물로 나온 상태다. 이밖에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 생보사와 롯데손보, 악사손보 등이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 가운데는 외국계 생보사가 많이 포진돼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대주주인 중국계 다자보험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수년간 한국 시장에서는 외국계 생보사들의 철수가 이어졌다.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에 인수돼 KB생명과 통합됐으며, 라이나생명은 처브그룹에 인수돼 한국 시장에서 물러났다. 때문에 다른 외국계 생보사들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것은 고금리와 고물가 등 경기둔화 심화에 따라 보험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 의지를 드러내면서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기 좋은 시기라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의 한국 시장 철수에는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 둔화와 수익 감소라는 배경이 있다"면서 "아울러 비은행 강화를 외치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이 매물로 나온 보험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 생‧손보 공통 화두는 '디지털'

 

올해 보험업계의 공통 화두는 '디지털 전환'이다. 보험사들은 디지털 조직을 확대하며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보험업계는 금리 인상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으로 신사업 추진을 위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보험업 전 영역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규제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으며,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도 "기존 보험상품 및 서비스에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기술을 더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해 나갈 수 있도록 업계 공동의 빅데이터 풀을 확보하는 등 개별사가 홀로 하기 어려운 영역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 움직임은 보험업권 전반에서 나타난다. 이달 1일 출범한 KB라이프생명은 디지털,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DT본부를 신설하고 디지털 전환(DX)에 본격 착수한다. 신한라이프 역시 정보통신기술(ICT)과 디지털 경쟁력 극대화를 위해 DX그룹을 신설했으며, 교보생명도 지난해 12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등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는 그룹데이터전략팀을 신설했다.

 

삼성화재는 디지털 사업 추진력 제고를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했으며, KB손해보험은 고객‧상품‧채널(CPC) 운영체계 실행력 강화 차원으로 CPC디지털부문을 마련했다. 현대해상은 2019년 디지털기획파트를 마련한데 이어 인슈어테크 등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신성장파트를 새롭게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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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 조달부담 심화에 고민 깊어지는 카드업계

 

여신전문금융회사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카드업계는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게 됐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로 사업 자금 대부분을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수익성에 악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초 2.420%였던 여전채 AA+ 등급 3년물의 금리는 같은 해 12월 21일 6.082%를 기록하면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6%대를 넘어섰다. 이후 여전채 금리는 5~6%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카드업계의 이자 비용은 2조6000억원이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약 36% 증가한 수치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규모는 36조원 규모인 만큼 지난해보다 약 38% 증가한 3조600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고객에게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 축소, 대출상품 우대금리 축소 등 디마케팅에 나서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 리볼빙 잔액 급증에 부실채권 리스크 부상

 

조달부담이 심화된 가운데 카드업계는 부실채권 리스크도 떠안게 됐다.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되면서 리볼빙 잔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리볼빙 이월 잔액 규모는 7조210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조2208억원 증가한 수치다.

 

리볼빙 잔액 증가는 신용카드 이용금액을 제때 납부하기 어려운 취약차주가 증가했다는 의미로, 부실차주 위험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차주 가운데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은 점도 부실채권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가처분소득이 감소하면서 가계의 부채상환능력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차주의 약 60%가 다중채무자로 이뤄진 만큼 금리인상에 따른 연체채권 잔액 규모도 확대될 전망이다. 

 

■ 플랫폼‧데이터 전문기관 등 신사업 추진

 

카드업계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앱카드 상호연동(오픈페이)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한‧하나‧KB국민카드가 지난해 12월 22일 오픈페이 서비스를 우선 시작했으며, 롯데카드는 올해 2월, BC카드는 3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카드는 올해 상반기, NH농협카드는 올해 하반기 서비스를 시작한다.

 

다만 이미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삼성페이 등 기존 간편결제 플랫폼에 익숙해진 고객을 확보하는데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현대카드가 추진 주인 애플페이도 조만간 도입될 것으로 보여 판도를 예측하기는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카드업계는 데이터 전문기관 전환을 통한 수익 다각화도 모색하고 있다. 신한‧삼성‧BC카드는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국가 지정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예비 지정된 바 있다. 데이터 전문기관이란 기업 간 데이터 결합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다. 카드사들은 방대한 고객의 결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데이터 결합에서 강점을 확보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는 방대한 고객의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권 분석, 소비 패턴 등 데이터 결합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 "올해는 데이터 결합을 통한 수익 다각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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