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올 한 해 '25%' 추락…G20 중 '뒤에서 두번째'

임종우 기자 입력 : 2022.12.30 07:22 ㅣ 수정 : 2022.12.30 07:22

연초 대비 24.89%↓…4년 만에 전년比 하락
코스피 시총 436조원 감소…약 19.8% 수준
전쟁 중인 러시아 제외 시 G20 국가 중 '꼴찌'
타국보다 더 내린 원인 '반도체·수출·강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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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장 마감 후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코스피가 올 한 해 동안 25% 가까이 추락하며 주요 20개국(G20) 주요 증시 지표 중 최하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경제의 주축인 반도체 산업과 수출이 부진한 흐름을 보인 점이 코스피를 다른 국가보다 더 크게 떨어트린 원인으로 지목됐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국내 증시 폐장일이었던 전일 전 거래일보다 44.05포인트(1.93%) 하락한 2,236.40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말 종가(2,977.65) 대비 24.89% 감소한 수준이다.

 

코스피는 매년 마지막 거래일 종가를 기준으로 △2018년 2,041.04 △2019년 2,197.67 △2020년 2,837.47 △2021년 2,977.65를 기록하며 4년째 이어오던 연말 상승세를 마감했다.

 

코스피의 한 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가 전년보다 낮은 사례는 2018년(2017년 12월 28일 2,467.49)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최고 3,300선까지 치솟았던 코스피는 올해 들어 첫 거래일인 1월 3일 장중 최고 3,010.77을 기록한 이후 단 한 차례도 3,000선에 올라서지 못했다.

 

특히 지난 9월 30일에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가속화에 영향을 받아 종가 기준 연저점인 2,155.49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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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이처럼 지속적인 약세를 보인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보다 436조원(19.8%) 줄어든 1767조원을 기록했다.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대형 반도체주가 업황 우려에 영향을 받아 크게 내렸는데, 유가증권 시총 20% 이상을 점유한 양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각각 29.6%와 41.6%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41.%)과 금융업(20.2%) 등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들의 주가가 크게 내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유동성 위기의 여파를 맞은 건설업(36.0%)도 크게 하락했으며, 시총 비중이 큰 전기전자(30.1%) 분야의 하락률도 30%를 넘겼다.

 

20개 업종 중 17개 업종이 하락했으며, 보험업(9.7%)과 전기가스(8.4%), 음식료(0.5%) 등 3개 업종이 상승했지만 이들도 한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올해 코스피는 같은 기간 G20 국가들의 대표 증시 중 19위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보다 뒤처진 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경제 제재 여파로 큰 낙폭을 보인 러시아의 대표 지수인 RTS(40.88%) 뿐이다.

 

연초 이후 14개 국가의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지만, 한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12개 국가의 낙폭은 20%를 넘기지 않았다. 러시아가 전쟁 중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코스피가 최하위 성적표를 쥐어든 셈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15%가량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지수와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각각 11%와 10% 수준 떨어졌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약 12% 내렸다.

 

G20에 포함되지 않지만 시장의 주목도가 높은 홍콩 항셍지수는 올해 들어 15%가량 밀렸다.

 

G20 국가에서 가장 많이 오른 지수는 튀르키예(구 터키)의 BIST로 올해 들어 192.73% 급등했다. 이어 △아르헨티나 메르발 136.7% △브라질 보베스파 5.17% △인도 SENSEX 4.94% △인도네시아 IDX 4.23% △영국 FTSE 1.36% 등 총 6개 국가의 주가 지수가 올 한 해 상승했다.

 

코스피가 다른 국가들의 주가 지수보다 더 크게 하락한 것은 지수 내 시총 비중이 큰 반도체와 수출 산업의 업황이 부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와 반도체 비중이 큰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주요국에 비해 올해 기업들의 실적 하향 폭이 컸다"며 "또 한국의 IT섹터 주당순이익(EPS)이 50.6% 하락해 코스피 실적 전망치 하향을 주도하는 모양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수출이 개선돼야 하는데, 그 선결조건인 글로벌 수요와 중국의 경기 회복이 뒷받침이 요원한 상황이다.

 

또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자금의 탈출이 가속화된 점도 코스피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 환율은 1264.50원에 마감했다. 연중 1400원선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안정화됐지만, 연초 대비로는 약 7% 상승한 수준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선방하려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야 한다"며 "당장은 강달러가 진정됐으나, 추가적인 하락은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 연구원은 "주식시장 수급에 의존한 움직임을 기준으로 보면 약달러가 외국인 자금 유입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내년의 국내 증시 전망도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의 악재들이 해소되더라도 내년 부동산 경기 관련 리스크 등이 새로 부각돼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산업이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으며, 중국의 위드코로나도 가시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를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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