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2] (13) 필리핀 세부⑦ 선배들 다이버가 되다

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2.10.19 08:58 ㅣ 수정 : 2022.10.19 08:58

정식 다이버가 된 두 선배들, 전날 숙취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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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해외여행이 제한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분기에 한번 정도 따뜻한 해외 바다를 찾아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며 편안한 휴식을 즐기던 필자로서는 답답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다이빙을 못한지 1년 반이 되어가던 지난해 6월 하순 경, 지인들과 같이 속초로 다이빙을 갔다. 그러나 열악한 수중시야와 무척 차가운 수온 때문에 다이빙은 즐겁다기보다는 고통에 가까웠고, 따뜻한 태평양 바다가 더 그리워질 뿐이었다. 다행히도 최근 뉴스를 보면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는 듯한 기사가 많이 보이는데, 빠른 시간내에 코로나가 종식되어서 예전과 같이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따뜻하고 맑은 바다에서의 다이빙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지난 2019년 1월에 연재를 종료했던 ‘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한다. 2019년 한해의 다이빙 기록과 앞으로 하늘길이 열리면 하게 될 다이빙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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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실습을 모두 마치고 만족한 표정을 짓는 두 선배

 

[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소정의 교육과정을 모두 마친 성취감이랄까? 수면 위로 올라온 선배들의 얼굴 표정은 피로한 기색은 있으나 매우 밝았다. 잠시 후 방카 보트 위로 피교육생들이 모두 올라왔다. 어제는 무척 피곤하고 힘든 표정들인데, 오늘은 모두들 피곤하지만 뿌듯한 표정들이다.

 

리조트로 돌아오는 보트 위는 엔진소리와 피교육생들의 유쾌한 해양 실습 경험담 소리가 뒤섞였다. 시끄러웠지만 즐거운 분위기다. 리조트로 돌아와서 간단하게 샤워하고 숙소로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두 선배가 같이 교육받은 젊은 피교육생들과 뭔가 얘기를 주고 받더니 필자에게 다가온다. “교육 동기들과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으니 같이 가자.” 필자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시지요!”

 

이렇게 해서 그날 교육을 수료하고 ‘다이버 자격증’을 받은 피교육생 전원은 리조트에서 안내해준 세부 시내의 식당으로 향했다. 중국 음식점으로 기억하는데, 우수한(?) 성적으로 교육을 마친 고교 선배가 저녁을 사겠다고 했다. 모두들 박수를 쳤다.

 

모두들 하루종일 교육 받느라 피곤했겠지만 식당에 도착하자 피곤하던 얼굴들이 갑자기 반짝거리면서 시끌벅적해졌다. 피교육생중에 가장 연장자인 육군 선배가 먼저 건배 제의를 했다. 그런데, 건배사가 길어진다. 필자는 속으로 ‘선배님! 여기는 부대가 아닙니다. 건배사가 길면 훈시가 되고, 그러면 젊은 사람들이 싫어해요...’ 이런 생각을 하며 몇 번이나 그 선배에게 눈치를 주었다. 그러나 예비역 육군 장군인 그 선배님! 30여 년간 갈고 닦은 ‘내공’이 어디 가겠는가! 갑자기 회식 장소가 훈시 장소가 되었다. ^^

 

고교 선배가 “이제 훈시 그만하시고 술 한잔 하시지요”라고 하자 그제서야 ‘훈시’를 멈추고 ‘다이버를 위하여!!!’를 외친다. 음식과 함께 술이 들어가면서 교육받으며 경험한 각자의 ‘무용담’이 펼쳐진다. 이틀 교육받고 무용담이라. 필자는 속으로 웃었다. 하긴 나도 바다 실습 마치고는 그랬지(그러나 필자가 교육 받았던 2000년대 초의 Open Water 교육과정은 수영장 교육과 이론 교육을 주 2회 정도씩 3~4주 동안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바다 실습은 제주도에서 1박 2일 동안 다이빙 4회를 한 후에 자격증을 받았다. 필자의 경우는 2일간의 단기 속성 과정이 아니었음을 밝힌다. ^^).

 

간단하게 끝날 줄 알았던 저녁 식사 자리가 술 한잔하면서 길어지기 시작했다. 필자는 선배들에게 “내일 다이빙이 남아 있으니 이정도로 마치시지요.” 했다. 그때가 대략 21:00 경. 그러나 선배를 비롯한 일행은 계속 진행이다. 그러다가 장소를 옮겨서 술 한잔 더 하다가 24:00가 다 되어서야 겨우 끝이 났다. 다른 사람들은 30대의 젊은이들이니 피로회복이 빠르겠지만 선배들은 내일 아침에 많이 힘들텐데라고 생각하면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 필자는 일찍 일어나서 선배들에게 아침식사 하러 가자고 전화를 했다. 역시나 두 선배 모두 힘든 목소리다. 그러기에 술을 적당히 드시라니까... 아침 식사를 대충 마친 두 선배와 같이 리조트로 향했다. 호텔에서 리조트까지 가는 차량에서 두 선배는 말이 없다. 아마도 숙취 때문에 눈을 감고 명상 중이겠지?

 

이날은 세부에서의 다이빙 마지막 날이다. 야간 늦게 서울행 비행기를 타야해서 이날은 오전 다이빙 2회(나이트록스 다이빙)만 했다. 필자로서는 아쉬웠다. 오랜만에 세부에 왔으면 4~5일은 다이빙을 해야 여유있는 마음으로 바다속을 즐길 수 있는데, 3일 일정은 아무래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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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가 된 선배들과 입수 전에 기념촬영

 

이날 다이빙은 첫날 갔던 세부 동쪽의 ‘힐룽뚱안’으로 갔다. 야간에 비행기를 타야 하므로 안전 목적상 비교적 낮은 수심(평균 수심 7m)에서 다이빙을 했다. 수온은 평균 28도, 수중시정은 대체로 양호했다.

 

한편, 두 선배의 오늘 다이빙은 자격증을 갖춘 ‘Open Water Diver’로서 하는 첫 다이빙이다. 두 선배는 이틀간의 바쁜 교육 일정을 소화하고 이제 정식 다이버로서 다이빙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필자 입장에서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두 선배와 같이 다이빙을 하게 되었는데, 바다속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스쿠버 다이빙’이라는 흔치 않은 취미를 공유하는 것에 큰 유대감을 느꼈다.

 

필자는 정식 다이버가 된 두 선배들과 같이 보트 위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먼저 바다로 뛰어들었다. 먼저 바다로 들어간 필자는 선배들의 입수 장면을 촬영한 후에 하강하여 바닥에 자리잡고 선배들을 기다렸다. 고교 선배는 이미 능숙한 자세로 내려오고 있었고, 육군 선배도 비교적 여유있는 모습으로 하강하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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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 여단장, 前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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