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2] (9) 필리핀 세부 ③, 오랜만의 세부 바다 속에서 '황제 다이빙'
최환종 칼럼니스트 입력 : 2022.08.29 17:18 ㅣ 수정 : 2022.08.29 17:34
작지만 화려한 피사체인 쏠베감팽과 갯민숭달팽이 만나 측면 촬영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해외여행이 제한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분기에 한번 정도 따뜻한 해외 바다를 찾아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며 편안한 휴식을 즐기던 필자로서는 답답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다이빙을 못한지 1년 반이 되어가던 지난해 6월 하순 경, 지인들과 같이 속초로 다이빙을 갔다. 그러나 열악한 수중시야와 무척 차가운 수온 때문에 다이빙은 즐겁다기보다는 고통에 가까웠고, 따뜻한 태평양 바다가 더 그리워질 뿐이었다. 다행히도 최근 뉴스를 보면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는 듯한 기사가 많이 보이는데, 빠른 시간내에 코로나가 종식되어서 예전과 같이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따뜻하고 맑은 바다에서의 다이빙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지난 2019년 1월에 연재를 종료했던 ‘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한다. 2019년 한해의 다이빙 기록과 앞으로 하늘길이 열리면 하게 될 다이빙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압력평형이 이루어지고 난 후,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처음 발견한 수중생물은 Lion fish(쏠베감팽). 화려한 촉수와 느린 동작 때문에 필자가 피사체로 좋아하는 녀석인데, 아쉽게도 이날은 이 녀석이 제한된 각도로만 유영하고 있어서 전체적인 모습을 촬영할 수 없었다.
이어서 운 좋게 발견한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흰색의 갯민숭달팽이였다. 그러나 이날은 쏠베감팽, 갯민숭달팽이 모두 촬영위치가 측면으로만 촬영할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작지만 화려하고 깨끗한, 다양한 형태와 색상의 갯민숭달팽이도 필자가 좋아하는 피사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피사체를 아래쪽으로 내려가자마자 연달아 볼 수 있었던 것은 기분좋은 일이었다. 이날의 수온은 27~28도. 따뜻한 세부의 바다 속에서 12월 중순의 추운 서울 날씨는 금방 잊었다. 아름다운 수중에서 노닐다보니 어느덧 공기탱크의 잔압이 50바에 다가갔다. 안전정지를 하고 수면위로 올라갔는데, 파도가 심해서 방카 보트 위로 올라가는 것이 조금 어려웠다.
그러나 필리핀 강사들이 BCD, 오리발 등의 다이빙 장비를 모두 해체해서 보트 위로 미리 올려 줬기에 그나마 수월하게 보트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필리핀에서의 다이빙을 '황제 다이빙'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필리핀 스텝들이 다이빙을 나가기 전에 모든 장비를 방카 보트로 가져다 주는 것은 물론, 배 위에서 장비를 결합해 놓기 때문에 다이버는 다이빙 직전에 장비를 착용하고 물에 뛰어들기만 하면 된다.
장비 착용도 필리핀 스텝들이 도와준다. 반대로 다이빙을 마치고 수면에서 보트 위로 올라갈 때에도 보트 주변 수면에서 필리핀 스텝들이 다이빙 장비를 모두 해체해 주고 그 장비를 배 위로 올려 주기 때문에 다이버는 잠수복 차림으로 보트 위로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모든 것을 다이버 본인이 직접 해야하는 국내 다이빙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약 50분 정도의 수면 휴식 시간 후에 두 번째 다이빙을 했다. 그 사이에 파도는 많이 잠잠해졌다. 첫 번째 다이빙에서 수중환경에 다시 적응하고 카메라 다루는 것도 익숙해졌으므로 두 번째 다이빙은 매우 능숙한 동작으로 유영 및 수중촬영 등을 할 수 있었고, 필리핀 강사의 안내에 따라 다양한 각종 수중생물을 관찰하며 유영을 하였다.
보통 리조트에서 다이빙을 하러 나가면 2회 다이빙 후에 점심 식사와 수면휴식을 하고 1회 더 다이빙을 한 후에 리조트로 복귀하는데, 이날은 2회 다이빙 후에 그 지역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리조트로 돌아왔다. 그것으로 첫날 다이빙은 종료되었다. (다음에 계속)
◀ 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 여단장, 前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