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긴장해'...풀무원, '녹크'로 라스트마일 배송 시장에 도전장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냉장 전동카트=hy(옛 한국야쿠르트)' 라는 공식이 깨졌다. 풀무원이 지난 2일 냉장 전동카트 ‘녹크(Knock)’를 도입해 hy와 경쟁구도를 갖췄기 때문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녹즙과 유산균, 소포장 신선식품 등을 배송·판매하기 위해 전동카트 43대를 도입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풀무원은 올해까지 100대, 오는 2025년까지 500대로 점차 전동카트 수를 늘려 전국 400여개 풀무원녹즙 가맹점에서 녹크를 활용할 계획이다.
■ 풀무원, 제품 신속 배달 위한 전용카트 '녹크' 선보여
녹크는 화석연료가 아닌 전기 에너지로 운영돼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녹크의 도입은 신속하게 배달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모닝스텝(녹즙 배달원)의 근무환경도 개선했다.
일명 '녹즙 아줌마'로 알려진 모닝스텝은 주택가나 사무실 등에 제품을 배달하기 위해 경량 아이스박스 같은 손가방에 녹즙을 넣어 배송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녹크의 도입으로 모닝스텝은 전동카트 하단 반팔에 올라 타 간편한 조작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배달 업무를 빠르게 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풀무원 관계자는 “녹크 도입으로 일일배송 외에 현장판매를 통해 녹즙을 배달해온 모닝스텝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이에 따른 수익성 향상도 기대된다”고 풀이했다.
■ hy, 냉장 전동카트 업그레이드와 신제품 도입으로 맞서
그동안 냉장 전동카트는 hy를 상징하는 트레이트 마크(trademark)였다. hy는 2014년 세계 최초 탑승형 냉장 전동카트 ‘코코(CoCo)’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코코는 전기로 구동해 배출가스와 매연이 없고 소음이 적은 대표적인 친환경 배송수단이다. 냉장 온도는 5℃를 유지해 스티로폼 박스 등 부자재도 필요하지 않다.
코코는 제품 신선도를 높이고 콜드브루·밀키트·샐러드 등 hy가 신규사업에 뛰어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에 따라 프레시매니저(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는 hy 제품을 배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hy 온라인 몰 ‘프레딧’에서 주문한 제품을 배달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프레딧은 hy 제품만 배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업체 생활용품, 화장품 등도 판매한다.
그 결과 hy가 판매하는 제품 카테고리가 더욱 다양해지고 프레시매니저 매출도 증가했다. 이는 자체 유통망을 형성한 결과다. hy는 기존 대비 20% 커진 냉장 적재공간과 열선 손잡이, 추돌방지 센서, 조향보조 장치, 전자식 잠금장치 등 다양한 옵션을 추가해 3세대로 업데이트했다. 이에 힘입어 hy는 2026년까지 기존 전용카드 1만여대를 신형 모델로 전량 교체할 계획이다.
정명수 hy 구매팀장은 “세계 최초 탑승형 전동카트 ‘코코’는 고객 만족을 위한 장기적 투자의 결실이며 hy의 귀중한 자산”이라며 “보급 속도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라고 말했다.
■ 풀무원, hy 성공모델 벤치마칭 할 듯
일각에서는 풀무원이 hy가 나아간 발자국을 따라갈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hy가 코코를 활용했던 것처럼 풀무원도 녹크로 일일 배송은 물론 지역 거점에서 고객과 소통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이동식 스토어’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녹크를 통해 상품과 고객의 마지막 배송 접점을 뜻하는 ‘라스트마일 배송(Last Mile Delivery)’을 강화한다는 얘기다. 특히 풀무원은 전동카트 ‘녹크(Knock)’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 구성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에 따라 풀무원은 녹크에 녹즙, 유산균 음료, 융복합 건강기능식품과 풀무원식품, 풀무원푸드머스 등 풀무원 전 계열사의 소포장 식품을 담았다.
박성후 풀무원녹즙 대표는 “녹크 도입은 녹즙의 저변 확대는 물론 풀무원 전사 소용량 신선 제품의 라스트마일을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풀무원녹즙은 혁신 제품개발은 물론 지속적인 배송 혁신으로 고객 접점 확대와 고객 만족을 실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