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포스코·현대제철, 박람회서 첨단 미래기술 뽐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초대형 '지역 간 항공 모빌리티(RAM·Regional Air Mobility)'부터 미래 기술로 일컬어지는 수소환원제철 등 첨단 수소 제품·기술이 국내 최대 수소 박람회 ‘H2 MEET(수소와의 만남)’에서 위용을 자랑했다.
올해 3회째를 맞이한 수소 박람회는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킨텍스가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가 후원했으며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두산그룹 등이 참가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간 경기도 고양시 종합전시장 '킨텍스'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16개국 240개 기업 및 기관이 참가하고 관람객이 총 3만명 이상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수소 행사에서 12개국 154개사가 참여하고 관람객 2만7446명이 방문한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게다가 이번 행사는 지난 1, 2회 행사에 비해 구체적인 수소 활용방안이 언급됐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 현대차그룹 RAM, 관람객 압도
기자가 1일 박람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관람객을 반겨준 곳은 현대차그룹 부스였다.
부스 입구에는 수소 전기트럭, 수소 전기버스 등 비교적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수소 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그런데 기자가 부스 중앙으로 진입하자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초대형 RAM이 관람객을 압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 제품은 통상적인 드론(무인항공기)이 아니라 보다 진화된 RAM”이라고 설명했다.
RAM은 전장(길이) 3.14m, 전폭(너비) 1.5m 전고(높이) 1.6m로 제작됐다. RAM에는 30kW 수소 연료전지가 탑재됐으며 최대 시속 20km 속도로 이동이 가능하고 최대 13t까지 적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부스 관계자는 “기존 세간에 알려진 드론은 물건을 이송하는데 그 활용도가 그쳤지만 RAM은 승객까지 탑승해 주요 도시, 지역 간을 이동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 포스코·현대제철, 수소 기반 제철 시스템 ‘수소환원제철’, ‘하이큐브’ 전시
포스코그룹은 이번 박람회에서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포스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 6개 그룹사가 참여해 수소사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관람객 시선을 사로잡은 전시물은 단연 수소를 활용해 철을 만드는 수소환원제철(하이렉스·HyREX) 모형이다.
이 모형은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 등 6개국에서 진행 중인 포스코그룹의 수소생산 프로젝트 현황을 한 눈에 보여준다. 주로 수소생산 과정과 생산설비 등을 영상과 함께 생동감 있게 소개한다.
또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친환경 철을 만드는 수소환원제철 원리와 이를 통해 구현되는 가상 제철소를 모형과 영상을 통해 알리는 점이 특징이다.
포스코그룹 부스 관계자는 “현재 운용되고 있는 고로(용광로) 수명 및 수소환원제철 기술 발전 등을 고려해 2050년까지 점진적으로 수소환원제철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 및 고로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한 탄소중립 프로젝트 '하이큐브(Hy-cube)' 모형을 선보였다.
하이큐브는 수소 기반 공정 융합형 철강 생산체제를 뜻한다. 현대제철은 이를 활용해 일반 범용 철강재부터 자동차용 고급 제품까지 모든 철강 제품의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탄소중립 실현을 달성하려면 고철(스크랩)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기존 전기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스크랩을 녹인 후 불순물을 제거하고 특정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까지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전기로(Hy-Arc)’가 필요한 셈이다.
현대제철은 장기적으로 ‘새로운 개념의 전기로’에 스크랩과 쇳물, 직접환원철(DRI) 시스템 등을 접목시켜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철강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 두산그룹 및 조선업 관련 기관·업체, 수소 특화 제품 선봬
두산그룹은 그룹내 수소 사업을 전담하는 두산퓨얼셀과 (주)두산 퓨얼셀파워BU가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부스 중앙에 전시된 두산퓨얼셀 트라이젠(Tri-Gen)은 △'수소'차 충전 △'전기'차 충전 △공업용 열원으로 사용되는 '열' 공급 등 3가지 에너지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제품이다. 트라이젠은 지난해 개최된 수소 박람회에서 ‘수소 충전인프라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경기도 화성시 한국가스공사 부지에서 실증을 하고 있으며 올해 3분기, 실증을 마무리 한 후 본격적인 수주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선박해양플랜트 원천기술 개발을 맡고 있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는 ‘400kg 316L/316HN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를 내세우며 수소에 특화된 제품을 선뵀다.
KRISO는 포스코그룹, 한국조선해양, 하이리움산업 등과 함께 연료탱크를 공동개발 했으며 올해 1월 한국선급(KR)으로부터 기본승인(AIP) 인증을 획득했다.
AIP는 개념 및 기본설계에 대한 안정성과 성능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단계를 뜻한다.
개발된 연료탱크에는 특수 방파판(배에 밀려드는 큰 물결을 막기 위해 설치된 판)이 적용돼 선박운항에 따른 거친 움직임으로 액화수소가 상변화(기화, 응결 등 성질 변화) 돼 성능이 떨어질 수 있는 문제를 방지했다. 또한 열 비산(열 흩어짐) 기능을 갖춘 신개념 지지구조물과 증기 냉각 차단막 적용으로 단열 성능을 향상했다.
조선기자재 업체이자 친환경 설비 업체 파나시아의 암모니아(NH3) 수소추출기도 눈길을 끌었다.
암모니아는 수소를 저장하고 이동시키는 운반체 역할을 한다. 암모니아를 수소 운반체로 활용하면 수소에 비해 단위 부피당 2배 수준 저장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즉, 해외에서 대량의 암모니아를 수입한 후 파나시아 암모니아 수소추출기를 사용하면 보다 효율적인 수소 이용이 가능해진다.
또한 파나시아는 지난 7월 말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기술검토서를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파나시아는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등록된 수소추출기 기업 8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기술검토서 승인과 수소용품 제조허가를 모두 취득한 기업이 됐다.
이 같은 역량을 기반으로 파나시아는 수소기술 생태계 조성에 앞장 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