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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상장사 ESG 평가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환경경영' 박차 ...지배구조 등급 하락 대응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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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9.01 00:15 ㅣ 수정 : 2022.09.01 00:15

KCGS, ESG 등급위원회 개최...7개사 조정, 950개사 중 A등급 19%
한국투자증권, 지배구조(G) 부문서 등급 하향... ‘팝펀딩 제재’가 발목
한국금융지주, 등급 낮은 ‘환경’ 부문 중점 둔 'ESG위원회' 신설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국내 900여개 상장회사들의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3가지 부문에 대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ESG 평가 및 등급을 연 4회 발표하고 있다. ESG등급은 재무적 가치를 넘어선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하는 대표적 경영 지수로 자리잡고 있다. KCGS의 등급을 기초로 국내 주요기업들의 ESG 경영 실태를 취재·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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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편집=뉴스투데이 김영주]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한국금융지주는 업계내 높은 지위에 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수준이 낮게 평가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올해 3분기 ESG 등급 조정대상기업에 포함됐다.  ‘G(지배구조)’ 등급이 B+에서 B로 한 등급 하향조정되면서 관리 체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KCGS가 평가한 한국금융지주의 ESG 등급은 종합 B+이다. 세부적으로는 환경 C, 사회 A, 지배구조 B+이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상장사가 아니어서 재무리스크 관리에 필수적인 지배구조만 봤다. 미래에셋증권의 종합등급 A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고, NH투자증권·삼성증권 B+와는 동일한 평가 결과이다.  

 

■ KCGS, ESG 등급위원회 개최...7개사 등급 조정, 950개사 중 A등급 19%

 

KCGS는 지난달 12일 한국투자증권의 지배구조(G) 등급을 기존 ‘B+’에서 ‘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번 등급 조정으로 지난 2년간 유지해왔던 지배구조 등급이 낮아졌다. 

 

KCGS는 ESG 등급위원회를 개최해 한국투자증권뿐 아니라 총 7개사의 ESG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올 2분기(4월) ESG 등급 조정 이후 지난 4월~6월간 확인된 ESG 위험을 반영해 평가 대상 기업에 대한 3분기 등급 조정을 실시했다. 

 

3분기 등급 조정 결과 실제 위험이 발생해 등급이 하향된 기업은 총 7개사다. 세부적으로 환경경영인 ‘E’ 1개사, 사회책임경영인 ‘S’ 3개사, 지배구조인 ‘G’ 3개사다. 

 

KCGS는 ESG 등급의 시의성 제고를 위해 2020년부터 ESG 등급 조정 빈도를 반기 1회에서 분기 1회로 확대했다. 다음 등급 조정은 오는 10월로 예정됐다. 

 

KCGS는 ESG 평가대상인 총 950개사(유가증권 765사, 코스닥 185사) 중 A등급을 받은 곳은 19%다. A등급은 ESG 전 분야에서 우수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KCGS는 높은 투명성과 전문성을 토대로 2003년부터 기업지배구조 평가를 했으며, 2011년부터는 사회책임과 환경경영이 포함된 ESG 평가를 통해 매년 국내 상장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모형은 OECD 기업지배구조 원칙, ISO26000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할 뿐 아니라 국내 법제 및 경영환경을 충실히 반영하여 개발된 독자적 평가모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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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금융지주 ESG경영 평가표. [자료=한국기업지배구조원, 표=뉴스투데이]

 

■ 한국투자증권, ‘팝펀딩 제재’ 에 발목 잡혀 G등급 조정돼 

 

한국투자증권의 지배구조분야 등급이 기존 B+등급에서 B등급이 낮아진 데는 불완전판매로 인한 금융감독원 제재가 등급 조정에 쟁점 사항으로 작용했다. 

 

KCGS 측은 이번 등급 조정 이유로 “펀드 불완전 판매로 인한 금융소비자 피해와 내부통제 미흡이었다”며 “당시 원리금 회수가 어려운 팝펀딩의 위험성을 파악하는 실사를 거쳤음에도, 소비자들에게 위험성이 고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KCGS는 실사가 내부통제로 연결되지 않은 한국투자증권의 지배구조 문제를 핵심으로 봤다. 당시 펀드의 위험성을 알고도 고지하지 않은 내부 지배구조 문제가 등급 조정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회사의 ESG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금융소비자 보호 실천에 방점을 찍어왔다. 따라서 하반기 이후 내부통제 강화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펀드 판매 시 적합성 원칙 위반 △설명 확인 의무 위반 △부당권유 금지 위반 사례 등을 적발해 기관주의 제재와 과태료 29억2000만원을 부과했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투자자들에게 ‘팝펀딩’ 연계 펀드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불완전판매 논란과 관련된 조치이다. 팝펀딩 펀드는 홈쇼핑에 납품하는 판매 상품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판매가 완료되는 대로 원리금을 수취하는 구조다.

 

하지만 이후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하며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자, 금융당국은 팝펀딩 펀드 판매사 중 한 곳인 한국투자증권의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제재를 내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 정일문 사장이 직접 나서 팝펀딩 등 부실 사모펀드에 대해 ‘전액보상’을 선언하는 등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개선에 적극 나섰다. 그런데도 한국투자증권의 지배구조 등급은 지난 2년간 유지해왔던 B+에서 B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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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올해 3분기 지배구조분야 등급 하향 조정. [자료=한국기업지배구조원, 표=뉴스투데이]

 

■ ESG위원회 신설,  취약한 E 부문 개선 노력에 역점  

 

한국금융지주는 특히 낮은 등급을 받은 환경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경영 전략을 내세웠다. 지주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을 석탄 관련 추가 투자 중단을 선언과 함께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5월 이사회를 열고 ESG위원회 설립을 의결했다. ESG위원회는 ESG 경영의 기본 전략 및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 내역을 관리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새롭게 출범한 ‘ESG위원회’를 통해 △친환경 기업투자 △ESG 채권 인수·상품출시 △동반성장·상생가치 실현 △포용적 금융·사회공헌 확대 △지배구조 우수기업 상품개발 투자 등을 중점 사안으로 뒀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은 비재무적 요소인 사회와 환경 관련 이슈에서도 앞장선다. 지난해 8월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석탄 관련 투자 중단을 선언하면서 금융권의 ‘탈 석탄’ 흐름을 이끌었다.  올해 4월부터는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조성자로 선정돼 탄소배출권 관련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신재생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위한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 중이다.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풍력발전단지 4곳의 지분 49.9%를 인수했다.

 

올해 8월에는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가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와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 및 수소전문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회원사의 수소 산업 확대를 위해 금융 주선과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정일문 한투증권 사장, 첫 'ESG 채권' 발행 성공...임직원 참여하는 다양한 환경활동 눈길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ESG경영체계를 강화해 한국투자금융그룹의 ESG경영 기조를 뒷받침하는 데 힘을 쏟고 있으며, 한국투자금융지주는 ESG경영을 강화하고 그룹 전체로 확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 첫 ESG회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당초 목표액은 1000억원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3800억원이 몰렸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500억원 증액한 총 15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조달된 자금은 영국·일본 태양광 발전 사업, 독일·핀란드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또 9월 말일까지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환경 보호 캠페인 ‘지역 生각, 환경 生각’을 진행한다. 이 캠페인은 대한상공회의소가 발족한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가 선정한 환경보호 실천 과제에 동참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ERT는 참가사 임직원들의 일상 속 환경보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휴가지에서 환경보호 활동하기, 제로웨이스트 데이(Zero Waste Day)’를 제시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 임직원은 캠페인을 통해 △쓰레기 줍기 △차량 렌트 시 전기차 이용하기 △텀블러·에코백을 비롯한 다회용기 사용하기 등 일상 속 실천 가능한 환경보호 활동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또 ESG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아동복지시설인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신망원’에 ‘한국투자 꿈 도서관 1호’를 개관하고 도서 1000권을 기증했다.

 

한국투자 꿈 도서관은 한국투자증권 임직원과 회사가 공동으로 조성하는 사회공헌 기금 ‘매칭그랜트’를 활용하여 취약계층 어린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독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역 아동복지시설의 도서관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아울러 한국투자증권은 '굿사이클링’ 캠페인에 동참해 임직원들이 모은 물품 약 2700점을 ‘굿윌스토어’에 기증했다. 굿사이클링은 자원 재순환을 통한 일상 속 환경보호 캠페인이다.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기증하면 장애인들의 일터인 굿윌스토어에서 이를 제품화해 판매하고 판매 수익금은 전액 장애인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활용된다.

 

정일문 사장은 "세상의 가치 기준이 바뀌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한국투자증권은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기업경영 실천과 함께 대한민국 자본시장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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