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상장사 ESG 평가] 1년만에 ‘B→A’ 우리금융…하반기 은행 악재 대응 변수
2021년 KCGS 등 국내외 기관서 평가 상향 조정
각 분야서 A 등급, ‘ESG 경영 선포’ 성과 확인
‘내부통제 이슈’ 주력 은행 등급 하락 악재
“영향 최소화 위해, 그룹사 전체 ESG 강화 노력”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국내 900여개 상장회사들의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3가지 부문에 대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ESG 평가 및 등급을 연 4회 발표하고 있다. ESG등급은 재무적 가치를 넘어선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 경영 지수로 자리잡고 있다. KCGS의 등급을 기초로 국내 주요기업들의 ESG 경영 실태를 취재·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국내 금융지주들이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면서 상향 평준화된 평가를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금융지주(이하 우리금융)의 약진이 눈길을 끈다. 다만 올해 불거진 핵심 자회사 우리은행의 횡령 등에 따른 등급 하락 악재로 위기를 맞이해 대응 전략에 따라 올해 ESG 성적표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KCGS의 ESG등급은 높은 순으로 ‘S, A+, A, B+, B, C, D’ 등 7단계로 분류된다. 이 평가 결과는 KRX 사회책임투자지수(SRI) 종목 구성에 활용되기도 한다. KCGS 분석결과 우리금융은 2020년 기준 E, S, G를 비롯해 종합평가까지 모두 B+ 등급에 그쳤다. 하지만 다음해인 2021년에는 A+(E), A+(S), A(G), A(종합)로 평가되며 모든 분야의 등급이 상향됐다. KCGS는 우리금융이 조금씩 체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세부 부문별 점수뿐 아니라 종합평가에서도 1개 등급 이상씩 상향 조정했다.
KCGS 관계자는 “2020년도 대비 환경체계 구축 및 환경 경영 활동에 대한 내역과 성과 공개가 확대되고 공시수준 향상됐다”며 “또 주주권익 증진 노력, 사외이사 독립성 확보 노력 등이 반영돼 평가 등급이 고르게 상향됐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KCGS 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정보 제공기관인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가 실시하는 ESG 평가에서도 지난해 종합 ‘AA등급’을 획득했다. 이 또한 전년(BBB) 대비 2개 등급 상향된 결과로 국내 금융권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당시 지배구조 이사회 부문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점수를 받아 지배구조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 후발주자의 약진, 1년 만에 ‘최고등급’
우리금융은 다른 대형 금융지주에 비해 ESG 경영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후발주자로 꼽혀왔다. 하지만 단 한 해 만에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수준의 ESG 성과를 거둬냈다.
숙원이었던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금융은 지난해 ‘ESG경영’ 원년으로 선언하며 그룹차원의 ESG 경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룹사 CEO들을 위원으로 하는 ‘그룹ESG경영협의회’와 이사회 내 위원회인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며 그룹 거버넌스 구축하는 한편 금융을 통한 환경·사회적책임 이행을 위한 ESG금융원칙을 제정했다.
이후 그룹 ESG 비전과 중장기 추진전략을 공표하는 등 ESG경영 구체화에 속도를 냈다. 우리금융은 ‘금융을 통해 우리가 만드는 더 나은세상’이라는 비전 아래 오는 2050년까지 그룹 내부 및 자산포트폴리오 탄소배출 ‘Zero’(0) 달성과 2030년까지 ESG금융 100조원을 지급하겠다는 그룹 중장기 ESG 목표를 설정했다.
이와 함께 ‘친환경 경영 확대’,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경영 강화’라는 3대 전략과 ▲녹색금융 활성화 ▲기후변화 대응체계 구축 ▲환경경영 관리체계 강화 ▲사회적 금융확대 ▲금융소비자 권익증대 ▲인권 및 다양성 존중 문화 확립 ▲ESG금융 관리체계 강화 ▲투명한 ESG 정보공시 ▲ESG 거버넌스 고도화 등 9대 전략 과제로 구성된 그룹 ESG 전략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그룹사별로 ESG 목표를 부여하고 이행실적을 경영진 성과평가에 연동하는 체계를 마련하며 그룹차원의 ESG경영 실현에 나섰다.
우리금융은 전략 과제 이행을 위해 올해 3월부터 UNEP FI(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 순환경제 워킹그룹에 국내기업 중 유일하게 참여해 가이던스를 함께 개발하고,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국내기업 최초로 TNFD(자연기반 재무정보공개 협의체)에 참여했다.
WWF(세계자연기금)와 업무협약 체결한 이후 ‘업사이클링’, ‘지구촌 전등끄기’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친환경 경영활동을 벌였다.
또 우리금융은 올해 6월 우리은행 등 15개 전 그룹사가 200억원을 출연해 ‘우리금융미래재단’을 신설, 취약‧소외계층에 대한 자립 지원 등 공익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해 주주총회에서 ESG분야의 전문 여성 변호사인 송수영 사외이사를 선임, ESG경영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그룹 내 성별 다양성 확대 노력도 기울였다. 또 ESG금융 전담조직을 신설해 ESG 관련 금융지원도 확대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금융 ESG경영의 초석을 놓는 한 해 였다면 올해는 ESG경영을 한층 고도화하고, 경영전략과의 연계성을 강화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한 해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은행 내부통제 악재, ESG 강화로 영향 최소화
우리금융은 ESG경영에서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올해 최대 난관에 부딪혔다.
금융그룹 핵심 주력인 우리은행에서 올해 하반기 드러난 횡령사건으로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지면서 그룹 ESG 평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KCGS가 지난달 공개한 ‘2022년 3분기 ESG 등급 조정’ 결과 우리은행은 지배구조(G) 부문 평가가 B에서 C로 하향 조정됐다. 이유는 614억원에 달하는 ‘직원의 횡령’과 이에 따른 ‘내부통제 미흡’ 때문이었다.
우리금융은 은행에서 불거진 횡령 등 악재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직 내부 통제 강화에 적극 나서는 한편 ESG 경영 실천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손 회장은 올해 하반기 집중해야 할 과제로 복합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 그룹의 미래가 걸린 디지털 혁신과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 등을 첫손에 꼽았다. 우리은행은 명령휴가제 확대 등 제도 개선을 비롯해 임직원 윤리의식 제고 등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자회사 관련 이슈가 지주 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E, S, G 모든 면에서 그룹사 전체가 노력하고 있다”며 “은행 관련해서도 평가항목들에 대해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기존의 등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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