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직장분위기에 오히려 줄줄이 퇴사하는 신입 Z세대 증가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젊은 직원들의 이직률이 점점 오르고 있다. 심지어 사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받던 직원들이 돌연 관두는 경우도 많은데 퇴직 신호를 미리 알아차릴 수가 없다’
최근 일본 대기업에서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신입사원이나 3년차 이하 직원들의 퇴사가 줄을 이으면서 인사담당자들의 당혹감과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장시간 근무나 낮은 임금 등의 부당한 대우가 많은 블랙기업이라면 이해하겠지만 대부분의 취준생들이 입사를 꿈꾸는 대기업에서 유독 젊은 직원들이 사표를 많이 던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리크루트워크스 연구소는 작년 11월 대기업에 근무 중인 신입사원 2680명을 대상으로 근무상황에 대한 정량조사를 실시한 후 그 원인 중 하나로 ‘느슨해진 직장’을 꼽았다.
먼저 근무시간부터 살펴보면 2005년 일본 대기업들의 평균 근무시간은 주당 49.6시간을 기록한 뒤 2014년에 46.8시간, 2020년에는 44.4시간으로 차츰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고 같은 기간 잔업시간도 월 평균 45시간에서 20시간 정도로 대폭 감소했다.
근무시간뿐만 아니라 업무 부담감에 대한 질문에서도 양(업무량)과 질(업무난이도), 관계성(인간관계의 스트레스) 모두 이전보다 요새 신입사원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고 심지어 직장 상사나 선배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질책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답한 신입사원의 비율은 2005년 9.6%에서 최근에는 25.2%까지 급증했다.
그렇다면 그토록 원하던 대기업에서 월급은 똑같이 받으면서 짧게, 적게, 쉽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일하게 되었음에도 오히려 퇴직을 결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느슨한 직장이 오히려 직원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크루트워크스 연구소가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무려 75.8%의 신입사원들이 ‘현재 직장에 불안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48.9%는 ‘자신이 다른 회사나 부서에서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 느낀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2000년에 비해 오히려 소폭 상승한 결과였다.
특히 입사 전에 장기 인턴이나 창업같은 다양한 사회활동을 경험한 직원일수록 미래를 불안시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입사 전에 사회활동 경험이 전혀 없다고 답한 신입사원은 26.2%만이 불안하다고 응답했지만 사회경험이 많은 신입사원은 41.9%가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실제 퇴직률에서도 사회경험이 전혀 없다고 답한 신입사원은 11.7%만이 직장을 관두는데 비해 사회경험이 많은 신입사원은 25.4%로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로 청년고용촉진법이 2015년에 시행된 후에 일하는 방법의 개혁과 기업들의 인력난까지 가중되면서 근무환경 개선이 오히려 일부 부작용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고 ‘요즘 젊은 세대들의 경력중시 성향에 덩치가 큰 대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탓도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