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이 신성장 동력인 현대건설, 화력발전소 착공은 환경 리스크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한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 명성만큼 '안정성'과 '수익성'이 확보되는 지에 대한 실증적 검증 작업은 미흡하다. 이는 ESG경영에 대한 글로벌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점이다. ESG경영에 대한 실체적 평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례분석'이 축적돼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투데이가 그러한 평가 노력을 시작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현대건설(대표 윤영준 사장)은 국내 건설사 중 환경(E)부문을 중심으로 꾸준히 ESG경영을 강화해온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에서 2020년, 2021년 2년 연속으로 '건설·엔지니어링 부문' 전 세계 1위에 선정됐다. 동시에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2500대 기업 중 ESG경영 수준 상위 10%에게만 주어지는 DJSI World에 12년 연속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대건설의 ‘글로벌 그린 원 파이오니어’ 비전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2015년 대비 52.4% 감축한다는 장기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연평균 2.1%를 감축함으로써 2030년까지 2015년 대비 27.3% 감축할 예정이다.
이 같은 비전은 차질없이 실천돼왔다고 볼 수 있다. 국내외 현장 건설장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관리를 통해 절감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률은 2019년 대비 22.94%에 이른다.
■ 현대건설, 해상풍력 발전 신재생 에너지 시장 선점...2030년 시장점유율 25% 목표
특히 현대건설이 해상풍력 신재생 에너지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적극적인 사업모델 전환에 나선 것이 수익성 증대와 탄소배출량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 효과를 낳았다. 2030년까지 국내 해상풍력 발전 시장 점유율 25%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수주 계약을 연이어 성공시켰다. 전 세계적인 탈탄소 기조에 맞춰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IEA(Internatioanl Energy Agency,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전세계 에너지 사용량 중 신재생 에너지 사용 비율은 2030년부터 화석발전 비율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에는 신재생에너지 71%, 화석연료 17%, 탄소포집을 장착한 화석연료 8%의 에너지 사용비율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건설이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다수의 해상 기초구조물 시공 경험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EPC(설계·구매·시공 일괄) 점유율 1위 업체인 현대스틸산업을 100%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어 계열사 간 해상 풍력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 시켰다.
현대스틸산업이 해상하부 기초 구조물을 제작 납품하고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방법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3년간 서남해 해상풍력 60MW 실증단지 시공에 참여한 경쟁력을 토대로 지난달 제주 한림에 100MW급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수주 계약을 따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자체 개발 사업인 통영 욕지도(224MW) 해상풍력발전 사업 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현대건설은 대만 해상풍력 수주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원자력 기업인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SMR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저탄소 중심의 산업 인프라 조성을 강화하고 있다.
■ 지난해 12월 착공한 베트남 꽝짝1 석탄화력발전소, 환경리스크로 작용/정지훈 해외건설협회 연구원 "탈탄소 흐름에 맞춰 사업 모델 차별화해야"
그러나 건설사는 환경 부문 리스크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업군 중 하나다. 철강과 시멘트 등 건자재를 사용해 집과 빌딩을 짓는 과정에서 대량의 탄소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IEA에 따르면 건설 분야가 차지하는 글로벌 에너지 소비량은 36%에 달한다. 또 글로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7%(거주용 17%, 비거주용 10%, 건축자재 제조과정 10%)를 차지한다.
이 같은 구조는 건설사들에게 새로운 리스크이다. 전 세계 주요국들이 탈탄소를 위해 '탄소중립(NET-zero) 2050'과 같이 적극적인 탄소저감 목표를 설정함에 따라 건설사가 석탄화력발전사업을 진행하는 등 환경 부문 리스크를 안고 있을 경우 수주 계약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지훈 해외건설협회 연구원은 15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현재 건설 분야 해외 시장은 석탄 발전의 리스크를 뚜렷히 인식함에 따라 탈석탄 트렌드를 가속화하고 있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며 "ESG관련 규제 또한 점차 많아지고 있고 있기 때문에 해외 투자기관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친환경 저탄소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또한 환경 부문 리스크로 투자 유치 위기에 직면한 바 있다.
현대건설이 참여한 베트남 중부 꽝빈성의 꽝짝1 석탄화력발전소가 지난해 12월 착공을 시작했다. 꽝짝1화력발전소는 총발전용량 1200MW 2개의 발전기로 구성돼 착공일로부터 42개월 뒤 상업운전을 시행할 예정이다.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는 석탄발전사업을 추진한 현대건설의 행보는 곧바로 투자 리스크에 직면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환경파괴를 이유로 현대건설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기 때문이다. 투자관찰기업으로 지정된 현대건설은 추후에도 여러 건설사업에서 수주를 따내는데 리스크를 안게 될 것으로 평가받았다.
정 연구원은 “최근 발주 공정이나 ESG관련 규제 정책들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며 “기업들은 이와 같은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사업 모델과 포트폴리오를 조금씩 변화시키면서 사업투자를 진행시키는 것이 살아남기 위한 방향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