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전세계적으로 하루 200만명에 가까운 확진자수를 쏟아내면서 기존 1~4차 유행과는 결이 다른 확산속도를 보여주고 있지만 치명률은 과거보다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일 코로나19 확진자수를 집계하는 전세계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오미크론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하루 확진자수는 지난해말 189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오미크론 유행전에 하루 확진자수는 50~60만명을 오갔고 가장 극심했던 3차 유행때도 가장 많았던 날이 지난해 8월29일 90만명이 최고치였는데, 지금은 이보다 2배 더 많은 확진자수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오미크론 유입 이후 작년말 하루 58만명에 달하는 역대급 확진자수가 쏟아졌고 이탈리아와 영국 등 다른 국가들도 역대 가장 많은 하루 확진자수를 기록하는 등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어서 유입된 지 한 달 만에 오미크론 누적 감염자가 1000명을 넘을 만큼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오미크론이 빠른 전파력에 비해 치명률은 다른 변이 바이러스보다는 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치명률을 나타내는 하루 사망자수는 작년말 4만6000명 수준으로 2차 유행이 정점이던 지난해 1월27일 17만5000명의 26.2%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오미크론은 ‘발은 빠르지만 펀치력은 약한’ 변이 바이러스로 인식되고 있다.
뉴욕증시가 지난해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를 비롯해 다우지수, 나스닥지수 등 3대 지수가 신기록을 양산하며 한 해를 마감한 것도 오미크론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예측에 힘입은 것이다.
오미크론이 지금처럼 계속 맹위를 떨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부에선 이달 중순에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란 예측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전염병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오미크론 정점이 당초 예측했던 1월말이 아니라, 1월 중순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오미크론에 대해 1월 말 정점설을 지적한 바 있었는데, 오미크론 변이 유행을 가장 먼저 겪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확산세가 잦아들고 있는 점을 들어 과학자들이 전망을 수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확산이 빨라지는 만큼 정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작년말 189만명을 기록한 전세계 하루 확진자수가 이달 9일께 일주일 평균 250만명을 기록하고, 이후에는 확진자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오미크론과 관련한 증시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하나는 오미크론 폭증으로 세계 각국이 다시 봉쇄에 돌입해 공급망 문제가 재발되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돼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다른 하나는 오미크론 사태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정될 경우 소비 중심의 미국 경제가 선순환되고 그 효과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 파급돼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다.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지금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지만 만약 정점이 앞당겨지고 이후에는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는다면 오히려 소비심리가 폭발하고 경기가 회복되는 최상의 시나리오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미크론이 진정되면 항공주와 여행주 등 리오프닝 관련주들이 가장 먼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에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진에어 등 항공주들은 오미크론이 한창이던 지난달 1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