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우크라이나 갈등, 韓 증시에도 불똥 튈까…천연가스 관련株 향방도 주목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28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국내 주식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울순 있겠으나, 시간이 지나가면서 점차 불확실해소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위기를 고조시키는 목적은 2008년 조지아 전쟁과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를 고려할 때 단순한 영토 확장이 아닌 동유럽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회복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종인 오미크론 사태에 가려졌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긴장감 고조가 유럽의 에너지 대란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관련주의 변동성이 커지자, 주가의 흐름에도 주시하고 있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지역 천연가스 재고 수준이 평년 대비 낮은 상황에서 가스 공급망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오히려 단기적인 측면에서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 등에 대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이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거래소의 천연가스 내년 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이날(28일) 메가와트시(㎿h)당 180유로(약 24만원)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악재에 영향으로 국내 천연가스 관련주로 꼽히는 대성에너지(117580)와 지에스이(053050)는 지난 27일 각각 7.69%와 8% 하락했고, SH에너지(002360)도 3.05% 떨어졌다.
특히 대성에너지는 지난 22일 전 거래일 대비 상한가인 1만200원에 종가를 형성한 뒤 3거래일 연속 급락했고, 지에스이 역시 같은 날 상한가를 기록한 뒤 3일 연속 4~7%대의 차익실현 매물이 빠져나왔다.
최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8일 연속 중단하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 상승 우려가 커졌다.
이러한 정치적 긴장감 등이 해소가 안 된다면 천연가스 관련주의 변동성 확대는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
유럽은 천연가스 소비량의 4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유럽을 향한 가스관 공급 중단은 유럽의 가스 가격을 22.7% 폭등시켰다.
야말~유럽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거쳐 독일까지 이어지는 주요 가스 수송로다.
러시아의 공급 제한으로 유럽 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공급 중단의 이유가 유럽 측의 주문 신청이 없어서며 정치적 목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러시아와 유럽 간 정치적 긴장이 격화된 건 지난 10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전역에 10만명이 넘는 병력과 군사 장비를 배치한 탓이다.
이를 두고 미국과 유럽 등에선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 우려와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러시아는 되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동쪽으로 확장하며 러시아 안보를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서 군사 일부(1만명 이상)를 철수시켰고, 나토가 러시아에 내년 1월 12일 회의 소집을 제안, 독일과 러시아 정부도 고위급 회담을 갖기로 합의 것 등의 이슈가 주가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해야 한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위기를 고조시키는 목적은 단순한 영토 확장이 아닌 동유럽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을 회복하는 것이다”며 “동유럽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인 양보를 받아낼 수 있다면 무리해서 분란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우크라이나 위기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에서 안잔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길 수도 있다.
이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면전으로 갈 경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돼 신흥국으로부터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며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커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자본 유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