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보상제 vs. 엘포인트 5배 적립…이마트·롯데마트, '가격전쟁 2R' 돌입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이마트가 14년 만에 쏘아 올린 ‘최저가보상제’에 롯데마트가 본격적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이마트가 책정한 500개 생필품 최저가격과 동일하게 롯데마트에서 가격을 맞추는 것은 물론 추가로 엘포인트(L.POINT) 5배 적립까지 내세웠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지난 2010년 ‘10원 더 싸게’라며 가격 경쟁이 일었다. 당시에는 소위 잘나가던 대형마트들이 조금 더 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면, 지금은 생존 위기에 몰려 ‘여기서 밀리면 끝’이라는 식으로 벌어지는 모양새다.
■ 롯데마트 “이마트 최저가와 가격 동일, 포인트는 5배 더!”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8일 생필품 500개 상품에 대해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를 시행키로 했다. 최저가격 비교 대상은 쿠팡, 롯데마트, 홈플러스로 명시했지만, 사실상 1건만 주문해도 무료배송 해주겠다고 밝힌 쿠팡을 정조준한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었다.
그러자 롯데마트는 이마트가 내놓은 생필품 500개 최저가를 동일하게 맞추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롯데마트 GO’ 애플리케이션(앱) 스캔 결제시 물품에 대해 엘포인트를 5배 적립해기로 했다.
다만 대형마트들의 가격 정책상 생필품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가격 비교에 대한 피로감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실시간 대응이 아닌 대형마트 행사 단위인 주 단위로 대응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롯데마트에서 500개 생필품을 동업계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포인트까지 추가로 적립 받을 수 있다”며 “고객들이 쇼핑할 때 매번 가격 비교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근 유통업계 가격 경쟁은 지난 2010년 대형마트 업계 가격 경쟁이 절정에 올랐던 시기를 연상케 한다.
2010년 1월 이마트는 12개 품목에 대해 가격 인하를 발표했고, 롯데마트는 당시 ‘경쟁사라도 10원이라도 더 싸게’라는 슬로건으로 ‘10원 전쟁’이 벌어졌다.
이러한 이유로 2014년 이마트에는 롯데마트 직원이 한 명 머무르고, 롯데마트에는 이마트 직원 한 명이 상주해 실시간으로 가격을 10원씩 낮추는 일도 있었다.
2015년 롯데마트는 창립 17주년을 맞아 대형마트 ‘10원 전쟁’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상품 공급에 초점을 맞추겠다 선언하며 가격 전쟁은 마무리됐다.
현재와 과거의 차이점이라면 당시 오프라인 대형마트를 위협할 막강한 채널이 없었고, 현재 대형마트는 대규모 점포정리를 해야 할 정도로 매출 하락세에 있다는 점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유통업계는 지금 가격 경쟁에서 물러나면 나가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 생각해 본격적으로 가격 전쟁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덕분에 소비자는 웃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업체 간 경쟁으로 과다출혈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