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쟁 ‘바이든 중재’로 극적 타결...합의금은 2조원
김보영 기자 입력 : 2021.04.11 14:54 ㅣ 수정 : 2021.04.12 10:24
SK이노베이션이 지불할 합의금은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 / 양사 11일 오후 긴급 이사회 개최해 최종 승인/SK이노베이션의 미국내 배터리 사업 차질없이 진행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중재 아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을 10일(미국 현지시간) 전격적으로 타결지었다. 양사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분쟁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인 11일을 하루 앞둔 시점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월 10일(현지시간) 나온 ITC의 최종 결정이 실행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주 배터리공장 증설이 차질을 빚는 등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전기차 공급망 구축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 물밑에서 양사에 합의를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의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측에 현재가치 기준 총액 2조원을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기로 했다. 합의금은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 등이다.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이날 각각 긴급이사회를 소집, 이 같은 합의사항을 승인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최태원 SK회장과 구광모 LG회장 지난 달 말 모임서 ‘화해 분위기’ 가닥?
이와 관련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중식당에서 지난달 대한상의 회장에서 퇴임한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과 함께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농단 재판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외한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은 이번 회동에서 SK와 LG간의 배터리분쟁에 대해서 거론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회장과 구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에서 퇴임한 박용만 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화해쪽으로 가닥을 잡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양사의 합의사실을 전하며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 공장 건설 등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계속 영위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ITC는 지난 2월 10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 최종 결정에서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침해를 인정하고 10년 간 수입금지 제재를 내렸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ITC가 결정한 SK이노베이션의 수입금지 조처가 무효화됨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배터리 사업은 차질없이 운영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