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무기] K-방산 기술집약체인 최신형 호위함 ‘충남함’…수출 고려한 톤수 조정 검토 필요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입력 : 2024.12.21 22:11 ㅣ 수정 : 2024.12.23 09:30

4면 고정형 위상배열레이더, 복합센서마스트, 수직발사체계 등 탑재로 다양한 유도탄 동시 운용
방산 전문가, “향후 호위함급 함정 개발 시 수출 고려해 대양작전 가능한 수준의 톤수 조정 필요”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18일 울산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부 본관에서 인계자인 조선소와 인수자인 해군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K-방산의 기술집약체인 해군의 첫 3600톤급(만재 배수량 4300톤) 최신형 호위함 ‘충남함’(FFG-828)의 인도식이 열렸다. 지난 2020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계약 후 4년 7개월 만으로 기존 납기 일정보다 조기에 해군에 인도됐다.

 

호위함은 최초 함대 호위를 임무로 하는 전투함을 의미했지만, 현재는 구축함이 함대 호위를 맡고 호위함은 연안 방어 및 순찰 임무를 주로 담당한다. 구축함보다 작고 초계함보다 큰 함정을 가리키는데, 통상 만재 배수량 2000톤에서 5000톤 사이의 함정에 호위함 명칭을 사용한다. 하지만 일본의 모가미급은 5500톤에 이르고, 미국의 컨스텔레이션급은 7200톤을 넘으며, 우리나라는 약 2000톤에서 4000톤 정도의 함정에 사용한다.

 

image
HD현대중공업이 18일 울산 특수선 사업부 본관에서 3600톤급 최신형 호위함 선도함인 ’충남함’의 인도식을 개최했다. [사진=HD현대중공업]

 

‘미니 이지스함’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충남함은 해군에서 현재 운용 중인 구형 호위함(FF)과 초계함(PCC)을 대체하기 위해 총 6척을 건조하는 ‘울산급 배치-Ⅲ 사업’의 첫 번째 함정이다. 해양 방위권역 내 책임 해역 감시와 방어, 해양 권익 보호와 해양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는 전투능력과 생존성이 향상된 최신예 함정으로 해역 함대의 주력함 또는 기동 부대 증원전력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울산급 배치-Ⅲ 사업은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담당한 HD현대중공업이 선도함인 충남함을 건조했다. 하지만, 2·3·4번함은 기술보다 가격 중심의 수주 경쟁에서 저가를 제안한 SK오션플랜트가 수주했으며, 5·6번함은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과 경쟁한 끝에 한화오션이 수주했다. 통상 선도함 건조 업체가 후속함도 다수 건조하나 이 사업에서는 한 척도 건조하지 못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충남함은 길이 129m, 폭 14.8m, 높이 38.9m 규모의 다목적 전투함으로 최대 30노트(약 55㎞/h)의 속력으로 운항할 수 있으며 5인치 함포, 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해궁), 함대함유도탄(해성), 전술함대지유도탄, 장거리 대잠어뢰(홍상어), 경어뢰(청상어) 등을 주요 무장으로 장착하고 있다. 또한, 한국형 수직발사체계를 탑재해 다양한 유도탄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다.

 

특히 함정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전투체계를 비롯해 주요 탐지 장비와 무장이 모두 국산화됐고, 국내 기술로 개발한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MFR)가 처음 장착됐다. 기존 인천급(배치-I)과 대구급(배치-II) 호위함은 회전형 탐지레이더와 추적레이더 2개를 별도로 장착·운용했지만, MFR은 이지스 구축함의 레이더와 같이 4면 고정형 위상배열레이더로 전방위 대공·대함 표적에 대한 탐지·추적 및 다수의 대공 표적에 동시 대응이 가능하다. 

 

또한, 마스트는 첨단과학기술을 집약한 복합센서마스트(ISM) 방식으로 적외선 탐지·추적 장비를 포함하고 있으며, 레이더와 각종 센서를 마스트 내부에 통합적으로 설치하면서 스텔스형 설계를 적용했다. 이와 함께 국내 개발한 선체 고정형 소나와 예인형 선배열 소나를 운용해 대잠전 역량을 강화했으며, 추진체계는 배치-Ⅱ인 대구급과 같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만들어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했다.  

 

image
충남함의 항해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충남함이라는 이름은 1964년 미국 해군으로부터 인수한 호위구축함(DE-821)과 국내 기술로 건조해 1985년 실전 배치됐다가 2017년 퇴역한 호위함(FF-953)에 2차례 명명돼 운용한 바 있으며, 2022년 11월 해군의 함명 제정위원회를 통해 울산급 Batch-III 선도함의 함명으로 제정됐다. 해군은 호위함 명칭을 특별·광역시와 도의 지명 중에서 선정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이 함정 건조에서 기술력이 뛰어나고 가격경쟁력도 있지만 최근 호주 호위함 사업 수주전에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모두 탈락했다.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과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가 최종 후보에 올랐는데, 호주 정부는 지난달 25일 공식 발표에서 한국업체가 제시한 호위함은 배수량과 항행 거리가 짧아 호주군의 작전환경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탈락 이유로 제시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우리는 배수량 3000톤급이지만, 일본은 5000톤급이고 독일도 한국보다 배수량이 큰 함정을 제안했다”면서 “기존 호위함의 설계를 변경해 배수량을 키우고 항속거리를 늘리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함정 건조비용에서 선체건조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미만이어서 비용부담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방산 전문가들은 “향후 호위함급 함정 개발 시 수출을 고려해 대양작전이 가능한 수준의 톤수 조정이 필요하다”며 “국내 함정 연구개발과 획득 또한 수출과 연계될 경우 비용이 아니라 투자비로 접근하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측면에서 충남함급 다음으로 진행되는 ‘울산급 배치-Ⅳ 사업’이 함정 톤수의 변화 없이 착수된 것이 너무 아쉽다는 얘기가 나온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