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전자·IT 10대 뉴스] AI 스마트폰·AI IPTV·자체 생성형 AI…인공지능이 지배한 한 해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 본격화
SKT·KT·LGU+, AI와 IPTV 시장 공략에 가속페달
SK하이닉스, AI 수요 따른 HBM 급증에 '즐거운 비명'
AI 허점 파고 든 사이버 보안 위협 대처방안 서둘러야
지스타, 부산을 대표하는 글로벌 문화축제로 발돋움
[뉴스투데이=임성지·전소영 기자] 재계는 지난해 경제침체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돼 숨통이 틜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고(高)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12월 끝자락에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녹록지 않은 여건 속에서 기업의 경영 시계는 쉼 없이 째깍째깍 움직였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질주하는 모습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재계, 특히 전자·IT(정보기술) 업계의 화두는 AI(인공지능)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최초로 AI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출시해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에 이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SK하이닉스는 10년간 공들여온 HBM(고(高)대역폭 메모리)이 AI 반도체의 필수 메모리로 떠오르며 수요 폭증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LGU+) 등 이동통신업계 3사는 AI 기술을 적용한 IPTV(인터넷TV) 업그레이드 버전을 잇따라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국내 IT(정보기술)기업들은 글로벌 AI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생성형 AI 개발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뉴스투데이>는 AI 외에 다양한 미래 기술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온 전자·IT 업계의 2024년 10대 뉴스를 간추렸다.
■ 삼성전자가 꽃피운 'AI 스마트폰' 시대…신(新)시장 선점에 성공
삼성전자는 올해 1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갤럭시 AI'를 탑재한 ‘갤럭시 S24 울트라’를 출시했다. 이는 세계 최초 첫 AI 스마트폰이다.
이 제품은 서버나 클라우드에 연결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내장된 칩으로 AI 연산을 처리하는 손 안에 '온디바이스(기기 내장) AI' 시대를 활짝 열었다. AI를 기반으로 한 '방향 순차 통화 통역 서비스 '실시간 통역', '챗 어시스트', 음성 녹음 앱의 '텍스트 변환' 등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혁신 기능이 등장해 모바일 기기를 통한 새로운 삶을 만끽할 수 있어 전 세계 관심을 모았다.
이후 경쟁업체 애플도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적용한 아이폰 16 시리즈를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삼성전자 등 기존 업체의 AI 기술과 차이가 없는 '빈 수레' 논란에 휩싸여 삼성전자 철옹성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AI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가 내년 1월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갤럭시 S시리즈는 AI 기능이 한 층 개선된 혁신 제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SKT·KT·LGU+, AI 선점 놓고 피 튀기는 경쟁
SKT는 글로벌 AI 컴퍼니로 가시적인 성과를 일궈내기 위해 지난 5일 '2025년 조직 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조직 개편 핵심은 ‘통신의 본원적 경쟁력’과 ‘AI 실행력’ 강화를 위한 7대 사업부 구축이다. 이는 올해 초 AI 피라미드 전략보다 한 차원 개선된 것으로 현실적인 사업 방안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컴퍼니'라는 어젠다를 토대로 IT(정보기술)와 CT(통신기술) 융합 조직체계 혁신을 단행했다. 구체적으로 IT와 CT 융합 기조에 맞는 사업을 이끌기 위해 기업사업(B2B) 조직을 하나로 통합했다.
이에 따라 B2B 사업을 총괄해 온 엔터프라이즈 부문에 AI분야 융합사업을 담당해온 전략·신사업 부문을 합쳤다.
이에 질세라 LGU+는 ㈜LG 경영전략부문장 출신 홍범식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해 수장 교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는 LGU+가 AI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해 ‘그로쓰 리딩 AX(AI 전환) 컴퍼니(Growth Leading AX Company)’로 빠르게 자리 잡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 이통 3사 '5조원대 국내 IPTV' 공략 '군침'
KT, LGU+,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주요 이동통신 업체는 올해 AI 기술을 탑재한 IPTV 업그레이드 버전을 잇따라 내놓으며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통신산업이 최근 정체된 모습을 보여 ‘탈(脫)통신’ 기조를 이어온 이들 통신업체가 새로운 먹거리로 기존 IPTV에 AI를 도입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경영전략에 따른 것이다.
KT는 지난 5일 IPTV 신규 서비스 ‘지니 TV 셋톱박스 4’를 정식 론칭했으며 LGU+는 ‘그로쓰 리딩 AX 컴퍼니· AI 전환으로 고객 성장을 이끄는 회사)’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AX 중심의 혁신을 일궈내고 있다. 또한 SKT는 유선 인터넷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지난 9월 NPU(신경처리장치) 칩을 탑재한 AI 셋톱박스 ‘AI 4 비전(Vision)’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 SK하이닉스, HBM 열풍에 '제2 슈퍼호황기' 맞아
올해는 SK하이닉스가 10년 넘게 뚝심으로 일궈낸 HBM 경쟁력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원년이다.
모든 산업군에 AI 열풍이 불면서 일반 메모리 반도체보다 속도가 빠르고 전력 효율이 높은 고성능 메모리 HBM 수요가 급증했다. 오래전부터 HBM 가능성을 알아보고 연구개발(R&D)에 주력해온 SK하이닉스는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했다. 이와 함께 성능이 대폭 개선되는 차세대 제품을 가장 빠르게 양산·공급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AI 반도체를 독점한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대표 협력사로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한때 곤두박질 쳤던 실적은 최근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으며 특히 3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등 '제2의 슈퍼호황기'를 맞았다. 업계는 AI 열풍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점쳐 SK하이닉스의 고공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 롯데이노베이트, '메타버스 빙하기' 맞서 온·오프라인 연계 '칼리버스' 선보여
3년간 베일에 싸였던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칼리버스’가 지난 8월 글로벌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메타버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중점을 둔 4가지 신(新)성장 테마 ‘뉴라이프 플랫폼’의 하나로 기대를 모으는 사업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성장한 메타버스는 엔데믹(풍토병화)에 진입하며 현재 국내에서 다소 침체된 모습이다. 그러나 롯데이노베이트는 쇼핑, 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 등을 극사실적인 비주얼과 독창적인 인터랙티브 기술을 앞세워 칼리버스를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과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칼리버스 핵심 전략은 온라인-오프라인을 연계한 ‘새로운 커머스 플랫폼’이다. 이에 따라 칼리버스가 온·오프라인 연계 기능을 최대한 활용한 서비스를 언제 도입하느 냐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보안 업계, 사이버 보안 중요성 커지면서 '밸류업' 절호의 기회
최근 사이버 위협이 날로 지능화·고도화하면서 사이버보안 기술 경쟁력 확보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이버보안을 12대 국가전략 기술 가운데 하나로 정하고 R&D 규모를 넓히고 있다. 사이버보안 예산도 2023년 1653억원에서 2024년 1904억원으로 늘어났으며 내년에는 2120억원이 될 전망이다.
정부의 사이버 보안 대응에 따라 그동안 저평가 됐던 국내 보안 기업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안 전문기업 가운데 밸류에이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은 SGA솔루션즈로 국내 대표 제로트러스트 풀스택(Full-Stack)을 갖췄다.
이스트시큐리티는 AI 및 LLM(대형언어모델) 보안 위협에 맞서 ‘알약 xLLM’을 개발 중이다. 또한 샌즈랩은 NDR(네트워크 탐지 및 대응) 솔루션 ‘MNX’으로 공공시장 공략에 나섰다.
■ LG디스플레이, 정철동 체제 1년 만에 흑자 기대감 '솔솔'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2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무려 6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의 늪에 빠져 정철동 대표를 '구원투수'로 수혈했다. 정철동 대표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LG이노텍을 진두지휘하며 회사 전성기를 이끌었다.
정 대표 체제가 1년이 된 LG디스플레이는 올해에도 연간 적자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올 한해는 내년에 본격적인 흑자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보여주듯 정 대표는 악화된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취임 직후 조(兆) 단위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시설자금, 운영자금, 채무상환자금 등에 활용했다. 이와 함께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생산 기지인 중국 광저우 공장 지분 양도 계약을 맺어 값싼 중국 제품에 밀린 LCD 사업도 서둘러 축소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경쟁력 강화와 재무 안정성 회복에 쓸 방침이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전년 대비 모든 분기에서 영업손실 적자폭을 대폭 개선해 내년에는 연간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 국내 IT기업, 자체 '생성형 AI' 구축 매진
국내 IT 기업은 올해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4개월 만에 새 버전 ‘엑사원 3.5’ 오픈소스를 공개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기업용 AI 에이전트 ‘챗엑사원’ 서비스를 정식 도입하고 있다. 챗엑사원은 사용자가 입력한 질문을 단계별로 분해해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A4용지 100쪽 분량의 긴 문서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향상됐다.
SKT, 네이버 등도 지난해부터 자체 생성형 AI 모델을 구축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SKT는 지난해 11월부터 LLM '에이닷엑스(A.X)'를 업무에 적용해 보도자료 초안 작성, 메일 회신 등에 활용한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지난해 8월 도입해 메일 초안 작성, 업무 메시지 요약, 사내 시스템 정보 검색 등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성능 개선 작업에 나섰다. 이처럼 국내 IT 기업의 자체 AI 개발 열풍은 글로벌 AI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이들 업체의 자체 AI 개발은 2025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 'AI 양면성'에 국내 보안 대책 마련 시급
AI가 사이버 보안의 핵심 아젠다로 급부상하면서 국내외 보안 기업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프루프포인트, 디지서트, 구글 클라우드, 팔로알토 네트웍스, 안랩, SK쉴더스 등 국내외 주요 사이버 보안 기업은 내년 사이버 보안 위협 전망 분석에 나섰다. 프루프포인트는 내년부터 공격자가 AI 자체를 타깃으로 삼은 공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 클라우드는 내년에 AI와 보안의 두번째 단계로 AI를 이용해 반자율 보안 운영이 현실화 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2025년 사이버 보안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안랩은 내년에 주목해야 할 5대 사이버 보안 위협 중 하나로 AI 기반 공격 확산을 제시했으며 SK쉴더스는 내년 5대 정보보안 위협에 ‘AI전환(AX) 시대를 파고드는 AI 보안 위협’을 지목했다.
특히 국내는 정교화한 딥페이크·딥보이스 기술과 같은 AI 기반 공격에 취약해 금융사기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 '지스타' 20돌 맞아 다양한 신작 향연 속 성공적으로 마무리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24’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특히 제1전시장 BTC 대형 부스는 신청을 시작한 지 반나절 만에 모두 마감되는 기염을 토했다.
행사에 참여한 국내외 주요 게임사는 다양한 신작을 선보여 지스타 2024 열기를 고조시켰다.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넥슨코리아는 △슈퍼 바이브 △퍼스트 버서커: 카잔(카잔) △환세취호전 온라인 △프로젝트 오버킬' 등 4개 시연 작품을 공개했다. 넷마블은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몬길: 스타 다이브 등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크래프톤은 △인조이 △딩컴 모바일 △프로젝트 아크 등을 출품했다.
나흘간 약 21만5000명이 방문하는 등 관람객으로 장사진을 이룬 지스타는 이제 단순한 게임 전시회를 뛰어 넘어 부산을 대표하는 글로벌 문화 축제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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