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국정 변동성,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키움證>
[뉴스투데이=김지유 기자] 키움증권은 최근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주요 정치적 사건들을 돌아보면 채권시장에 정치적 요인은 단기적 영향에 그쳤으며 채권 금리의 하방 압력이 유지되는 경향이 보였다는 분석에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에서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웠으나, 시장금리는 정치적 요인보다는 펀더멘털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내 정치 이슈는 채권 금리의 단기적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금리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안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기각 사례와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례를 언급하며 "양 사례 모두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미국채 10년물 금리와의 상관관계가 일시적으로 약화되었으나, 이후 다시 상관관계가 복원됐다"고 분석했다.
과거 사례를 통해 채권시장의 반응을 살펴보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기간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 수급 흐름은 일정하지 않았다. 안 연구원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외국인 국채 매수세가 일시적으로 순매도로 전환됐지만,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외국인 현물 매수세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2016년 사례에서는 외국인 채권 선물 매도가 확대되었음에도 국고채 금리는 하방 압력이 우위를 점했다. 안 연구원은 "이는 국내 자산 중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도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조치 등으로 시장 안정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 연구원은 "현재 원 ·달러 환율이 1400원 선에서 등락을 보이지만,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은 금리 인하 기대감을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정치적 사건으로 인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거나 예산안 통과가 지연될 경우, 내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가 2.25% 수준까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국고채 금리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안 연구원은 "정치적 이벤트에 따라 외국인의 일시적 매도세가 발생할 수 있지만, 국내 요인이 채권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안전자산으로서의 채권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