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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회장, '유럽 진출 교두보' 체코에서 가져올 선물 보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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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9.21 07:00 ㅣ 수정 : 2024.09.21 07:00

4대 그룹 총수, 윤석열 대통령 체코 순방길에 동행
삼성전자·SK, '반도체 클러스터' 갖춘 체코와 반도체 사업 협력 모색
SK그룹, 배터리·재생에너지·ESS·열관리 시스템으로 체코 진출 추진
현대차 '체코 국민기업'으로 통해...체코 공장, 유럽시장 공략 핵심기지
LG그룹, 체코에서 배터리·기가팩토리·전장부품 사업 확대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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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동행한다. [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총수가 윤석열 대통령 체코 순방에서 두둑한 선물 보따리 갖고 올까'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떠나 체코 수도 프라하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길에는 주요 재계 인사들이 대거 동행해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대통령 해외 방문에 합류한다. 

 

이번 체코 방문의 목적 1순위는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건설 수주다.

 

24조원의 낙수효과가 기대되는 체코 신규 원전 건설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뽑혔기 때문이다.

 

한수원이 최종 협상 대상자가 되면 두산그룹이 최대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체코 핵발전소 주기기 제작·공급업체로 참여할 예정인 만큼 이번 경제 사절단 가운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행보가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원전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4대 그룹 총수는 체코가 유럽 동서를 연결하는 주요 비즈니스 거점 지점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유럽 진출 교두보'로 통하는 체코에서 양국 간 미래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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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순방에서 기대되는 4대 그룹 협력 사업 분야 [표 = 뉴스투데이]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관련해 체코와 끈끈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는 체코가 최근 반도체 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유럽 반도체법(European Chips Act, ECHA)을 통과시켰다. 

 

EU는 ECHA를 통해 △EU의 반도체 산업 기반 개발 여건 조성 △ 반도체 생산 취약성과 대외 의존도 완화 △반도체 산업 기반 강화를 달성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EU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EU의 시장점유율을 현재 10%에서 20%로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ECHA는 체코가 EU 이사회 의장국 시절때부터 제안해온 법안이다. 체코는 2022년 ECHA에 대한 EU이사회의 일반적 합의(General Approach)에 동의하고 유럽 반도체 산업을 확대하는데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후 체코는 '국가 반도체클러스터(CNCHC, Czech National Chip Cluster)'를 설립해 눈길을 모았다.

 

체코가 이처럼 반도체에 관심을 보이는 데에는 자국 경제 핵심인 자동차 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기자동차가 현재 겪고 있는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체코는 자동차 산업에 필요한 반도체 인프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체코는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보여주듯 체코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제조를 전략적 투자 분야로 추가하고 현금 지원 대상에도 포함시켰다. 

 

체코는 또한 세계 최대 에너지·전기 모빌리티(이동수단) 분야 반도체 전문 제조 기업 중 하나인 미국 온세미(Onsemi)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냈다.  온세미는 지난 10여년간 체코 로슈노프 포트 라드호슈템(Rožnov pod Radhoshtěm)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이미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체코 방문을 계기로 체코 정부가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에 투자 및 협력을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관련 인프라를 확보해 유럽 반도체 산업의 주요 비즈니스 거점지로 등장한 체코가 매력적인 투자국이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 같은 이유로 반도체 계열사를 확보하고 있는 SK그룹도 체코와의 반도체 협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SK그룹은 또한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핵심축인 체코는 △미래차 전환 △배터리 △미래차 분야 혁신기업 육성과 투자유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체코는 최소 2개가 넘는 기가팩토리(배터리 제조공장)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주요 배터리 기업의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도 여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인 탈(脫)탄소화 요구에 따라 SK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은 물론 재생에너지 발전과 ESS(에너지저장장치), 열관리 시스템 등 세계 최고 기술력을 활용해 체코와 사업 협력 기회를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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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체코공장 전경 [사진 = 현대차그룹 유튜브 캡처]

 

LG그룹도 체코와의 배터리 사업 협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체코는 앞서 언급한 기가팩토리 사업에서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LG그룹은 배터리뿐만 아니라 전장부품(자동차 전기부품)으로 사업 영토를 넓힐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LG그룹은 이미 체코와 사업을 펼쳐왔다. 그룹 계열사 LG전자는 1992년 체코 프라하에 판매 지점을 세워 지난 30여년간 가전 제품을 중심으로 체코 소비자 가전 시장을 집중 공략해왔다. 

 

구광모 회장은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중·장기 사업전략 ‘2030 미래비전’에 따라 핵심 사업의 축이 기존 가전에서 전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체코에서도 전장부품 사업 보폭을 넓혀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주)LG와 LG전자는 2018년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했다.  ZKW는 체코 브라티모프 지역에 생산법인을, 올로모우츠 지역에 연구개발(R&D) 법인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체코 국민기업’으로 불릴 만큼 4대 그룹 가운데 체코 현지 경영에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8년 11월 체코 노소비체 지역에 30만대 생산 규모로 설립된 현대차 체코 공장은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자동차 3대 시장인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핵심 거점이다.

 

현대차는 2022년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계획'에 따라 친환경 공장으로 탈바꿈했다. 이에 따라 이 공장은 재생 에너지를 통해 생산한 전기로만 가동해 현재 '해외 최대 친환경차 생산기지’로 발돋움했다.

 

체코 공장은 2020년부터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과 '투싼 하이브리드', 2021년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외부 전기로 배터리 충전이 가능한 차) '투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3종류의 친환경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누적 판매량은 △투싼 하이브리드 22만2400대 △코나 일렉트릭 14만7270대 △투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9만7158대로 올해 말까지 친환경차 누적 판매 5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올해 1월에서 8월까지 차량 총 22만여대를 판매했는데 이 가운데 친환경차 비중이 39%를 차지했다. 이와 같은 숫자는 현대차의 글로벌 완성차 공장보다 높은 것은 물론 국내 공장보다도 약 10% 포인트 많은 셈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이번 체코 방문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보다는 현지 사업 현황을 집중 점검해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점쳐진다.

 

재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윤대통령의 체코 순방을 계기로 체코 원전 구축을 위한 양국간 동맹 구축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지만 체코는 원전 외에 다양한 산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풍부한  입지 조건과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국내 주요 기업이 체코 방문을 계기로 미래 사업을 펼치기 위한 물밑 협력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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