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관광 일자리 페스타(하)] SM C&C‧아고다‧더휴일‧뭉클 등 관광 분야 신직업‧신사업 창출 나서
박진영 기자 입력 : 2024.09.12 18:29 ㅣ 수정 : 2024.10.25 19:49
10~11일, ‘관광 일자리 페스타’에 최신 트렌드 리드 기업들 대거 참석 외국인 관광 취향 변화가 엔터 업계 '관광 인력 급구' 부추기는 요인 인구소멸지역 활성화‧ESG 경영 선도에 앞장서는 공익의 가치 발견 외국인 유학생 채용‧여성 친화 기업 선도에 심혈 기울이는 기업 탄생 빅데이터 수요 예측 알고리즘 개발이 마케터 직무 특성 변화에 영향 사상 첫 '실감 관광 콘텐츠 경진대회' 개최…융복합 인재 양성에 주목
K-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수가 증가하고 있고, 워라밸의 추구나 ESG 경영 실천을 위해 변형된 형태의 여행을 즐기는 국내 여행객이 늘었다. 또, AI‧ICT 등 첨단 기술이 관광업에 활용되면서 새로운 관광 플랫폼도 등장하고 있다. 관광업계에서 벌어지는 이런 변화들은 관광 일자리 수요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2024 관광 일자리 페스타'를 방문해 미래 관광 일자리 생태계를 조망했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관광업과 다른 산업 분야가 더해져 만들어진 '융합관광', AI(인공지능)와 ICT(정보통신기술) 등을 관광업에 활용한 'DX 시대의 직업 혁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런 변화들을 한 자리에 볼 수 있는 일자리 박람회가 서울에서 개최됐다.
한국관광공사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2024 관광 일자리 페스타'를 개최하고 '융합관광'과 '디지털 전환'으로 일컬어지는 올해의 여행 업계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일자리를 소개했다.
관광업계의 새로운 일자리가 무엇인지, 직업 트렌드는 어떠한가. <뉴스투데이>가 10일 ‘관광 일자리 페스타’ 부스를 구석구석 둘러보며 최근 변화된 트렌드 중심으로 꼭 필요한 내용을 짚어서 정리했다.
■ 호텔에 취업하고 싶은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이직 준비생까지 다양한 구직자들 모여
관광 일자리 페스타는 연령, 성별, 직업을 불문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관광업에서 꿈을 펼치려는 노력을 보였다.
박람회 첫날 1호 입장객인 A씨(매향여자정보고, 3학년)는 “미래를 위해 좋은 직업을 갖고 싶어서 박람회에 참석했다”며 “호텔에 대한 꿈과 지식을 얻어서 원하는 호텔에 취업해 F&B(식음), 프런트 등의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A씨의 진로‧취업 교사인 B씨(경기도형 도제학교 담당)는 “특성화고 단체 관람 안내 공문을 본 후, 관광 분야 취업과 진학을 원하는 학생 35명을 데려왔다”고 말하면서 “부스를 돌아다니며 MICE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취업처를 확보하고, 특성화고 고졸 채용을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광 산업에 생각지도 못한 많은 분야가 있다. 학생들이 많은 경험을 하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학생들이 일하는 강도에 비해서 낮은 임금을 받을 수도 있는데 처우가 개선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학교 졸업을 앞둔 C씨(20대)는 “관광 업계에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새로운 기회를 잡고 싶다”며 “요즘 뜨는 엔터 분야나 AI 기술을 활용한 첨단 기업 중심으로 일자리를 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0대 남성 D씨는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마케팅이나 영업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데, 예전 경험을 살려서 관광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고 언급했다.
■ SM C&C 변동현 그룹장 “외국인 관광 트렌트가 K-문화 체험으로 진화, 엔터 업계 관광 인력 구인 트렌드”
SM C&C 변동현 HR 그룹장은 “한류 열풍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SM C&C는 2012년부터 SM 글로벌 패키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해외 팬들의 방문이 많아서 인바운드 방식으로 영업중”이라고 최신 사업을 소개했다.
이어 변 그룹장은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 트렌드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 외국인 방문객들은 문화 콘텐츠 관람 위주로 K-엔터를 즐겼다”면서 “요즘은 K-문화 전반에 대한 경험 위주의 활동을 추구하는 관광객이 많다. 이에 통역, 가이드, 여행서비스 등 관광과 관련된 직무에서 사람을 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변 그룹장은 “SM C&C는 SM컬처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법인영업, 항공, 호텔, MICE, 글로벌 패키지 등 총 5가지 분야에서 직원을 모집중이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패키지 부문은 해외 팬 투어 등 K-엔터 사업을 인바운드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변 그룹장은 “관광 직무 모집은 관광 관련학과 재학생과 졸업생의 지원이 많은 편”이라면서 “여행에 관심이 많고 경험이 풍부하며 어학 능력을 갖추면 SM C&C에 입사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 아고다 여성진 리쿠르터 “IT 기술 개발과 외국인 유학생 채용, 여성 친화적인 근무 환경 등 변화 실감”
아고다(AGODA) 여성진 리쿠르터는 IT 기술 개발에 따라 증가하는 직무와 국내 고용 시장 변화에 따른 인사 정책의 최신 흐름을 설명했다.
여 리쿠르터는 “아고다는 IT 기술 발달에 영향을 받아 백엔드, 프론트엔드, 엔지니어 등 IT‧개발 직무 채용이 많아졌다”며 “테크(tech) 엔지니어를 많이 뽑고 있는데, 주니어, 시니어, 리더 레벨로 구분해서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고다에서 근무하려면 IT 분야 직원도 어학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입사 후 사내 90개국 직원과 협업해야 하므로 비즈니스 영어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첨단 기술 분야 외에 관광 일자리 변화에 대해서는 “2022년부터 외국인 유학생을 채용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프랑스, 영국 직원을 뽑아서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아고다는 정규직 채용이 대부분이라 안정적이고, 서울 지사 대표이사도 여성이다. 여성 친화기업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며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외국인 채용과 여성 친화적인 조직 문화 조성에도 앞장서는 관광 업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워케이션 전문 기업 ‘더휴일’의 운영사인 ‘스트리밍하우스’는 이날 박람회에 참석해 관광 업계의 새로운 사업 트렌드에 대한 가치를 제고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식(vacation)의 합성어로, 팬데믹(Pendemic, 감염병의 풍토병화) 초기에 지식 노동자들이 여행지의 숙박업소에서 업무를 보면서 시작됐다.
기자는 더휴일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관광 산업이 지방 소멸 시대에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ESG 경영 실천을 통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설 수 있다는 공익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스트리밍하우스 박정훈 마케팅 매니저는 “더휴일은 우리나라에 워케이션 문화를 알리는 국내 최고의 기업이다”면서 “근로자들이 인구소멸지역에서 일하며 지역 상권을 살리고, ESG 경영을 실천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휴일은 국내 30여개 지역에서 지자체와 민간기업의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 지자체에서 지역 활성화를 위해 워케이션 사업을 시작하지만, 노하우가 없다 보니 더휴일에 의뢰를 많이 하는 편”이라면서 “어촌마을 워케이션, 강원워케이션 등 다양한 지자체 협력 사업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돕고 있다”고 했다.
워케이션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IT, 마케팅 업계 등 창의력이 필요한 영역을 담당하는 근로자들이 많다. 자유로운 업무 공간에서 일하며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는 분이 대부분”이라며 “주요 고객사는 현대 계열사 기업과 이지스자산운용, 대상홀딩스 등 직원 복지와 ESG 경영에 앞장서는 기업들이 주를 이룬다. 워케이션 유무가 기업 평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박 매니저는 “국내 워케이션 기업이 3~4곳에 불과하다. 대부분 호텔에서 롱스테이(장기숙박)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최근에 공유 오피스를 가진 기업들이 워케이션에 뛰어들고 있는데, 공간만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문화와 여행을 함께 제공하는 곳은 더휴일이 유일하다. 일본 진출 등을 통해 워케이션 업계의 에어비앤비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강조했다.
■ 호놀룰루컴퍼니 김범수 대표 “빅데이터 수요 예측 알고리즘 통해 관광 마케터 직무 특성까지도 변화”
AI기반 맞춤형 여행 플랫폼 ‘뭉클트립’의 운영사인 ‘호놀룰루컴퍼니’는 ICT 기술을 활용한 관광업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뭉클트립 김범수 대표는 박람회 부스에서 기자를 만나 “뭉클은 빅데이터 수요 예측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여행 상품을 추천하는 첨단 기술을 적용했다”며 “고객의 수요를 모아서 유형화시키고 판매자에게 매칭하다 보니 공실률, 노쇼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은 가고 싶은 곳만 등록해두면 최고의 상품을 최적의 가격에 추천받을 수 있고, 최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뭉클트립의 첨단 기술은 기업의 직무 특성도 변화시키고 있었다. 김 대표는 “뭉클의 신규 예약 서비스를 홍보하는 관광 마케터들은 빅데이터를 통해 공동 수요를 모아서 시장 진출 전략을 세우고, 브랜드 마케팅에도 활용한다”며 “(관광마케터들은) DX 전환 시대에 마케터의 새로운 역할을 리딩(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스타트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개발자를 모집중이다”면서 “트래블 테크(travel-tech) 기법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인재,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혁신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가진 인재의 도전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트래블테크는 여행(travel)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단어로 기존의 OTA(online travel agency)보다 한 단계 앞선 ICT 여행 서비스를 일컫는다.
■ 여행오퍼레이터‧여행MD‧OTA마케터 등 기존 업무가 최신 관광 트렌드에 맞춰 새로 탄생
관광업에서는 기존의 업무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형태로 탈바꿈한 직무도 흔히 볼 수 있다. 관광일자리센터는 올해 박람회에서 여행오퍼레이터, 여행MD, OTA마케터 등을 주목해야 할 직무로 꼽았다. <뉴스투데이> 기자는 올해 주목할 직무를 채용하는 기업 담당자를 방문해 직무 특성을 취재했다.
여행 오퍼레이터를 채용하는 디오제이씨코리아의 최윤희 대표는 “인바운드 업체에서 여행 오퍼레이터는 컨트롤 타워의 개념이다. 기존의 관광 마케터가 여행 오퍼레이터로 발전했는데, 관광 스케줄을 취합해 해외로 보내고, 현지 여행사와 소통하며 가이드 섭외, 차량 섭외 등의 업무를 통틀어서 담당한다”며 “모든 업무를 통합해서 배우려면 10년 정도의 경력이 요구된다. 그만큼 관광업이 고도화되었다. 오래 버티며 열정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고,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외국어 실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실감 관광 콘텐츠 경진대회 첫 개최…관광업 융복합 인재 양성 노력에 눈길
올해 박람회에서 젊은 크리에이터와 관광업 종사자들의 눈길이 유난히 쏠리는 곳이 있었다. 입구에 전시된 '2024 실감관광콘텐츠 경진대회' 부스는 화려한 모니터 화면과 최신 증강 기술을 사용한 체험 공간에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번 대회 부스를 운영한 건국대 실감미디어혁신공유대학사업단 정운섭 연구원은 “관광공사가 관광 홍보 지역 선정 등 콘텐츠를 풀어나갈 방법을 안내하고, 교육부가 ‘실감미디어사업단’을 통해 최신 기술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관광 콘텐츠 경진 대회가 준비됐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이번 대회는 공대생들이 최첨단인 키넥트, VR, AR, 미디어파사트, 영상 기술 등을 관광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며 “건국대, 경희대, 계명대, 계원예대, 배재대, 전주대, 중앙대 등 총 7개 대학이 참석했다. 1차 통과된 10개 작품을 박람회에 전시하고, 현장 투표 결과 등을 일부 반영해 박람회 마지막 날 시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