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은 삼성 vs. ‘OLED’는 LG…삼성·LG전자 TV 왕좌 놓고 '용호상박'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 세계 TV시장에서 왕좌를 놓고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LG전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에서 세계를 제패하며 시장 리더의 위상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까지 지지부진했던 TV 출하량은 2024 파리올림픽 특수 영향으로 크게 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에 따라 상반기 판매 호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장기화 국면에 있는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를 딛고 수익성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금액 점유율이 28.8%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상반기 금액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31.2%)과 비교해 2.4% 포인트 줄었지만 세계 1위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수량 점유율이 18.3%로 지난해 같은 기간(19.3%)에 비해 1% 포인트 감소했지만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19년 연속 1위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AI(인공지능) TV를 비롯해 한 대 당 2500달러(약 334만원)가 넘는 초대형 TV, Neo(네오)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OLED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전략이 위력을 발휘했다"고 풀이했다.
삼성전자 시장점유율은 △75형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 29.6% △80형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 98형 판매 증가에 힘입어 33.5%를 차지했다.
특히 경쟁이 가장 치열한 1500달러(약 200만원) 이상 시장에서는 QLED TV 판매 호조로 시장점유율이 52.8%가 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도 제품 차별화 전략으로 삼성과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금액 기준 점유율이 16.6%로 지난해 같은 기간(16.2%)과 비교해 0.4% 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출하량 기준 상반기 점유율은 11.4%로 전년 동기(11.3%) 대비 0.1% 포인트 늘었다.
LG전자가 주목하는 시장은 OLED TV다.
인공지능(AI) TV ‘올레드 에보(evo)’를 중심으로 △투명 △무선 △벤더블(Bendable·구부릴 수 있는) 등 다양한 폼팩터(제품 형태)와 40~90형 등 TV업계 최다 라인업(제품군)을 앞세워 차세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게 LG전자측 설명이다.
LG전자는 상반기 OLED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약 53%를 차지했다.
1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OLED TV가 올해 상반기에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약 45%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2%)과 비교하면 불과 1년간 13% 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75형 이상 초대형 올레드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약 58%로 압도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두 업체는 지난해 TV 사업 실적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TV 비중이 높은 영상기기 부문에서 지난해 매출 30조37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매출(33조2795억원)과 비교하면 3조원 가량 줄어든 성적표다.
LG전자는 TV사업을 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부 매출액이 2022년 18조6330억원에서 지난해 16조5788억원으로 약 2조원 감소했다.
이처럼 한 동안 주춤했던 TV시장이 최근 수요 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9446만59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출하량(9270만6600대)과 비교해 약 2% 늘었다. 특히 프리미엄TV 라인업의 수요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삼성전자에서 TV 사업을 맡는 VD(비주얼디스플레이) 사업부는 올해 1분기에 TV 시장이 비수기를 맞아 전분기 대비 TV 수요가 줄었지만 △Neo QLED △OLED △75형 이상 대형 수요는 여전히 탄탄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전략 제품 판매에 주력해 글로벌 TV시장 주도권을 쥐고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수익성을 끌어올린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올해 2분기 2024 파리올림픽 특수에 힘입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TV 판매가 늘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하는 수확을 거뒀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주력 시장 가운데 하나인 유럽의 TV 수요가 되살아났고 2024년형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성과를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올해 2분기에 삼성전자처럼 파리올림픽 특수로 TV 수요가 증가하는 국면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프리미엄 라인업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다.
‘AI가전 시대’를 활짝 연 삼성전자는 ‘AI TV’를, LG전자는 10여년에 걸친 혁신 기술이 집약된 ‘OLED TV’를 앞세워 매출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시장은 QLED와 OLED TV 수요 증가와 TV 대형화 추세에 힘입어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프리미엄 및 대형 TV 중심 판매 전략으로 하반기 성수기 수요에 대비하고 AI·보안·첨단 디자인이 융합된 삼성전자 TV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OLED TV는 전체 TV시장에서 고속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OLED TV와 QNED(퀀텀 나노 발광다이오드) TV를 포함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향후 실적 개선과 OLED TV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격차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OLED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LG전자가 49.4%, 삼성전자가 27.2%를 나타냈다. 특히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OLED TV 시장에 진출한 2022년 점유율이 3.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2년여 만에 삼성전자는 OLED TV 시장에서 9배 이상 몸집을 키우며 LG전자를 빠르게 추격하는 모습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올해도 글로벌 TV 시장 1위는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 1위는 LG전자가 차지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 파리올림픽 특수와 하반기 프리미엄 TV 중심 마케팅으로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매출 실적이 늘어나는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