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8.01 05:00 ㅣ 수정 : 2024.08.01 05:00
2분기 영업익 10.4조로 7분기 만에 10조원대...매출 74조로 2분기 연속 70조원대 '기염' 삼성전자, HBM 엔비디아 공급 '초읽기'…3분기 'HBM3E' 양산 가능성 HBM3E 차세대 제품 'HBM4'에서 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경쟁 치열할 듯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2분기에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에 힘입어 휘파람을 불고 있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4000억원대로 7분기 만에 10조원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약 61.75%가 반도체 사업에서 나오는 기염을 토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74조700억원, 영업이익이 10조443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이는 직전인 올해 1분기 대비 매출은 3%, 영업이익은 58% 늘어난 성적표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1462.29% 가량 늘어나는 등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다.
결국 한동안 우려의 시선을 받아온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돌입했다는 얘기다.
이를 보여주듯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 2분기 실적은 매출 28조5600억원과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이다. 이는 올해 1분기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237% 증가한 것이다.
특히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8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또 최근 화두로 등장한 HBM(고(高)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도 희소식을 전했다.
5세대 HBM ‘HBM3E’에 대해 고객사인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제품 평가가 순항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3분기에 HBM3E를 본격 양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올해 하반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예상된다는 대목이나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생성형 AI(인공지능)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메모리 시장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고 기업용 자체 서버 시장 수요 증가까지 맞물린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생성형 AI 수요에 힘입어 2분기 HBM 매출은 1분기와 비교해 50% 이상 증가했다”며 “AI 서버용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제품은 출하량 증가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매출이 80% 가량 늘어났고 서버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는 기저효과에 힘입어 매출이 1분기 대비 40% 늘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업계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확정치 발표를 앞두고 ‘HBM3E’의 엔비아 납품 가능성에 주목했다.
경쟁업체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이미 HBM3E 공급을 시작했고 내년도 물량까지 완판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당초 예상된 시점보다 HBM3E 공급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몇 달간 외신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HBM3E의 엔디비아 테스트와 관련한 부정적인 뉴스가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고객사와의 계약 관계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올해 하반기에 HBM3E를 공급하기 위한 준비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3는 고객사 공급을 늘려 삼성전자 2분기 매출이 1분기 대비 3배 증가했다”며 “HBM3E 8단 제품은 지난 분기 초 양산 램프업(생산량 확대) 준비와 함께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하는 등 평가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이르면 3분기에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도 이미 양산 준비를 마쳤고 여러 고객사 요청 일정에 발맞춰 하반기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올해 상반기에는 HBM3 내 12단 판매 비중이 3분의 2 수준을 기록한 점을 토대로 HBM3E에서도 고성능 기술을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기반으로 HBM에서 HBM3E 매출 비중이 올해 3분기에 10% 중반,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커질 것”이라며 “여기에 캐파(생산능력) 확대가 맞물려 HBM 매출 비중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처럼 삼성전자는 HBM 매출이 매 분기 2배 이상 증가해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3.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HBM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지만 수급은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엔비디아 등 고객사는 HBM 공급업체를 다양하게 확보하려는 전략을 세운 만큼 삼성전자 HBM이 테스트를 통과하고 본격적으로 공급이 시작되면 향후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HBM3E에 이어 '차세대 주자' HBM4도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HBM3E까지 삼성전자를 앞섰지만 HBM4는 조금 다르다. 이는 HBM4가 고객 맞춤형 제품인 ‘커스텀 HBM’이기 때문에 더욱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해 이에 따른 업체간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금까지 HBM 개발에 적극 뛰어들어 HBM 시장이 커지기 시작한 시점에 제품을 가장 빠르게 양산하고 이후에도 그동안 축적한 안정적인 기술력을 토대로 시장을 이끌어 왔다.
이에 따라 HBM 1라운드는 SK하이닉스가 승기를 잡았다면 2라운드인 커스텀 HBM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
두 업체 가운데 고사양 제품을 누가 먼저 더 빨리 개발하고 고객사 수요에 발맞춰 공급하느냐에 따라 향후 판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4는 2025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고객 맞춤형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별로 최적화한 커스텀 제품도 함께 개발하고 있으며 여러 고객사와 세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HBM 경쟁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공급 역량을 토대로 차세대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