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전문기자 입력 : 2024.07.30 06:25 ㅣ 수정 : 2024.10.11 16:47
여름철 과도한 냉방은 말초성 안면마비 불러 안면마비 3~4명 중 1명 후유증 시달려 ‘주의’ 균형 잡힌 식단‧운동‧충분한 수면 통해 예방
[뉴스투데이=김연수 전문기자] 흔히 겨울철 질환으로 생각하기 쉬운 말초성 안면마비, 즉 구안와사 발생이 한여름에도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에 냉방병이 주된 이유라서, 휴가철을 맞아 장시간 교통수단을 이용하며 에어컨에 노출되는 경우를 대비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말초성 안면마비는 얼굴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입이 돌아가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는 등 안면 근육의 마비를 주된 증상으로 수반한다.
한방 전문가들에 따르면 냉방기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요즘 같은 여름에도 구안와사 환자들이 많이 병원을 찾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국민관심 질병통계 자료에 따르면 월평균 약 2만 명의 환자가 안면마비 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여름철 과도한 냉방 때문인데,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면 면역력 저하가 발생하기 쉬워 안면 신경마비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감염, 염증 발생 등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위를 식히려고 에어컨 바람을 쐬지만, 시원함을 벗어나 이상하게도 오한이 들면서 몸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또한 땀을 흘린 채로 갑자기 찬바람을 쐬거나 얼굴 주변에 장시간 직접적으로 찬 바람을 쐬는 경우에도 얼굴에 혈액순환이 저하되면서 유발될 수 있다. 에어컨 작동이 과도한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생활하는 경우에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이 떨어져 면역력이 저하되거나 근육이 수축되어 구안와사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캠핑 등 야외활동 역시 자칫 안면마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밤에 야외에서 자는 동안 체온이 떨어지면서 구안와사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 과도하게 몸을 움직였을 경우에도 체력이 급감하면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 초기 치료 중요…'구안와사'는 후유증‧재발 가능성 높은 질병 / 스테로이드 치료‧한방치료 통해 초기 신경 손상 최소화
구안와사는 한번 발생하면 3주 가량은 지속적으로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평소와 달리 귀의 뒤쪽에서 통증이 느껴지거나 얼굴 근육을 움직이거나 눈을 감는 것이 힘들게 느껴진다면 구안와사 증상을 의심하고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초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신경손상 정도가 심해져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면 비대칭을 비롯한 2차적 후유증이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이다. 초기 치료에 따라 완치율과 치료 기간이 많이 달라지므로 가급적 빨리 전문적인 집중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빠르게 염증을 잡는 스테로이드 치료와 함께 신경손상의 정도를 검사하는 방법이 우선이다. 더불어 마비의 정도에 따라 침, 봉독약침, 전기침, 뜸 등 복합적인 한방치료를 집중적으로 시행해 초기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안면마비의 회복기는 발병 후 6개월까지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안면마비는 재발이 가능한 질환이다. 10년 내 재발률이 5~10% 정도로 알려져 있어 재발 방지를 위한 면역력 관리가 중요하다.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에 따르면 안면 근전도 검사에서 70-80% 이상의 신경손상을 보이는 경우 후유증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면마비센터에 내원한 465명의 안면마비 환자들을 대상으로 신경손상의 정도를 측정한 결과, 그중 127명(27.3%)이 80% 이상의 신경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안면마비 환자 3~4명 중 1명이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충분한 과일류‧견과류‧생선류 섭취…따뜻한 생강차‧대추차‧오미자차‧둥굴레차도 예방에 도움
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 평소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금연, 절주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추천 식단으로는 항산화 작용이 풍부한 블루베리, 아사이베리, 딸기, 키위, 체리, 오렌지, 라임, 레몬 등 과일류를 비롯해 견과류, 시금치, 브로콜리, 피망 등을 꾸준히 섭취하도록 한다. 연어, 고등어, 호두 등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은 각종 바이러스 침투로 인한 염증 발생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한편 냉방병을 예방하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한방차를 꾸준히 음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표적인 한방차로 생강차와 대추차를 추천한다.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항염 효과가 있으며 소화를 돕고 면역력을 강화시켜 준다. 생강을 얇게 썰어 끓인 다음 레몬이나 라임을 추가해 하루 1잔 이상씩 마셔 보자.
또한 무더위로 인한 피로를 줄여주며 혈액순환에 효과적인 오미자차나 소화력을 돕는 둥굴레차를 따뜻하게 해서 꾸준히 마셔도 좋다.
◀ 김연수 프로필 ▶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 학사 / 前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외식산업 고위자과정 강사 / 저서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