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7.15 08:26 ㅣ 수정 : 2024.07.15 08:26
美 트럼프 전 대통령 총상, 영향 변수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시장에 '호재' 2분기 실적·금투세 재논의 가능 주목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이번주 국내 증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여부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한동안 가파르게 진행된 주식시장 쏠림 현상이 숨 고르기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기조가 물가 통제에 성공했다는 분석과 함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지만 단기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다.
특히 이번주도 코스피 2,900선 돌파를 시도하겠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사건이 변수로 작용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관세 인상·이민 제한으로 인플레이션을 더 부추길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 금리 인하 기대감↑, 美 트럼프 전 대통령 총상 영향은 변수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주는 파월 의장을 비롯한 다수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번 연설은 6월 CPI 발표 후 연준 위원들의 입장 변화를 확인할 기회다.
발언 일정은 파월 의장·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 16일,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 17일,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와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 19일 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9월 첫 금리 인하를 시작해 12월 추가 인하를 거의 확실하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92.6%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18.2%포인트 올랐다.
다만 물가지표 안정세 확인 이후에는 경기 침체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오는 16일·17일에 발표되는 미 6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을 확인하면서 경기 침체 없는 보험성 금리 인하 사이클이 달성가능한 지를 가늠하려 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미국 내 정치 및 재정정책 관련 불확실성은 확대되는 것 또한 변수다. 특히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발언을 고려 시, 연준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금리 인하를 미루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총상을 입은 사건이 국내외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인 보수층이 결집하고, 중도층 표심마저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으로 기울 수 있어서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앞서 미 의회 연설에서 파월 연준 의장은 이전보다 더 완화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다만 높은 물가를 유발할 재정정책을 준비하면서 달러 약세를 추구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가능성은 채권·외환시장에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 美 2분기 실적·금투세 재논의 가능성 주목
이번주는 금융주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미국 어닝시즌이 개막된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 기대감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들은 2분기 실적을 통해 주가 상승의 정당성을 재차 증명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실적 발표 이후 주가 재상승을 타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시장참여자들은 오는 18일 TSMC 실적 발표에 주목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가 주된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이 8분기 만에 TSMC 매출을 뛰어넘었을 가능성도 나왔다.
국내는 올해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외국인 수급이 집중됐던 만큼, 국내 증시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 가능성도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울러 내년 1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재검토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야당도 시장 혼란과 투자자 반발에 대한 부담감이 커 여야 합의로 금투세 추가 유예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전문가는 기업 실적이 끌어주고 금리 인하가 밀어주고 여기에다 금투세 도입 재논의까지 호재가 돼 준다면 이번주 코스피 2,900선 터치도 바라볼만하다고 내다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주식시장 이탈 우려가 완화될 소지가 생긴 셈이다”며 “그간 민주당은 부자감세 반대를 이유로 금투세 유예를 반대해 왔는데, 이러한 기조에도 다소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 제시...주간 주요 일정은
지난주(8~12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5.23포인트(0.18%) 하락한 2,857.00에 장을 마쳤다. 지난 11일 코스피는 장중 2,896.43포인트까지 오르며 2,900선 돌파 목전까지 갔으나 결국 넘지는 못했다.
지난주에는 삼성전자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 힘입어 반도체 업종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주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총 8718억원 순매수했고, 지난 11일엔 장중 8만8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830~2,950선을 제시했다. 이번주 관심 둬야 할 업종으로는 △반도체·장비 △IT하드웨어 등이 지목됐다.
상승 요인으로는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강화와 2분기 기업 실적 호조 기대, 금투세 도입 재검토를 꼽았고, 하락 요인으로는 빅테크 위주 시장 쏠림에 대한 피로도와 경기침체 논란 재점화 가능성 등이 거론됐다.
이번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중국 2분기 GDP(15일)·미 6월 소매판매(16일)·유로존 6월 소비자물가·미 6월 산업생산(17일)·연준 베이지북 공개·유로존 ECB 통화정책회의·미 6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18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