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3.11.27 07:20 ㅣ 수정 : 2023.11.27 07:20
올해 마지막 금통위, 한은의 선택…시장 '동결' 우세 한국 11월 수출입동향, 펀더멘털 개선 흐름 재확인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27일 이번주(27일~12월 1일)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증시 방향성에 영향을 줄 만한 굵직한 이벤트들이 몰려있는 가운데, 추가 상승 여력은 축소되고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단기 과열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져 급반등세가 주춤해지고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리 하락에 대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구두 개입 가능성, 미 주식시장에 투자심리 단기 과열 우려가 하락 요인으로 제기되고 있어서다.
다만 미국이 지난 24~25일 진행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쇼핑시즌인 점, 한국의 수출 호조가 기대되는 점은 주식시장에서 상승 동력으로 꼽힌다.
■ 올해 마지막 금통위, 한은의 선택…시장 동결 우세
이번주는 한은의 11월 금통위(30일)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딜레마에 처한 한국은행(한은)이 현재 기준금리를 7회 연속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치솟는 가계부채와 꺾이지 않는 물가는 금리 인상을 부르는 요소지만, 경기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시장 불안감은 금리 인상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다.
관전 포인트는 만장일치 여부다. 키움증권의 경우 이번주 열리는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유가 안정 등으로 금통위의 추가 금리인상 명분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이번주 우리 증시는 글로벌 증시를 억눌러왔던 금리 등 불확실성 변수가 일부 소멸되면서 추가적인 상승패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가운데 연준 위원들의 공개 발언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번주 28일에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미셸 보먼 이사, 마이클 바 부의장이 연설할 예정이다. 30일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1일은 제롬 파월 의장이 공개 발언에 나선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 발언이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위험은 낮다고 봤다. 다만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지배적인 상황에서, 향후 예정된 이벤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단기 변동성을 대비해 추격매수는 자제하되, 조정 시 매수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조언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올라왔다는 시각이 있는 가운데, 30일 예정된 금통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피벗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매파적(긴축 선호) 어조가 강조될 수 있고, 10월 금통위 때와 유사하게 주가 상승분이 일부 되돌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 한국 11월 수출입동향, 펀더멘털 개선 흐름 재확인
이번주는 한국 11월 수출을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국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흐름을 재확인하는 이벤트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증시에서는 국내 수출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기대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도 수출 호조로 인한 기업 펀더멘털 개선 기대로 외국인 수급이 늘어나는 점을 상승 재료로 꼽았다.
이달 1~20일 집계된 잠정치가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한 점, 반도체 수출증가율이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사들은 내달 1일 발표되는 ‘국내 11월 수출입동향’에서 11월 수출증가율이 지난 10월 대비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12월에는 추가 상승 여력이 축소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이를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수출 증가율은 10월 대비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도 골드만삭스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한국 수출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은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미국 쇼핑시즌 기대감, 한국 수출주에는 ‘긍정적’
미국의 연말 소비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미국 소비 회복에 따라 한국의 관련 기업도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수에 반영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재 미국은 쇼핑시즌 개막에 맞춰 올해 4분기 성장세를 유지하고자, 할인기간을 미리 시작하고 크리스마스까지 계속 유지하려는 분위기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시즌 종료로 특별한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11월 말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연말까지 이어지는 미국 쇼핑시즌이 한국 수출주에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시장은 블랙프라이데이 주간 소비가 예상보다 나은 수준을 보인다는 평가다.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이번주 추수감사절 온라인 지출이 전년 대비 5.5% 증가한 56억 달러라는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올해 온라인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프라인 매출 집계는 시간이 더 걸려 ‘사이버 먼데이’까지의 온라인 매출이 연말연시 쇼핑시즌의 성과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만약 쇼핑 시즌이 호조를 보인다면 재고 소진을 촉발하면서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치를 넘어서는 쇼핑 시즌이 전개될 경우 경제 전반의 재고 부담은 더 완화될 수 있다”며 “재고 소진이 가속화하면서 제조업 경기 반등이 생각보다 빠르게 도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 제시...주간 주요 일정은
지난주(20~24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8.33포인트(0.73%) 내린 2496.63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4거래일 연속 강보합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2,500선을 돌파했지만 지난 금요일에는 2,5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종목으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태마주로 분류된 덕성우(004835)·덕성(004830), 지난 17일 상장한 에코프로머티(450080)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450~2,570선을,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로는 1,280원~1,330원을 제시했다. 이번주 관심 둬야 할 업종으로는 △반도체 △인터넷·IT솔루션 △제약·바이오 △엔터·게임 △해외건설·기계 △화장품·의류 등이 지목됐다.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연말 쇼핑시즌, 한국 수출 호조 기대감을 꼽았고, 하락 요인으로는 금리하락에 대응한 연준 위원들의 구두개입 가능성, 미국 주식시장 투자심리 단기 과열 우려 등이 거론됐다.
이번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미 11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유로존 11월 유럽위원회 소비자신뢰지수·미 3분기 GDP(수정치,29일), 미 연준 베이지북·한국 10월 산업활동동향·한국은행 금통위·미 10월 PCE 물가(30일), 한국 11월 수출입동향(1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