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 안보분야 당선자들의 창끝 대격돌 예고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장성출신으로 공천을 받은 후보들은 국민의힘이 7명, 더불어민주당이 4명 등 모두 11명이었으나, 결국 21대(한기호, 신원식, 김병주, 민홍철, 윤재갑)와 같은 5명(한기호, 임종득, 강선영, 김병주, 민홍철)이 금배지를 달았다.
여야 통틀어 유일한 장성출신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강선영은 항공 병과 출신 여군 최초의 정조종사·항공대대장·단장 등 여러 가지 '최초'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매우 희귀하게도 특전사 제707특수임무대대 역사상 최초의 여성 팀장이자, 특전사 최초의 여군 장교 강하조장(168차)을 지내 남다른 자부심도 지니고 있다.
2017년 12월, 여군 전투병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임기제 진급이 아닌 정상으로 준장 진급하여 항공작전사령부 역사상 최초의 첫 여성 참모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여군 전투병과 출신으로는 창군 최초의 여성 소장 진급과 전투부대 사령관인 육군항공작전사령관을 역임했다.
그밖에 용인시병지역구에서 고석(전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 후보를 851표차로 꺽은 더불어민주당 부승찬(전 국방부 대변인)과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유용원(국방전문기자) 당선자 등이 국회에서 국가안보 및 국방분야를 위한 의정활동을 하게된다.
■ 전국 최소 격차(497표)로 낙선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73.325% 득표율(41,392표차)로 낙승한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제2차장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 결과 전국 최소 격차는 경남 창원진해 선거구였다. 국민의힘 이종욱 당선인과 더불어민주당 황기철(전 해군참모총장) 후보 사이에서 나왔는데 두 후보 간 득표율 차이는 0.49%포인트였고, 실제 표차는 497표였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적은 격차로 희비가 엇갈린 경기 용인병(수지구)에서 국방부 대변인을 지냈던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당선인이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을 역임한 국민의힘 고석 후보를 851표차로 꺾었는데 득표율차는 0.53%포인트다.
충남 논산·계룡·금산 지역구에서는 5만6705표(47.15%)를 얻는 데 그친 박성규(전 1군사령관) 후보는 논산시장을 3선 역임했고 6만1144표(50.84%)를 득표한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당선자에게 4,439표 차로 졌다. 남양주시갑 지역에서 출마한 전 해병대 사령관 유낙준 후보는 17,465표차로, 용인시을 지역에서는 군사안보지원사령관을 역임한 이상철 후보가 41.7% 득표율을 얻었지만 22,063표차로 낙선했다.
관심을 모았던 설악산 권역인 속초·인제·고성·양양 선거구에선 '친윤계'로 분류되며 3선에 도전하는 현역 이양수 의원과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수석대표로 9.19군사합의를 주도했고, 대통령실 국방개혁비서관과 수도방위사령관을 지낸 김도균 후보와의 '윤·문(尹文) 대리전'이 기대됐다.
하지만 국민의힘 이양수 당선인이 55.84%(5만4738표) 득표율로 44.15%(4만3276표)인 김도균 후보에게 승리했다. 이로서 많은 국방전문가들은 국회의 국방정책분야에서 큰 역할을 기대했던 황기철, 고석, 박성규, 김도균, 유낙준 후보의 낙선을 안타까워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국가안보실 제2차장을 지낸 국민의힘 임종득 당선자가 출마한 경북 영주·영양·봉화 지역에서는 임 후보가 73.325%의 득표율을 얻어 41,392표차로 낙승하며 국회로 입성했다.
그밖에 경기 남양주시을 지역에서는 연합사부사령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당선자가 21,257표차로 재선의원이 됐다.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지역에서는 전 교육사령관을 지낸 한기호 당선자가 53.93% 득표율로,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을 역임한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당선자도 6,980표차로 4선 고지에 올랐다.
■ 의석수 5석 늘어난 국민의힘보다 지역과 비례의원 모두 5석 줄어든 민주당이 목표달성 실패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은 국민의힘이 낙담하며 쇼크에 빠져 있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물려받은 국민의힘 의석수는 5석 늘어나 패배가 아니라며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이 오히려 지역과 비례의원 모두 5석이 줄어 과반수 제1당 달성은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늘어난 국민의힘 당선자 중에 국방전문가로 먼저 강원도 춘천·철원·화천·양구을의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철원출신으로 김화중학교를 나온 뒤 서울 한양공고를 다녔다. 육사 31기로 임관하여 2사단장, 육본정보작전부장, 5군단장, 육군 교육사령관을 역임하는 등 작전분야에 정통했으며 육군중장으로 전역하였다.
한 당선자는 현역 위관시절 탁월한 지휘력과 업무추진력이 돋보여 당시 사단장 박세직 장군의 조카 사위가 되었다. 전역 후 바로 철원·화천·양구 지역에 출마하여 18, 19, 21대 국회의 국방위에서 맹활약을 했으며 장성출신으로는 드물게 4선고지를 점령했다.
영주시·영양군·봉화군·울진군 지역구의 임종득 당선자는 경북 영주 출신으로 대구 청구고교를 졸업하고 육사 42기로 임관해 올드 도미니언 대학교 국제관계학 석사, 경남대학교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학구파로 전략과 정책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전략통 군인으로 2019년 소장으로 전역하였다.
2022년 8월, 국가안보실 제2차장으로 발탁되어 윤석열 대통령을 보좌했고, 퇴임한 2023년 10월부터 지역구로 내려가 착실하게 차기 총선준비를 하였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임 당선자를 포함한 국회의원 25석 모두를 보수가 싹쓸이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남양주시을’ 지역의 김병주 당선자(2선)은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강릉고교를 졸업하고, 육사 40기 포병장교로 임관해 미사일사령관, 3군단장을 거쳐 육군 대장으로 진급했다. 독실한 불자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재직후 전역했다.
2020년 1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3호로 입당해 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이낙연 신임 당대표에 의해 안보분야 대변인으로 임명되었다가 이재명의 열린캠프에 국방안보위원장으로 합류했다.
2022년 3월, 국방위에서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건을 두고 전혀 안보 공백에 대한 계획이 없었던 것에 대해서 굉장히 격앙된 모습으로 질문했다. 육사 동기인 이종섭 국방부장관에게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된 비행금지구역 재조정에 관하여 사적인 인연과 관계없이 매섭게 몰아치기도 했다.
2023년 1월,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사건 사건에서 다양한 정부와 국방부의 실책을 비판했으나 정부여당은 북한 도발의 원인을 김 의원이 주도하여 체결한 9.19 군사합의 때문이고, 북한이 합의를 깨고 도발을 해올 때마다 훈련부족을 야기한 안보불안 합의의 책임자라며 오히려 공격을 받았다.
7월 장마 직후 해병대 일병 사망 후 수사 외압, 육사 홍범도 흉상 철거 논란과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도청사건, 한미일 군사훈련을 비판 등이 현역 시절과 다른 이중잣대라고 제기되면서 육사 출신들의 질책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 중책을 맡으며 이재명 당대표의 신임을 받고 있다.
경상남도 김해시 갑 선거구의 민홍철 당선자는 김해에서 태어나 김해고등학교를 3년 장학생으로 졸업 후 이후 부산대 법학과(80학번)에 입학했는데 군사정권이 출범에 따라 휴교령이 내려지자 고시공부를 시작해 1984년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각급 부대에서 검찰관, 송무장교, 군판사, 법무참모와 육본에서 법제·법무과장, 고등검찰부장 등을 거쳐 준장 진급 후 육본 법무감,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을 지냈다. 2008년 2월 전역 후 변호사로 일하며 정치에 입문해 2009년부터 3년간 한나라당 당적을 가졌었다.
그러나 참여정부 시절 군 사법제도 개혁 과정에서 인연을 맺었던 문재인이 혁신과 통합 추진위원으로 동참할 것을 권유하자 탈당하고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경상남도 김해시 갑 선거구에 출마해 현역 새누리당 국회의원 김정권 후보를 꺾어 당시 경남의 유일한 민주통합당 당선자가 됐다.
이후 20대 총선에도 같은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당일에 열린 김해시장 재선거 및 시의원 보궐선거 또한 전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김해시가 사실상 민주당의 텃밭이 되었고 21대에 이어 이번에도 연속 당선됐다.
■ 22대 국회에서 여야의 진영 논리를 대변하며 날카롭고 살벌한 창끝 대격돌 예고
이번 22대 총선에서 장성출신 의원은 5명이지만, 위관·영관급 장교 출신으로는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군 법무관을 지낸 정점식(국민의힘. 3선. 경남 통영·고성. 예비역 중위), 학사장교 출신인 박주민(더불어민주당. 3선. 서울 은평갑. 예비역 중위), 학군장교(ROTC) 출신 김용태(국민의힘, 초선. 경기 포천·가평. 예비역 중위) 의원 등이 있다.
또 국민의힘 고석 후보와 접전 속에 계속해서 뒤지다가 막판 관외사전투표함 개표에 따른 역전으로 851표 차 신승을 이뤄낸 부승찬 당선자는 1993년 공사43기로 임관해 18년 동안 정보장교로 복무하다가 공군작전사령부에서 소령으로 전역했다.
전역 후 정치권에 투신하여 19대 국회 당시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 보좌관, 20대 국회 때는 참여계 출신 정의당 김종대 의원 보좌관, 이후 2018년 11월부터 2019년 8월까지 문재인 정부의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직을 역임했다.
그러다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제주시을 선거구 예비후보로 등록해서 같은 당 오영훈 후보와 경선을 펼쳤으나 패했다. 이후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으로 일하다가 2020년 12월에 국방부 대변인직을 맡았다. 당시 북한의 미사일 도발마다 '미상 발사체'로 발표하여 논란이 있었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역술인 개입 의혹을 다룬 저서 '권력과 안보'를 출간했다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어 자택과 차량 등을 압수 수색당했고 도서출판 및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제기 등 논란이 커졌었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유용원(60)당선자는 서울대 경제학과에 들어가서도 용산기지 인근 등 외국 중고책방을 뒤지며 군사잡지를 사모으면서 이른바 '밀덕'(밀리터리 덕후, 전쟁·군사무기 마니아)의 길을 걸었다. 1993년부터 7명의 대통령, 그리고 20명의 국방부 장관들을 겪으며 전례없이 31년간 국방부 출입기자로 활동한 국방전문기자이다.
2001년에는 국내 최대 군사 커뮤니티인 '유용원의 군사세계'를 설립했고 2006년부터는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을 창립해 단체를 20년 가까이 이끌어오고 있다.
앞으로 4년간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가자 전쟁, 2027년 내 중국의 대만침공 시나리오 등 수많은 '안보 도전' 요소들과 마주할 것이라고 예측한 유 당선자는 "군 내부에선 인구절벽에 따른 병력감소 문제를 해결하고 외부로는 안보 도전 요소를 극복하고, 현재 핵무장이 6개월이면 가능하다는 낙관론도 있지만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여야, 보수·진보를 떠나 핵무장 잠재력 확보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첫째도 둘째도 '대한민국 정체성 수호와 국방안보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전문성을 살려 미력이나마 국방안보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윤석열 대통령이 탑다운(하향)식 남북정상회담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트럼프 재집권 땐 탑다운 회담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지적에 대해선 "한미 공조가 가장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정부가 경각심을 갖고 대처해 나갈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이번 국회에서는 현 정부와 각을 세워 대립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30여 년의 국방부 출입기자 경력을 바탕으로 여당 소속이지만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국회 안보 논쟁에 폭과 깊이를 더해줄 유용원 등 국방전문가 그리고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 연루 의혹을 받는 임종득 전 안보실2차장과 '최초'라는 이력을 다양하게 가진 강선영 전 육군항공작전사령관 등 장성출신 당선자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렇게 여의도 정치에 첫 진출하는 초선 의원들과 함께 다선의 장군출신 의원들은 군사적 전문성뿐만 아니라 여야의 진영 논리를 대변하기 때문에 22대 국회에서 날카롭고 살벌한 창끝 대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김희철 프로필▶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년), 제복은 영원한 애국이다(오색필통,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