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LG에너지솔루션·LS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두산에너빌리티, 216조 스마트그리드 시장에 도전장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오는 2030년 216조원으로 커지는 첨단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시장을 잡아라'
첨단 스마트그리드, 전력·에너지 신(新)기술, 관련 첨단 제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코리아 스마트그리드 엑스포(KSGE) 2024'가 3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스마트그리드는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TV, 냉장고 등 전자제품 뿐만 아니라 공장에서 돌아가는 산업용 장비까지 전기가 흐르는 모든 것을 묶어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신개념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LS일렉트릭, 삼성SDI,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 국내 주요 IT(정보기술) 업체들은 KSGE 2024에서 최첨단 기술력으로 자웅을 겨룬다.
이달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와 코엑스가 주관한다.
이번 행사에 등장하는 제품은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관련 전력 공급 사업, 가성비 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사업, 해상풍력 전력망 사업 등이다. 이 기술은 모두 스마트그리드 영역에 속한다.
전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 전망도 밝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그리드 시장 규모는 2021년 360억달러(약 48조6000억원)에서 연평균 18.2% 성장해 2030년 1600억달러(약 216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래 먹거리'인 스마트그리드 시장을 놓고 국내 주요 업체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ESS 시장 공략 가속화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은 배터리 생산 물량을 대부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해 실적을 확보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매출은 지난해 배터리 매출 33조7460억원 가운데 8.5%인 2조8780억원을 차지했다.
삼성SDI의 ESS 매출은 2023년 배터리 매출 20조4060억원의 12.6%인 2586억원이다.
특히 배터리 사업은 전방산업인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지 않으면 실적이 크게 향상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 기업은 추가 성장을 이어나가기 위해 ES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첨단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이번 전시회에서 '전력용 SBB(삼성 배터리 박스)'를 주력 제품으로 선보였다.
SBB는 컨테이너 박스 형태의 제품으로 내부에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했다. 이에 따라 이 제품은 전력망에 연결하면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셀은 배터리 개수의 기본 단위이며 일정 개수의 셀을 묶어 모듈을 제작하고 모듈을 결합해 랙을 만든다.
삼성SDI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SBB에는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등 삼성SDI 최신 소재 기술을 적용해 3.84MWh 용량의 전력을 저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2차전지는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4가지 소재로 이뤄진다. 리튬이온을 만드는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며 전지 생산원가의 40% 인 핵심 소재다.
삼성SDI는 또 최근 데이터센터 증가로 IT업체들로부터 각광받는 UPS용 배터리 관련 솔루션도 선보였다.
UPS용 배터리는 무정전전원장치로 긴급상황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최근 거의 모든 업종이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커지면서 UPS용 배터리에 대한 문의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가성비 배터리'로 불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공장을 미국에 건설해 미국 등 북미 ESS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야심찬 로드맵을 내놨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미국 ESS 시장 규모는 2025년 82억6100만달러(약 11조15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배터리 기업 가운데 국내외 배터리 공장 확장을 가장 신속하게 하는 업체로 인정받고 있다"며 "기존 캐시카우(Cash cow·주요수익원)인 배터리외에 성장 전망이 밝은 ES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관련 설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보여주듯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州)에 총 3조원을 투자해 ESS용 LFP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 LS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 전력설비 일체형 제품 등 제품 차별화에 가속페달
HD현대일렉트릭은 HD그룹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해상풍력 전력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3일 오후 1시에 열린 세미나에서 “현재 해상풍력발전 변전설비(OSS)에 특화된 역량을 갖추고 있어 이와 관련된 다양한 국책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이를 통해 최근 각광받는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여러개 세울 수 있는 역량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김영기 부사장은 또 “해상풍력 전력 인프라에 HD현대 그룹의 조선·하부구조물 제조 역량이 더해지면 보다 통합적인 전력 설비를 갖출 수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초격차 기술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 HD현대일렉트릭은 안전한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GIS(전력계통 보호 시스템) 역량과 탈탄소 사업을 위한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시스템) 기술력도 과시했다.
LS일렉트릭은 전력 설비 일체형 통합솔루션 ‘그리드솔파워원(GridSol PowerONE)’을 전시해 새로운 전력 공급 시스템을 공개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이 제품은 UPS, 배터리, 변압기 등이 일체화해 제작됐다"며 "이를 통해 설치면적 최소화와 시공기간 감축, 비용 감소 등 이점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 전력 구축 프로젝트가 추진할 때 최우선시되는 요소가 구축 기간과 비용"이라며 "LS일렉트릭은 이 같은 요소에 최적화된 제품이며 설비 구축 후 통합 관리 소프트웨어도 제공해 중장기 설비 유지보수에도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핵증기 공급계통(NSSS) 모형을 선보여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준비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SMR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 진출한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어 SMR 기자재 우선 공급권을 확보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원(NNL)은 전 세계 SMR 시장 규모가 오는 2035년에 무려 66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원전 국가들이 세계 SMR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