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폐식용유 사업과 친환경 시스템으로 환경 역량 첨단화
그동안 정유(석유 정제) 사업에 주력해온 에쓰오일(S-OIL)이 석유화학 사업 포트폴리오 비중 확대에 나서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에쓰오일이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샤힌 프로젝트'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과 세계 최대 석유생산업체 사우디아람코(아람코)가 손잡고 추진 중인 9조3000억원 규모 대형 생산 설비 건설 프로젝트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2022년 방한을 계기로 확정된 이 프로젝트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 복합 석유화학 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에쓰오일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석유화학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성장성을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사업 청사진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에쓰오일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도 강화해 2023년 한국ESG기준원(KCGS)의 ESG 평가 모든 부문에서 A 등급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뉴스투데이>는 에쓰오일이 추진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경영전략을 점검하는 시리즈를 두 차례 나눠 연재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에쓰오일이 친환경 사업 추진과 친환경 시스템 강화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에 걸맞은은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에쓰오일은 △수소 사업과 폐(廢)식용유 재사용 사업으로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육성하면서 △전사적 탄소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대내외적으로 혁신을 꾀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친환경 역량이 강화하면서 에쓰오일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평가에 속해 있는 환경등급을 2022년 'B'에서 2023년 'A'로 승격됐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KCGS가 매해 실시하는 ESG 평가에서 2023년 △환경 부문 A △사회 부문 A+ △지배구조 부문 A+ 등을 기록해 종합등급 A+를 얻었다.
이는 지난 2022년 등급인 △환경 B △종합등급 A에서 진화된 모습이다. 사회 부문과 지배구조 부문은 2022년과 같은 등급을 유지해 최고 수준을 보여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높은 투명성과 전문성을 토대로 2003년부터 기업지배구조 평가를 실시해왔으며 2011년부터 사회책임과 환경경영이 포함된 ESG 평가를 통해 해마다 국내 상장사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굴뚝 사업'인 정유·화학업을 주력으로 하는 에쓰오일이 1년 만에 환경 등급을 향상시킨 것은 회사가 그만큼 전사적으로 환경 역량 강화에 힘을 쓰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 사업을 추진해 급변하는 세계 트렌드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보여주듯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CEO(최고경영자)는 ESG보고서를 통해 “ESG 경영을 고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보다 전사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략과제를 도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수소·폐식용유 사업으로 친환경 포트폴리오 키워
에쓰오일은 수소 사업과 폐식용유 활용 사업을 동시에 추진해 친환경 포트폴리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회계 업체 딜로이트(Deloitte)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 에너지 시장은 2050년 약 1조달러(약 13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글로벌 리서치 기업 비즈니스인사이트(Business Insights)는 전 세계 폐식용유 시장이 2028년 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 친환경 시장은 중장기에 걸쳐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에쓰오일은 관련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은 최대 주주인 사우디 에너지기업 아람코와 △원유를 직접 화학물질로 바꾸는 'TC2C 기술' △저탄소 미래 에너지 생산 관련 R&D(연구개발) 등 대체 에너지 협력 강화를 위한 4건의 업무협약(MOU)를 2022년 체결했다.
이 같은 MOU를 기반으로 에쓰오일은 아람코로부터 청정 에너지 '블루 수소'와 '블루 암모니아'를 수입해 저장·공급하고 향후 관련 인프라 구축을 추진해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방침이다.
블루 수소는 여러 화석연료를 정제·개질(성질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체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제거한 수소다.
블루 암모니아는 암모니아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제거한 제품이다.
이와 함께 에쓰오일은 폐식용유 등 폐기되는 바이오 원료를 정제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폐식용유나 동식물성 유지 등 폐기물 기반 바이오 원료를 기존 석유정제 공정에서 처리하는 실증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정부에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에쓰오일은 같은 해 12월 정부로부터 샌드박스 승인을 획득해 오는 2025년까지 폐식용유 등 폐기물 기반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해 유예시키는 제도다. 이는 신기술‧서비스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저해하지 않으면 기존 법령이나 규제를 없애 실증(실증특례) 또는 시장 출시(임시허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와 함께 에쓰오일은 올해 1월 국내 정유업계 최초로 폐식용유 등 바이오원료를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하는 등 혁신적 성과를 일궈내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폐식용유 등 바이오 기반 원료를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활용하면서 친환경 제품 생산량을 꾸준히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에쓰오일은 지난 2022년 폐식용유 수거업체 '올수(allsu)'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원료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 탄소경영 시스템 고도화·온실가스 감축·직간접 탄소배출 최소화 추진
이와 함께 에쓰오일은 탄소경영 시스템 고도화 등 친환경 플랫폼 구축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회사는 기후변화를 당면한 주요 과제로 인식하고 투자와 생산시설 운영에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을 파악해 중장기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전사적인 탄소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탄소감축 의무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고 지속적인 공정·환경시설 개선 등을 통해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전세계적인 온실가스 저감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에쓰오일은 △탄소경영 시스템 고도화 △온실가스 감축 △직간접 탄소배출 최소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체계적으로 환경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탄소경영 시스템 고도화에 대한 활동으로 에쓰오일은 회사 경영 및 사업에 의해 배출되는 모든 온실가스를 파악해 기록·산정·보고할 수 있도록 IT(정보기술) 기반의 탄소 인벤토리(재고)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부의 규제 제정 및 개정 사항을 수시로 시스템에 반영하고 내부 검증과 독립적인 외부 평가를 거쳐 데이터 정확도와 신뢰도를 유지한다.
또한 에쓰오일은 주기적으로 측정장비와 분석장비를 유지·보수해 온실가스 배출 모니터링 기능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탄소경영에 관한 사내절차를 재정비하고 전사 온실가스 배출 비용을 고려해 대규모 신규 투자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 공정 개선, 에너지 절감 등 모든 사업영역을 관리하고 이를 토대로 친환경 사업에 대한 투자의사 결정을 이뤄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에너지모니터링 시스템(ECOS)을 바탕으로 에너지 진단활동을 수행해 개선 아이템을 발굴하고 이를 공정에 적용해 에너지·온실가스 감축에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2년 약 8만t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등 성과를 달성했다.
이와 함께 직간접 탄소 배출량 최소화를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에쓰오일은 각종 정유·화학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간접 탄소 배출량 최소화를 목표로 '에너지 고효율 공장'을 일궈내 △고효율 열교환기 도입 △폐열 회수 △공정 효율성 향상 △저탄소 외부 스팀 도입 등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력 사용에 따른 간접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 부지 내 건물의 유휴 옥상 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 시설 도입과 청정가스연료를 이용한 가스 터빈 열병합 발전도 추진 중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탄소 배출 저감 활동이 면밀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해마다 글로벌 탄소 배출 정책 변화를 반영하고 ESG 활동을 업데이트해 차례대로 이행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끝>